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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 21

pkldw |2006.08.02 14:59
조회 2,873 |추천 0

정말 많이들 읽으시네요 그래서 또 한번 럽풀님 대신해서 다음편 올려요,,

저도 정말 재미있게 읽은 글이라서,,,,^^

 

*동거녀 - 21











그 분위기 그대로였다.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듯이 교실안은 적막했고,오로지 시험지 넘기는 소리만 들려왔다.

물론 교실 밖으로 참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차 소리가 가끔씩 들려왔지만

이 교실안에서 시험을 치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시험지 한가지에 집중 되어 있었다.



시험지를 받은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훑어보기 시작했다.

전부 아는 문제였다.

하지만,이상하리 만큼 답을 선택할때가 되서는 헷갈리기 시작한다.

시험을 준비한 기간이 너무 길어서 그런건가?

아니면,봤던 문제를 또 보고 또 보니 오히려 더 헷갈리는건가?

어쩌면 내 머리가 나쁘다는걸 여기서 인정해야 되는걸지도 모른다.



검정고시 시험을 치는 사람들은 가지 각색이다.

대학을 가기 위해 치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의 학력이 부끄러워 치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할일이 없어 시간때우는겸 치는 사람들도 있고,

자기 자신을 찾기위해,그리고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 해보고 싶어서 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나 처럼 한 사람 앞에서 떳떳해지고 싶어서 치르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있을까?



헷갈리는 문제들이 꽤 있었지만,대부분 지나와 함께 공부했던 것들이 대부분이였고

한동안 공부를 손뗀 나에게도 시험의 난이도는 비교적 쉬웠다.

그랬기에 아무 탈 없이,자연스럽게 문제를 풀어나갔다.















-바로 너-












시험을 다 치르고 나니 교실안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 표정엔 아쉬움과 한숨이 곁들어진다.

하지만 나는 그들과 다른 세상에 존재하듯,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 스스로가 합격 이라는걸 확신하는듯 하다.


시험을 끝마치고 집에 도착한 나는 힘 없이 침대위로 쓰러져버렸다.

온몸에 힘이 샤르륵 빠져나가는듯 했지만,그건 기분좋은 일이였다.

컴퓨터 모니터 위에 지나가 붙여 놓은 [시험 보기 전까지 금지] 라는 종이 쪽지와

책상 위에 [여기서 엉덩이 떼지마] 라는 종이 쪽지만이,

몇 개월 동안 지나와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증명 해주는 듯하다.



시작은 함께 했지만 결과는 나 혼자 뿐인가?

지나가 외박을 한 이후로 우리 둘의 사이는 급격히 틀어졌다.

예전처럼 지나에게 화를 내며 떼를 쓸만한 상황은 아니였고

지나 역시 더이상 나의 눈치를 보며 자기 자신을 나에게 맞춰갈 필요는 없다고 느꼈나 보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자 어느새 나나가 내 볼을 핥고 있었다.

난 나나를 들어 올려 날 마주 보게 했고,

마치 사람이 사람에게 말을 하듯 나나를 보며 중얼 거렸다.





"나 기뻐.네 눈에도 그렇게 보여?"




그러자 나나는 고개를 흔든다.




난 언제부턴가 나나와 의사소통을 할수 있다는걸 느끼기 시작했다.

나나는 내가 아침에 눈을 떠서 새벽에 눈을 감기 까지

나에게서 절대 떨어질수 없는 소울메이트 같은 존재였다.

모든걸 나나에게 털어놓고,마음으로 얘기를 하니

나나 역시 마음으로 자신의 얘기를 해주었다.



나나가 나에게 하는 얘기는 대부분 자기 자신을 비관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자기 자신은 누군가로 인해 점점 변해가고 있다고,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슬프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이 더이상 자신을 비관하지 않고,세상을 향해 벌떡 일어날수 있을때.

자신을 지켜봐주던 그 누군가는 더이상 곁에 있어주지 않고,

아주 멀리 ...떠나버릴 꺼라고 말했다.

그 누군가의 역할은 단지 처음부터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만약 운명이 그렇게 정해져 있는 거라면 다시 주저앉을꺼라고,

그 누군가가 자신을 떠나지 않게 주저 앉아 영원히 연기를 하는 인생을 살아갈꺼라고 말했다.

자신의 꿈과 목표는 세상을 향해 당당 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영원히 함께 있고픈 마음에 필요한 도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바로 너......

라는 말도 해주었다.





