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 한겨울 꽁꽁 언 얼음장 밑에서 펄떡이는 산천어를 낚아올리는 짜릿한 손맛. ‘화천 산천어축제’가 올해도 대박이다.
지난 5일 개막이후 16일 현재 축제장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모두 61만3000여명. 군부대가 몰려 있고 옥수수, 감자 농사나 짓던 강원도 접경지역의 오지, 인구 2만3000명에 불과한 화천군이 한국을 대표하는 겨울관광 축제 브랜드를 만들어 낸 비결은 무엇일까.
화천 산천어축제조직위는 “폐막일인 이달 27일까지 지난해 기록인 125만명, 경제 파급효과 549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벤치마킹하려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6년전 축제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화천은 평화의 댐 수위 조절로 파로호의 물을 빼면서 지역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러나 한겨울 다른 지역보다 추위가 빨리오고 얼음이 두껍게 어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 얼어붙은 하천에 산천어를 쏟아붓고 체험형 겨울축제로 만들면서 위기는 기회로 바뀌었다.
화천(華川)의 ‘화(華)’는 꽃이 활짝 피어있는 모양을 그려놓은 상형자이다. 지명 그대로 개천을 이용해 화려하게 비상한다는 뜻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산천어축제는 기획사나 별도의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 축제조직위를 중심으로 군과 지역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축제 준비와 기획, 운영, 홍보, 도우미 등 모든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바가지 요금이 없다. 시설 이용료나 관람료의 일부는 화천사랑 상품권과 농촌사랑 나눔권으로 되돌려준다. 관광객들은 상품권을 공짜로 받아 좋고, 지역주민들은 농산물을 팔아 이득을 보고, 화천군은 지역경기 활성화를 꾀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산천어축제는 매년 진보한다. 올해는 가족예약 낚시터를 만들고, 중국 하얼빈의 빙등축제와 일본 삿포로의 눈축제를 재현, 아시아의 3대 겨울축제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7개 마을에서 운영하는 농촌 사랑방 마실과 3000여개의 눈사람 카니발도 인기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서울서 1시간 30분에 불과한 가까운 거리도 이점이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산천어 맨손잡기와 농촌마을의 푸근한 인심에 매료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겨울 눈체험을 하러 가족과 함께 왔다는 아야올료(37)씨는 “영하 수십도의 날씨 속에서의 생동감 넘치는 맨손 고기잡이와 산골마을의 하룻밤 따뜻한 인심에 감탄했다”며 내년을 기약했다.
정갑철 군수는 “축제의 외형 확대도 중요하지만 내실화에 더욱 신경을 쓰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겨울축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화천=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yzbyo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