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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열정

김현숙 |2007.11.15 00:23
조회 39 |추천 0

얼마 전 작고한 수전 손택이 쓴 7인의 인물 평전 에세이..

 

이 책엔 세가지 매력이 있다.

 

1. 참신성 : 인물이 적당히 낯설다.

폴 굿맨, 레니 리펜슈탈, 발터 벤야민, 한스 위르겐 지버베르크, 롤랑 바르트, 엘리아스 카네티, 안토닌 아르토.. 물론 누군가에겐 무지 대중적인 인물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사르트르나 브레숑이나 보들레르나 채플린이나 촘스키나 베이컨이나 콕도에 비해서 덜 익숙하단 말이지. 그래서 언젠가 들어봤던, 이름만 알고있는 조금은 생경한 유명인을 알게되는 매력이 있다.

 

2. 변화성 : 칼럼마다 분위기가 너무나 다르다.

한 권의 에세이를 읽으면 작가의 글투에 금새 적응이 되어 다음 번 다른 지면에서 그의 글을 읽어도 아하 그 사람이구나, 하는 고유의 문체가 있기 마련인데,, (진중권이나 전여옥의 글을 떠올려봐라.) 이 여잔 매번 완전히 새롭다. 어떨 땐 정말 애정을 담뿍 담아 호의적으로 어떤 땐 정말 칼날을 곧추 세워 선득하게 어떨 땐 매우 고증적인 접근으로 딱딱하게.. 매번 다르다.

 

3. 완결성 : 각 편의 독특한 시각은 제목부터 주제까지 맥락을 관통하여 선명하게 관철된다. 

예를 들어 리펜슈탈을 다룬 글, '매혹적인 파시즘'하면 리펜슈탈의 사진, 경력, 인터뷰, 표정, 취향, 인맥 등 모든 자료에 대한 접근과 해석은 오직 파시즘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정말 이의없이 명쾌하게 설득당한단거지. 또 벤야민을 다룬 '토성의 영향아래' 하면 온통 그의 우울이란 성격적 특성에 관심이 집중이 된다. 우울에 대한 방대한 일반이론들, 개인적이고 세세한 습관들, 비슷한 성향을 가진 다른 작가들 등등, 읽고나면 우울해진다.

 

절대 뻔하지 않고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되는 재미가 쏠쏠하고 (밀교에서 그노시스즘, 잔혹극과 반연극과 부조리극의 차이 등 소소한 것 부터 큰 줄기까지) 그리고 시종일관 조금 슬프다. 

 

왤까?

작가가 인물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어서 일까? 왜 한 인간을 잘 알게 되면 알 수록 점점 더 애정을 갖게 되는거 있잖아. 그래서 인지 모든 글 들이 연서 같은 느낌을 준다. 이미 가버린 (대개 고인들이다) 매력적인 이들에 대한 그를 잘 아는 측근이 적은 세련된 양식의 애도라고 할까? 

 

그래서 잠들기 전에 한 편씩 읽으면 조금 슬픈 기분으로 잠들 수 있는 책.. 베갯머리에 두기 딱 좋은 책.. 일곱 밤은 정말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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