한낱 강아지일 뿐인 나나의 구슬픈 눈동자에선

어디론가를 향하는 지나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맑은 아이-











저녁이 다 되어가니 새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들어오셨다.

새 어머니는 내 방으로 들어오셔서 시험은 잘 봤냐고 물어보는 ..

가식인지,아니면 관심인지 모를 섬세함을 갖추고 계셨다.



"네.그럭저럭 잘 본것 같아요."


"앗.그럼 현민이 시험 끝난 의미로 축하 파티 해야겠네?"



난 그런 새 어머니 앞에서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예요.파티는 무슨 파티예요.그럼 지금 준비 할까요?"





음.-_-;




새 어머니는 지나와 하나가 전부 들어오면 파티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리고는 내 어깨를 툭툭치며 내 볼에 짧은 키스를 해주고는 방에서 나가버렸다.




당황스러웠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볼에 입을 맞추는 새 어머니와 달리,

마치 쫓기는 토끼 마냥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나는 씹새끼였던가?-_-;



앞으로 나의 새 어머니가 될 사람,혹은 30대 후반의 단순 아줌마로 여기기엔..

새 어머니의 미모는 나의 다짐을 거역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변태적인 발상 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 그대로 들어나는 새 어머니의 미모는 정말 눈부셨다.


하지만 내가 새 어머니의 그런 행동에 놀라 버린 더 자세한 이유는,

새 어머니에게서 지나를 발견할수 있어서였다.

아마도 지나가 나이를 먹으면 새 어머니 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럼 하나는 도대체 누굴 닮았단 말인가?

혹시 다리 밑에서 주워온건?;;





"오빠!!!"



난 깜짝 놀라며 뒤를 쳐다본다.

거기엔 교복을 입은 하나가 날 향해 씩씩 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난 마치 죄라도 지은 사람 마냥 눈을 무섭게 깜빡 거리고 있었다.



"오,오늘은 일찍 들어왔네?"


"담임 선생님에게 아프다고 말하고 나왔어요."


"어디가 아픈데?"


"물론 안 아프죠."


"그럼 왜 그랬던거야?"


"오늘 오빠.시험 끝나는 날 이잖아요!"



공부하기 싫으니까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는 하나의 속셈을 내가 모를리 없다.



"오빠.진짜라니까요!핑계아니예요!"


"아,아니.어떻게 나 혼자 생각한걸 간파했;;?"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구요."




아니다.난 지금 이게 가장중요하다-_-

하나는 어떻게 나의 생각을 읽을수 있단 말인가???




"오빠.분명히 오늘 시험도 망쳤을껀데;저라도 힘이 되줘야죠.안그래요?"


"시험을 아주 잘보고 나서도 너의 그말 한마디에 기분이 성기같구나-_-"


"헉.그럼 오빠!시험 잘 보신거??"



난 그때서야 씨익 웃으며 말했다.



"합격할것 같아.^-^;"



하나는 나의 마음과 동화가 된듯 마치 자신에게 기쁜일이 생긴것처럼 무지 기뻐했다.



"우와!오빠..그러다 떨어지면 조카 쪽팔리겠다.그치?"


"너 니방으로 좀;건너가지 그래?"


"히히.알았어.아무튼 축하해요.오빠!"



내 방에서 나가는 하나의 뒷 모습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입은 거칠지만,누구보다 솔직하고 맑은 아이..



그런데 전혀 정은 안가는 아이-_-;



는 아니고;;하여튼 그런 애가 하나였다.













-슬픈 관계-










지나는 밤 늦게 되서야 들어왔다.

난 지나의 얼굴도 볼겸 거실로 나가려 했지만 나의 방문은 전혀 열리질 않았다.



방문을 두드리며 소릴 질렀다.



"문이 왜 안열리지?하나야!문좀 열어줘!"



그러자 거실에서 들려오는 하나의 목소리.



"오빠.문이 잠겼나 봐요."



문은 방 안에서 잠구는게 정석이다-_-

설사 밖에서 열쇠로 잠궜다고 친들,안에서 열수 있는게 정석이다.

그런데 전혀 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으로 밀어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하나가 또 장난을 치는거라는 확신 하에 새 어머니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어머니!!여기 문 좀.....!!"




그러자 거실에서 들려오는 새 어머니의 목소리.




"현민아.미안.열쇠가 없네.."



새 어머니까지 하나의 계략에 넘어간것이란 말인가?

결국 어쩔수 없이,요 며칠동안 이야기도 하지 않았던 지나에게 부탁을 했다.




"지,지나야.있니?"



