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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배려

이명숙 |2006.08.01 14:47
조회 30,840 |추천 0

4월 잠깐 내린 봄비에도 부엌천장에 물이 고여 똑똑 떨어졌다.

서둘러 그릇을 놓으시는 친정 엄마의 얼굴..

시골에서 그럭저럭 부와 명예를 가지셨던 부모님은 자식들의 사업실패와

빚보증으로 많은 전답 과 집을 잃으셨고 그 집 망했다더라 소문이 나니

사람 인심도 잃고 그해 건강도 잃으셔 대장암 수술까지 받으신 우리 아버지..

집에 돌아와 남편과 맥주한잔 하다보니 친정일이 속상해서 . 서글퍼 하는데.

남편은 맥주한잔 크게 들이키더만 "장인어른 돌아가시기전에 집 지어드리자"

돌아가신 다음에 그때 지어드릴껄 후회하지말고"

순간 괜히 넋두리 했다가 남편 의협심을 건드렸구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남편은 혹시 내일 아침 술깨면 마음 변할지 모른다며 친정에 전화를 했다.

"우린 그돈 없어도 사는데 지장없어. 두분은 그 돈 있으면 장마도 벌레도 걱정

않해도 되잖아" 맞는 말이지만  조립식으로 20평정도를 지을려면 꽤 돈이 들텐데..

우리가 갑부도 아니고.. 남편은 말엔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 다음 아침날로

건축업자 만나고 견적서 받더니 장마 오기전  완공해 전원주택 같이 그림같은 집에서

두분 편안히 모셨다. 불과 30일 만에..

며칠전엔 친정 아버지께 소변이 안나와 이뇨제를 드셨는데 부작용이 왔던지 혼절을

반복하신 적 이 있었다. 밤 12시가 넘어 옷을 주섬주섬 입더니 "아무래도 예감이 이상해.

지금 안가면 평생 후회할것 같아" 하면서 대리운전을 불러 처가에 갔고 화장실 가려다

쓰러져계시는 아버지를 구한적도 있다.

남편은 기아자동차 영업사원이다. 많치 않은 월급에 세아이 키우는 우리 살림을  아시는

엄마는 " 사위한테 고맙고 미안하다 . 미안하다"

시집간 딸 친정에 돈쏟고 맘고생할까봐 "미안하다 미안하다"하신다.

친정동네에선 남편이 날  퍽이나 사랑하고 이뻐해서 처가집 지어드렸다고 소문이 났다.

소문들은 남편 피식 웃는다.

남편은 말했다. 아들들이 형편이 안되면 사위가 하면 되는거고. 효는 살아계실 때 행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장인어른 돌아기시면 마누라 성격에 정신적 공황이 올텐데. 그 데미지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두분 편히 사실 집이었다고 한다.

이유야 뭐든 남편은 나에게 믿음과 사랑을 보여주었고 난 감사히 그마음을 받았다.

20살에 만나 40살이 되었으니 애절하고 불타는 마음 없어진지 오래지만 사는데 이리 힘이

되어주고 울타리가 되어준 남편의 배려는 또다른 사랑으로 자리한다.

표현하는데 서툴고 인색해서 제대로 고맙단 말 못했다.

"민기 아빠 ! 고마워 . 감사해. 잘할께 부모님께도 . 아이들 건강하게 잘 키울께."

오늘도 장마비가 내린다 . 장마 끝나면 해뜰테고  친정집도 언젠가는 해가 뜨겠지.

창밖을 보시며 담배 태우고 계실 아버지와 깻잎 따와 다듬으시며 점심준비 하실 엄마가

눈에 보인다.....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 전 어떡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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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lavender|2006.08.01 22:54
우와.. 너무 멋져요.. !! 너무 자랑스런 남편분을 두셨군요.. 정말 존경할 수 있는 남편이에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베플진짜로!!|2006.08.03 11:08
차를 바꿀일이 있거나..주위에 누군가 차를 구입한다고 할때.. 기아자동차 민기아빠께 구입하겠습니다!!!!!
베플지호|2006.08.02 09:35
남편분이 그리 품성이 곱고 어질어서 분명히 님의 자녀분들도 그걸 본받아 훌륭히 자라리라 믿습니다...어떠한 남자를 만나야 되는지 지침이 됩니다..가족모두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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