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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學生"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상일 |2008.03.03 00:48
조회 104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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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대학에 입학했다.

한국의 수많은 무식한 대학생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지금까지 그대는 12년 동안 줄세우기 경쟁시험에서 앞부분을 차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영어 단어를 암기하고 수학 공식을 풀었으며 주입식 교육을 받아들였다.

선행학습,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등 학습노동에 시달렸으며 사교육비로

부모님 재산을 축냈다.

 

 

_그것은 시험문제 풀이 요령을 익힌 노동이었지 공부가 아니었다.

그대는 그 동안 고전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았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했다.

그대의 대학 주위를 둘러보라.

그 곳이 대학가인가?

12년 동안 고생한 그대를 위해 마련된 '먹고 마시고 놀자'판의

위락시설 아니던가.

 

 

   그대가 입학한 대학과 학과는 그대가 선택한 게 아니다.

 그대가 선택 당한 것이다.

줄세우기 경쟁에서 어느 지점에 있는가를 알게 해주는 그대의 성적을 보고

대학과 학과가 그대를 선택한 것이다.

'적성' 따라 학과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성적' 따라,

그리고 제비 따라 강남가듯 시류 따라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그대는

지금까지 한 권도 제대로 읽지 않은 고전을 앞으로도 읽을 의사가

별로 없다.

 

 

영어영문학과,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한 학생은 영어, 중국어를 배워야

취직을 잘 할 수 있어 입학했을 뿐,

세익스피어, 밀턴을 읽거나 두보, 이백과 벗하기 위해 입학한 게 아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어학원에 다니는 편이 좋겠는데,

이러한 점은 다른 학과 입학생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인문학의 위기'가 왜 중요한 물음인지 알지 못하는 그대는

인간에 대한 물음 한 번 던져보지 않은 채, 철학과, 사회학과, 역사학과,

정치학과, 경제학과를 선택했고, 사회와 경제에 대해 무식한 그대가

시류에 영합하여 경영학과, 행정학과를 선택했고 의대, 약대를

선택했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그대의 무식은 특기할 만한데,

왜 우리에게 현대사가 중요한지 모를 만큼 철저히 무식하다.

그대는 와 가 '민족지'를 참칭하는 동안

진정한 민족지였던 가 어떻게 압살되었는지 모르고,

보도연맹과 보도지침이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

 

그대는 민족적 정체성이나 사회경제적 정체성에 대해

그 어떤 문제의식도 갖고 있지 않을 만큼 무식하다.

 

 

  그대는 무식하지만 대중문화의 혜택을 듬뿍 받아

스스로 무식하다고 믿지 않는다.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읽지 않은 사람은 스스로 무식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중문화가 토해내는 수많은 '정보'와 진실된 '앎'이 혼동돼

아무도 스스로 무식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물며 대학생인데!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에 익숙한 그대는

'물질적 가치'를 '인간적 가치'로 이미 치환했다.

 

물질만 획득할 수 있으면 그만이지, 자신의 무지에 대해 성찰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게 된 것이다.

 

 

  그대의 이름은 무식한 대학생.

그대가 무지의 폐쇄회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그대에게 달려 있다.

좋은 선배를 만나고 좋은 동아리를 선택하려 하는가, 그리고 대학가에서

그대가 찾기 어려운 책방을 열심히 찾아내려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다.

 

 

 

 

by. 홍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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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내가 해야할 일도 한순간 눈이 번득이게 하는 글이다. 하물며 철학도로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너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목표는 무엇인가?' '하고자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것을 잃어버린채 대학생활을 허비한다면 그것만큼 낭비는 없다.

 

대학이란 곳은 말 그대로 큰 학문을 배우는 곳이다. 단순히 이전까지의 문제풀이만 하는 기계적인 생산방식이 아니라 고전과 이전까지의 학문을 총 검토하여 더 나은 것을 창조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내는 곳이 대학이다.

 

그렇지 못하고 그저 등록금이 오르면 오르는대로 대학에 '헌납'하고 '대충 학점만 잘받고 졸업하자'는 식 혹은 '안정된 직장취업'을 목표로 하여 자신의 꿈과 열정 패기를 분출하지도 못하고 죽여버리려는 행동은 당장 집어치워라 나에게 더 없이 소중한 20대를 그런 속물에 죽여가며 살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 그대는 광고속에서 나오는 수십권의 문제집을 푸는 기계적 사고가 판을 쳐도 당연한 것을 엎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이것은 단순히 문제집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왜?" 라는 물음과 지식의 보고인 '고전읽기'가 수반되어야 가능하다. 

 

그대여 그대에게 있어 꿈, 열정, 패기는 무엇인가? 이십대는 실패투성이어야하며 인생의 쓰라린 것을 맛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사회에서 통용되는 성공을 쫓으며 단순히 빈깡통이 되어 사회의 그저그런 속물이 되려 한다면 그것만큼 그대를 죽이는 짓은 없을 것이다. 젋은이란 것은 두번 오는 것이 아니다.

 

맹자가 말하길 '현인이란 항상 어린아이의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다.' 라고 한 것도 사고가 '노인적 ed'에 틀어 막혀 ing를 실행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그대여 이제 그대가 할 일을 알겠는가? 그대는 그동안 대학입시라는 미명아래 허용되어진 '문제접 풀기'라는 기계적 행동을 버리고 진정한  '大學生' 으로서 추구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 '초간단 주식투자법'이니 '설득의 심리학'이니 하는 쓰레기 책이 아닌 '맹자' '대학' '국가' '방법서설' 같은 인류사와 함께 하고 지금도 논의가 되고 있는 책을 읽어라. 그곳에서 유를 창조해야한다. 그렇지 않고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려고 한다면 그대는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많은 '까막눈' 대열에 끼게 될 것이다.

 

인생은 당신의 것이다. 나가라 싸우라 이겨라 지더라도 개겨라 그것이 젋음이고 또한 나의 꿈을 찾아가는 일종의 열정과 패기이다. 인생에서 더 없이 소중한 20대를 찾아 헤메는 그대여 그대에게 항상 "왜?" 라는 질문이 함께 하길 빌며 이만 마치도록 하겠다.

 

 

 

by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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