그러자 문 바로 앞에서 지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으,응."


"너 문 앞에서 뭐하니?"


"응.너 못나오도록 내가 힘주고 있어."



그랬다.지나가 문을 막고 서 있었던것이다.

그럼 내가 지나보다 힘이 약하다는 얘기가 되는건데..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_-;




"쓸데 없는 짓 그만 하지 그래?"


"미안.나도 그러고 싶진 않은데."


"아.정말 뭣들 하길래 사람을 이렇게 짜증나게 만들어?당장 문 열라고!"


"현민아.그렇게 나올려고 바둥 거리지말고 조금만 기다려봐."


"아!시끄러!문 열어!!"




그러자 문은 갑자기 열렸고 난 방문을 열심히 밀고 있던 탓에..

나의 상체는 거실을 향해 쓰러져버렸다.



지나를 향해 소리를 지르려던 찰나 ..

생각 해보니 거실안이 왜 이렇게 어두운걸까?정전이라도 됐나.




고개를 들어 거실을 둘러보니 ..

쇼파 앞의 테이블 위에 꽤 많은 촛불들이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많은 촛불들은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태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촛불들 너머로 새 어머니,지나,하나가 날 향해 웃고 있었고.

하나는 -오빠.고생 많았어요- 라는 큼지막한 마분지를 들고 있었다.





겨우 검정고시 시험 하나 쳤을뿐인데...




그녀들을 쳐다보는 나의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나의 시야가 흐려지더니 날 환하게 비추던 촛불 마저도 눈물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때 지나가 나에게로 다가오더니 내 앞에서 무릎을 꿇어 앉고는

나의 귀에 들릴듯 말듯 속삭였다.





"미안해.나 잠시 잊고 있었나봐.

사랑보다,남자보다,더 중요한게 가족이라는것을.."






지나를 향한 원망과,미웠던 감정들이 물 밀듯이 씻겨져 내려갔다.

항상 그랬다.그녀를 향한 미움을 아무리 담고 담아도

그녀는 단 한번에,단 하마디 말로써

자신을 향한 모든 미움과 원망들을 씻어버리곤 했다.

그건 뭐라고 할수도 없고 어쩔수도 없는 것이였다.



짝사랑을 하는 자와,짝사랑을 받는 자의 관계에서만 존재하는..

이기적이면서도 슬픈 현실이였다.



촛불 사이에서 빛나고 있는 지나의 눈동자 안에서..

세상을 향해 일어서려 하는 나나의 모습이 비춰졌다.













-장미꽃 1000송이-











나의 시험이 끝나고,모든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하지만 한가지 변한게 있다면,그건 지나의 행동이였다.

그녀의 남자친구가 제대를 했는지,

지나는 학교 다니랴,연애하랴,무척이나 바쁜듯 보였고..

언제부턴가 지나의 모습을 집안에서 보기란 매우 힘들었다.

심지어 우리 아버지가 새 어머니에게 지나는 독립했냐고 물어 볼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지나를 마주 하는것도 나에겐 아픈일이였지만,

지나를 마주 할수 조차 없다는것은 나의 숨통을 끊어놓는 일이였다.

얼굴을 마주 하고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도,

그녀의 얼굴을 하루에 한번씩 볼수 있다는건 날 안심시키는 일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랬던걸까?

차라리 지나의 남자친구와도 안면을 트기 시작하면,

셋이서 만날 기회라도 자주 생기진 않을까?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나의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은 간만에 거실에서 마주친 지나 앞에서 어김없이 나오고 말았다.




"소개 시켜줘."


"응?누구?"


"네 남자.."


"형태 오빠?"



지나의 남자친구는 형태인가 보다.

성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이 찾아왔지만 묻고 싶진 않았다.

궁금하면서도 많은것을 알게 된다는게 무서웠다.



"그래.언제 소개 시켜줄꺼야?"


"............."



지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나의 마음을 조금은 눈치를 채고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예전에 내가 지나 앞에서 의미심장한 고백을 한 이후로,

지나와 한동안 말 한마디도 나누지 않게 되었다.

그런걸로 보아 지나와 나는 절대 이루어질수도 없고,

그런 마음은 먹어서도 안된다는걸 뜻하기도 한다.




"바보.무슨 생각하는거야?우리 남매 잖아??"



지나는 그때서야 날 향해 빙그레 웃는다.

그녀를 안심시키려 했던 말이 적중하자 나의 마음은 쓰라릴듯 하다.



"응.그럼 좋아.다음주 토요일에 어때?시간 돼?"


