내 방 창가에 있는 5살배기 선인장. 이 녀석은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번 이사를 해왔다. 사막에 있는 제 또래들이 자리잡아 씨를 퍼뜨리는 동안, 화분이라는 굴레 안에서 연명해온 게다.
청부 살인업자 레옹은 내 선인장을 닮았다. 머물러 있는 공간이 닮았고, 세상을 향해 돋힌 가시가 닮았다. 이런 레옹에게 어느 날, 보금자리를 잃은 마틸다가 찾아오고, 그는 고민 끝에 그녀를 자신의 화분으로 받아들인다. 도심 속의 두 화초는 서로 의지하며 드넓은 대지에 뿌리내릴 준비를 한다.
M : 사는 건 원래 힘든가요? 제가 어려서 그런 걸까요?
L : 삶은 언제나 힘들단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창대한 삶을 꿈꾸던 그들, 킬러와 소녀 사이엔 논리나 수식 따위론 설명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정이 싹튼다. 그 때, 스탠트가 나타나 둘을 위협하고, 결국 궁지에 몰린 레옹과 마틸다. 레옹은 마틸다를 살리기 위해 제 목숨을 포기한다.
L :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잠도 자고, 뿌리도 내릴거야. 절대 네가 다시 혼자가 되는 일은 없을거야.
M : 싫어요, 제가 걱정할까봐 거짓말하는 거에요. 아저씨 죽는 거 싫어요.
레옹이 자폭을 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된 마틸다. 그녀는 평소 레옹이 아끼던 화초를 공원에 심으며 말한다.
M : 여기서라면 우린 괜찮을 거에요, 레옹.
도시로부터 버림받은 두 화초의 여정은 희생과 사랑 아래 마감된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닌 시작으로서 역경 끝에 자리잡은 이의 희망을 암시한다. 영화 마지막에 흐르는 스팅의 'shape of my heart'는 다시 한 번 말한다.
"And find out to their c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