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무서운 얘기는 아닐지도 몰라여~
하지만 저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3년 전, 지방에서 대학을 나오고 서울에서 취직하게 된 저..
처음으로 낯선 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죠.
회사에 기숙사 제도가 있는데여~ 저는 본사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서 기숙사 대신
회사에서 원룸을 하나 얻어주었어요.
과장님이 두 군데 정도 원룸을 부동산을 통해 알아봐 주신 다음에 맘에 드는 곳을 고르라고 하시더군요. 두군데 다 솔직히 그다지 맘에 드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한군데는 남향이지만 꼭대기층이어서 걸어올라가기가 불편할 거 같았고 한군데는 이층이었는데 남향이 아니어서 약간 어두침침했죠.
그래도 그냥 두번째 곳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취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집에서 멀리 떨어져서인지 밤마다 잔 것 같지도 않고 너무 피곤한 거에요.
항상 공중을 붕붕 떠다니는 느낌이 들고 회사 끝나고 영어학원에 갔다가 바로 집에 와서 밥먹고 자는데도 매일 피곤하고 몸이 망가지는 기분이 들었죠.
특히 밤에 잠이 잘 안오고 불을 꺼놓고 있으면 너무 오싹한 기분이 들어서 매일 티브이를 켜놓고 잤어요. 그러다가 고양이도 한 마리 키우게 되었는데 고양이가 매일 밤마다 너무 심하게 울어대는 거에요.
우울증 걸린 놈 마냥 그러다가 결국 가출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회식을 하고 새벽 늦게 집에 돌아오는데 집 앞에 어떤 여자가 서서 저를 바라보는 거에여. 좀 슬퍼보이기도 하고.. 무서운 건 2시쯤이었는데 왜 나와있을까 싶은 거에여. 그래서 저희 건물 앞까지 바래다 준 한 과장님에게 다시 달려가서 문 앞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어요. 다시 돌아오니 그 여자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집에 들어왔죠.
저는 서울에 친구도 없고 워낙 바른생활(;;)을 해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회식 때를 제외하고는요...
그렇게 5개월 정도 흘렀을 무렵, 회사일 때문에 처음으로 일주일간 해외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집도 처음으로 비우게 되었죠. 그렇게 일주일간 비우고 다시 돌아온 저녁이었어요. 변함없이 학원 갔다가 집에 와서 저녁을 대충 챙겨먹고 드라마 [인어아가씨]를 보고 있었어요. 시작한지 얼마 안됐으니까 8시30분 정도 무렵이었습니다...
누군가 제 집 문을 두드리더군요.
"xxx씨 집 아니세요?"
"네 맞는데여 누구세요?"
"윗층 사람인데 안계시는 동안에 소포왔어요"
제 이름도 알고 하니까 아무 생각 안하고 문을 따는 순간 글쎄 복면을 한 남자가 칼을 들고 쑥 들어와서 제 입을 막는 겁니다. 저는 순간 이제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거짓말처럼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순간이 스쳐지나가더군요. 너무 놀랐지만. 잠깐이지만 침착하게 생각했습니다. 밖으로 튀어나가야겠다고요.... 온 힘을 다해 튀어나갔고 그 남자는 저를 집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남자는 저를 끌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제가 덩치가좋고 위기순간인지라 온 힘을 다해 버텼더니 쉽게 못끌고 들어가더군요. 남자가 칼로 찌르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아랫층에서 누군가가 "누구얏!" 하면서 뛰어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범인은 진짜 빠르게 튀어내려가서 담을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그 순간 다리가 확 풀리면서 주저앉아버렸어요....
올라오신 아저씨 분이 경찰에 신고를 해서 경찰이 오고 부모님도 올라오셨습니다.
저희 엄마는 아랫층 아저씨께 고맙다고 인사를 하러 가셨는데....글쎄, 그 분이 원래 그곳에 사는 분이 아니라 아들이 근처 대학을 다녀서 거기서 자취를 해서 목포에서 오셨다고 합니다. 원래는 일요일까지만 있다가 가려고 했는데 꿈자리가 하두 뒤숭숭해서 하루 더 머물렀다는 것입니다. 잠을 자는데 자꾸 어떤 여자가 자지 말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이상하다 싶어서 아들 걱정이 되어서 직장에 연락을 하고 하루 더 계셨다는 것이죠... 저희 엄마는 그분에게 소고기 한 근을 사주셨습니다.
경찰도 이상한 소리를 하더군요. 이집이 골치아픈 집이니까 빨리 이사를 가라고요.
그 후에 저는 친척집에 머물면서 다른 집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저를 계속 미행을 하는게 아닙니까. 지하철을 타면 담당형사가 꼭 제 근처에 앉아서 쳐다보고 있고, 제가 근무 중에 은행같은 곳을 가면 꼭 전화 달라고 해서 멀리서 동행하고요.. 요즈 경찰 참 좋구나 생각했고 마니 안심했습니다. 쇼크가 커서 그 후로 정신과 치료도 받고 한약도 지어먹었죠...
그리고나서 다른 곳으로 멀리 이사를 갔습니다. 담당 경찰아저씨와 상의해서 작은 아파트로 가게 되었어요.. 이사를 하고 나자 비로소 그 아저씨가 제게 무서운 말을 해주셨습니다...
"사실은 그 집이 일년전에 살인사건이 난 집이에요. 그 집에서 살인을 비롯해서 강간 사건도 한 건 있었어요. 주로 늦게 귀가할 때 따라 들어가서 강간했어요. 너무 치밀하게 몇개월 동안 관찰해서 생활 패턴도 익히고 이름도 다 아는 놈이에요. 지금까지 그 일대 에서 사건이 많았는데 당하지 않은 건 xx씨가 처음이라서 우리도 xx씨 통해서 범인 잡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포기한거 같네요."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제가 처음 이사한 날, 저희 엄마 꿈 속에 어떤 여자가 나타나서 한참을 울어서 엄마가 아무래도 이사 잘못한 거 같다고 하신 일, 늦게 귀가하던 날 건물 앞에 서서 하염없이 저를 바라보던 한 여자, 밤마다 잠이 안와서 티비를 켜놓고 잔 일,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는 거 같던 기분, 집을 나간 고양이의 이상한 행동들, 나를 구해준 아랫층 아저씨가 꿈자리 때문에 하루 더 머물렀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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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추석 설날 때마다 경찰 아저씨와 통화를 하고 안부를 주고 받습니다.
재작년에는 그 동네에서 또 여자하나가 죽었다고 뉴스에 나오더군요. 아저씨하테 전화하니까 제가 살던 옆 건물이라고 합니다. 그 놈 꼭 잡아야 되는데.. 라고 하시더군요....
암튼 저는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도와주었던 먼저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