"나야 뭐 언제든지 괜찮지만 왜 하필이면 다음주 토요일이니?이번주는 안돼?"



지나는 날 향해 수줍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토요일이 그 사람이랑 1000일 되는 날이거든."


"아.."




난 아직 지나를 알게 된지 294일 밖에 되지 않는다.

모든것에서도 난 지나의 그 남자친구를 따라갈수 없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나는 말했다.



"그날은 내 친구들도 몇명 모일테니까 이쁘게 입구 와야돼.알았지?"


"걱정마."



난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현민아."


날 부르는 지나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엔 어두운 그림자가 비춰져 있었다.




"너 정말 괜찮니?"




괜찮냐고?

역시 지나는 날 완전히 믿고 있지 못하다.

하긴 난 아직 연기에 어설프다.

지나 처럼 사람을 완벽하게 속이는 연기를 할려면 한참 멀었다.


하지만 이건 연습 과정일 뿐이다.

올해 가을에 있는 아버지와 새 어머니의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우린 정말 남매가 된다.

아직 멀었다.벌써부터 힘들어하고 아파하기엔...



아버지와 새 어머니가 결혼을 한다고 해서,

지나와 내가 법적으로 이루어질수 없는건 아니지만,

이건 드라마가 아니다.현실이다.

사랑만으로 두 사람의 인연이 이루어질수 없는 현실이고,

나 역시 그런 행동으로써 우리 가족이 많은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길 원치 않는다.

게다가 나 혼자서만 그녀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게 아닌가?






"물론.괜찮고 말구.어서 그 날이 기다려지는걸."






피식..웃음이 새어 나온다.




내가 바라는건 대단한게 아니다.

단지 남매로써 영원히 곁에서 지켜볼수 있는것.

그것만 지켜질수 있다면,




난 하늘에 멩세코 비가 내리고 태풍이 치고 번개가 쳐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잡초의 뿌리처럼 영원히 바라만 보는 사랑을 할 자신이 있었다.

그게 100년이 지나고 1000년이 지날지라도 난 변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내 마음은 더이상 내 것이 아니니까.

내 마음의 열쇠는 네가 가지고 있으니까.









지나의 남자친구를 만나기러 한 토요일이였다.

약속 시간은 저녁 5시였는데,이것 저것 준비를 하다보니 약속시간에 꽤 늦을것 같았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그냥 입어보라고 사주신 하얀 정장을 난생 처음으로 입어보았다.

시대에 뒤 떨어져 미친놈 소리를 들을수도 있다는걸 감안하고 입었다.

그냥 내 마음이 하얀 정장을 원하고 있었다.





하얗게 모든걸 지워버릴수만 있다면...





며칠전에 미리 돈 주고 사놓은 장미꽃 1000송이를 찾아갈려면

꽃집 까지 들려야 했기에 신속히 서둘러야 했다.

현관문 앞에서 허겁지겁 구두를 신고 있는데,그때 현관문이 열린다.




학교 수업이 끝났는지 가방을 메고 있는 하나가 날 향해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하나의 얼굴이 평소와 다르게 어두웠다.

하지만 하나는 애써 웃으며 날 향해 묻는다.



"어디가요?"


"응.그냥.."


"오빠도 그렇게 입으니까 그나마 사람 같네요."


"이게 오자 마자 시비네?"


"그런게 아니란거 알면서.."


"하나야.나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오빠."


"어?"


"검정 고시 시험 결과 나왔던데.."




난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는듯 장난 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풋.떨어졌지?"


"네."







정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그래?"


"네."


"그렇구나........"


"오빠,그래도.."


"아냐.됐어.됐으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나 지금 어디 나가봐야 되니까..

나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나중에..."




동정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 하나를 외면한채

집을 뛰쳐나와 곧 바로 꽃집으로 달려갔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그냥,단지..장미꽃 1000송이를 지나에게 선물 해야겠다는 생각뿐.





꽃집에 도착한 나는 주인 아줌마에게서 장미 꽃 1000송이를 받고선,

약속장소로 발걸음을 옮기려다가 불현듯 무슨 생각에선지 다시 꽃집으로 향했다.




약속시간에 심하게 늦어버렸지만

장미꽃 1000송이나 들고 있던 나의 몸은 한층 가벼웠다.





내가 약속장소로 향해 열심히 뛰고 있던 그 순간

하늘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그 비는 내 가슴에 안겨 있던 장미 꽃 위에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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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cafe.daum.net/Lovepool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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