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6현의 사무라이 (Six-String Samurai, 1998)
감독 : Lance Mungia
때는 바야흐로 미국과 러시아가 대립하던 시기, 러시아는 미국에 핵폭탄을 투하하여 미국을 정복하기에 이르렀는데 그 중 유일하게 정복되지 않은 곳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로스트 베가스'. 그곳은 음악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엘비스가 죽은 이후 새로운 Rock'n Roll의 왕을 찾지 못해 어수선한 전국 시대를 맞이하게 된 곳이다. 용감한 우리들의 주인공 버디는 누더기 양복에 기타를 짊어진 채 온갖 역경과 무시무시한 Death Metal로 부터의 공격을 물리치고 로스트 베가스로 향한다.
왜 하필이면 "기타"를 든 "사무라이"란 말인가? 이 영화는 여러가지 이질적인 요소들- 완벽한 서양의 아이콘(기타)+ 동양의 카리스마(사무라이), Rock'n Roll(음악)+무술, 양복(정적임)+무술(동적임)- 을 자유자재로 짬뽕시키면서 독특한 재미를 만들어 나간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독창적인 소재, 다양한 캐릭터들은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으며, 영화의 상징적인 요소들은 코믹한 분장을 한 채로 은근슬쩍 정치적 분쟁과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웃기도 한다. 주인공 치고 어이없이 초라한 제프리 팔콘의 컬트적인 카리스마 역시 영화의 스타일에 한 획을 긋는다 하겠다.
영화의 마지막, 기타와 사무라이의 코드는 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로스트 베가스를 눈앞에 두고 버디는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길잃은 꼬마 키드는 버디의 정신을 이어받아 로스트 베가스로 향한다. 유일게 정복되지 않은 음악의 땅 로스트 베가스. 그 곳을 향해 버디가 남긴 칼과 기타를 끌며 나아가는 키드. 그건 바로 타성에 젖지 않고 현 시대에 저항하는 Rock'n Roll의 정신, 그리고 쉽게 굴복하지 않으며 정의롭게 싸우는 사무라이의 정신에 다름 아니다. 물론 Rock의 저항 정신 마저도 상업적으로 이용당했고 사무라이의 정신도 이젠 찾아볼 수 없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지만, 6현의 사무라이는 그 상징적인 코드를 영화안에 자연스럽게 융합시켜 우리에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