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초고층 아파트인가?? 조망권·편의성에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
세계적으로 초고층 건물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랜드마크’를 선점하기 위한 건설업계의 마천루 경쟁이 초고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다.
현재 서울의 3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밀집 지역은 ▲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2·3차(54~69층), 대림 아크로빌(46층), 아카데미 스위트(52층) ▲ 광진구 자양동 포스코 더# 스타시티(35~58층) ▲ 양천구 목동 현대 하이페리온 1·2차(69층), 삼성 트라팰리스(41~49층) ▲ 용산구 문배동 아크로타워(32층), 용산 CJ 나인파크(28~32층), 대우 이안 프리미어(29~34층), 파크타워(40층) ▲ 한강로 대우 월드마크(37층), 트럼프 월드 3차(31층), 벽산 메가트리움(33층), 시티파크(43층), 용산 파크 자이(34층) ▲ 여의도 대우 트럼프월드 1·2(34~41층), 롯데캐슬 엠파이어(39층), 롯데캐슬 아이비(35층) 등 한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100층 이상 건축 계획 7곳이나
30층이 넘는 아파트는 2007년 9월 현재 전국에 10만 가구에 이르고, 11만5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세워질 초고층 아파트도 줄을 이었다.
이미 공사 중이거나 시행 예정 또는 추진 중인 곳을 보면
▲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에 최고 620m, 150층 안팎의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세우고 ▲ 성동구 성수동 일대 서울숲 근처엔 두산 위브의 49층짜리 고층 아파트 4개 동을, 역세권 상업용지엔 45∼63층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옛 삼표레미콘 용지에는 110층 높이 현대차그룹의 랜드마크 타워 건립을 추진 중이다. 또 재건축 부지에도 초고층 바람이 불어 ▲ 서울 시내에서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에 최고 30층짜리 90개 동이 들어서고 ▲ 노원구 상계동 재정비 촉진지구에도 최고 높이 40층 규모의 아파트가 ▲ 마포구 합정동 합정 균형발전촉진지구에도 3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2002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시작으로 불붙기 시작한 초고층 바람은 서울을 벗어나 부산, 인천 등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인천에는 2015년까지 청라지구와 가정오거리에 70층 이상의 초고층 쌍둥이 빌딩이 최소한 3쌍 이상 들어설 전망이고, 송도에서는 주상복합 더# 퍼스트월드의 공사가 61층까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인천 남구 용현·학익지구 옛 동일레나운 공장터와 집창촌 용지엔 풍림산업이 53층짜리 초고층 아파트를 짓고 있다. 부천 중동에도 금호건설이 66층 238m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를 건설한다.
최근엔 천안·아산지역의 초고층 바람이 무섭다.
천안엔 66층 초고층 주상복합에 이어 서부 역사에 48층 주상복합 건물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아산신도시에도 41~66층의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계획 중이다. 지난 10월 25일 전국 6개 기업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착공한 충남 태안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에도 100층짜리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만큼이나 초고층 아파트 붐이 일고 있는 곳은 부산으로, 해운대 블루시티 지역은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고층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으로 호주의 골드코스트나 미국 마이애미비치에 맞먹는다. 이미 수영만 요트 경기장 인근으로 우신 골드스위트(37층), 현대 하이페리온(41층), 포스코 아델리스(47층), 두산 위브 포세이돈(45층), 대우 트럼프월드(42층) 등이 초고층 스카이라인을 자랑하고 있으며 향후 두산건설이 전 세계 초고층 아파트 중 2위에 해당하는 최고 높이 295.6m, 지상 80층 등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고, 현대산업개발도 인접 부지에 최고층 높이가 200m를 넘는 지상 72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3동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마디로 전국에 초고층 아파트 열풍이 불고 있다.
조망권, 집값 20~30% 영향 끼쳐
지상 건물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100층 이상의 최첨단 초고층
100층 이상 짓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선 곳만도 7곳에 이른다.
높이 경쟁에선 서울 용산의 랜드마크 빌딩(620m, 150층)이 가장 앞서고, 서울 송파 잠실 제2롯데월드(555m, 112층)는 건축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인천 송도신도시 인천타워(550m, 151층)는 올 12월 착공할 예정이고, 요즘 정치권에서 시끄러운 서울 마포 상암 DMC 랜드마크(540m, 130층)도 용지공급공고를 할 예정이다.
또한 부산에서도 롯데월드(510m, 107층)가 2001년 착공했으며,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460m, 106층)도 2008년 착공한다.
이들 건물에 비하면 현재 국내 1위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261m, 69층)는 ‘한참 동생뻘’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건설업계, 아니 주택 소비자들은 왜 이토록 초고층 아파트에 열광하는 것일까? 건축 관련 학자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조망권과 편의성, 거기서 파생하는 재테크 열풍에서 찾고 있다.
조망권이라는 개념은 1970년대 말 강남구 압구정동에 현대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인간의 소득수준과 주거의 질이 높아질수록 조망권 가치는 더욱 커지는데, 건축 기술의 발달은 단열이나 수압 문제를 보완해 초고층 건물을 탄생시켰고, 이는 조망권에 대한 선호에 불을 붙였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114에서 한 설문 조사에서는 조망권(19%)이 내부구조(18%)나 향(向·14%)을 제치고 아파트 청약 시 고려사항 1위를 차지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에 따르면 조망권은 집값의 20~30% 정도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고 대표는 “실제로 서울 용산 이촌동 한강자이 167㎡(65평형)의 경우, 한강이 잘 보이는 로열층은 23억~25억 원선을 호가하는 반면 조망이 좋지 않은 저층부는 18억~19억 원선에 불과하다”며 “한강 프리미엄이 무려 5억~6억 원인 셈”이라고 전했다. 국세청도 지난 4월 아파트 기준시가를 발표하면서 “조망권이 아파트값의 10~20%를 좌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편의성도 초고층 아파트를 선호하는 큰 기준이다. 초기엔 뛰어난 조망과 편리함, 고급 인테리어를 앞세워 부유층의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엔 입주민들이 주거와 쇼핑 외에 여가까지 한곳에서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복합단지’ 형태를 띠고 있다. 영어학습실, 게스트룸과 클럽하우스, 호텔식 로비 라운지는 물론 골프 연습장에 성인병, 체성분 분석, 혈압 등의 건강검진이 가능한 자가진단실을 갖춘 곳도 있다. 단지 내 자연 정원시설에 많은 투자를 기울이고, 첨단 조명 소재를 활용한 야간경관조명을 통해 고급스러운 단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얼마 전엔 벽산건설이 입주자들이 입주 후에도 자신의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내부 구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플랫 슬라브’ 구조를 선보이기도 했다.
초고층 아파트 입주자들은 이 같은 조망권과 편의성을 통해 상류층으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일종의 우월감에 젖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정·재계 인사를 비롯해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 거주자가 많기 때문에 입주민 커뮤니티에 동참해 인맥을 쌓으면서 한국의 상류사회를 형성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부자들이 사는 동네’ 우월감
초고층 아파트 열풍엔 이른바 ‘랜드마크형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건설업계의 전략도 배경이 되었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이 IMF 외환 위기 이후 5년간의 최대 활황에서 급격히 침체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초대형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 사업 규모나 건물 층수 등이 기록적이어서 기업의 실질성장과 인지도 향상, 대외적 기술력 과시, 신용도 향상 등 엄청난 유·무형의 수익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이다.
초고층 아파트의 장점에 대해 이인근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21세기형 산업 구조에 맞춰 복합 기능을 할 수 있는 초고층 건물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관광자원화할 수 있고, 부족한 토지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고층포럼의 이봉남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업무, 생활, 쇼핑, 문화생활이 한 건물 내에서 가능한, 그러니까 말하자면 수평 이동에서 수직 이동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초고층 건물은 건폐율이 낮아 토지 이용 효율이 높고 바닥 녹지를 넓게 확보할 수 있으며, 조망권·일조권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근 초고층 아파트의 열기만큼이나 그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는 “일반 아파트와 다른 자유로운 분양신청, 분양권 전매와 막대한 시세차익 등의 조건은 초고층 아파트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게끔 했다”고 지적하며 “초고층화는 신흥 발전국가들이 경제 발전을 통해 비축한 국력을 가시적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것으로, 이것이 한국의 도시에서 유독 두드러진 것은 단순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아직 농익지 못한 천민적 근대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세태를 꼬집었다. 그는 신 상류층의 상징자본으로서의 의미, 고도화된 토지개발논리, 공급주의 도시계획, 한국의 신개발주의, 기술유토피아주의 등이 초고층화 열풍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일 서울시립대 교수는 “에너지·생태환경 측면에서 초고층 건축물은 문제점이 많다”며 “미국의 건물 에너지 소비 통계를 보면 초고층 주거건물이 중층 공동주택보다 냉·난방 연료 소비량이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한 국내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건물 보안을 목적으로 폐쇄적인 형태로 짓는 경우가 많아 주변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지난 4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초고층 건축이 랜드마크로서 관광자원화,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유발 등의 경제적 효과는 있으나 초고층 건축이 같은 연면적의 일반 건축보다 공사비가 2~3배 더 들며, 일시에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설 경우 업무시설 등의 과잉공급으로 공실 등 부작용과 경제적인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고고익선(高高益善)’만 볼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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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곳 꿈은 아니지... 노력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