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남아공의 한 대학에서 백인 신입생들이 흑인 청소부들을 상대로 오물이 들어간 음식을 먹인 일이 있었죠.
W에서 취재했을 때 그 대학의 백인들은 그 사건이 절대 인종 차별이 아니라고 별 것도 아닌 일로 흑인들이 오버 한다고 말하더라구요.
그리고 한 농장주단체 대표는 흑인이 백인에 의해 살해 당하는 일이 많은데 언론은 그런 사건엔 무관심 하다고 했어요. 그 살해 명단까지 보여주면서 말하는데 과거에 노예시장에서 짐승처럼 팔려나간 흑인들이 얼마나 되는지 명단을 적어 보여주고 싶더라구요. 어쩌면 저렇게 이기적일까 싶었어요. 왜 흑인들이 짐승 취급 받고 차별 당할때는 평등에 무관심하더니 흑인들의 인권을 향상하려는 이제와서 역차별 운운하며 평등을 주장할까요.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오줌이 들어간 음식을 먹인건 제3자인 제가 보기엔 명백히 인종 차별이었어요. 더군다나 그런 사건은 그 학교에서 거의 매년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몇 년 전에는 한 흑인 여성이 백인 학생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구타를 당했는데 그 학생들에겐 겨우 4만원의 벌금이 내려졌을 뿐이래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같은 사건이라도 자신이 어떤 입장이냐에 따라 생각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거에요. 저기서 백인들의 입장은 자신이 백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쪽 편에 서서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흑인 우대 정책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3자인 우리가 봤을 때는 진실이 보이죠.
제가 여자라서 이런 말 하는게 이기적으로 비쳐 질 수도 있어요. 제가 남자가 되고싶다고 생각 해 본 적이 있다면 이 단 하나의 이유에요. 여자가 주장하는 여자의 인권 향상은 욕먹기 일쑤니까요. 하지만 전 어떤 상황에서도 가진 자의 욕심은 비겁할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몇세기 동안 여자들이 억압당해 왔고 지금까지도 공공연히 성차별은 이루어 지고 있어요. 우리가 어려서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겪은 일들이라 별거 아니게 느껴지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자들은 과거에는 선거권을 얻기 위해 싸워야 했구요. 여자들을 받아주지 않는 학교에 가기 위해 싸워야 했구요. 남편의 호적, 아버지의 호적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에 항의해야 했어요. 결혼을 하면 시집 부모를 모시는 것, 직장에서 남자보다 승진이 어려운 것, 하다못해 출석번호가 남자보다 뒤인 것 까지요. 이건 세발의 피에 불과하죠. 아직도 다른 나라에서는 여자들은 차로드로 얼굴을 가려야 하고 반바지 조차 입을 수 없고 혼전순결을 어겼다는 이유로 집안 남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저 같이 편하게 살아온 사람이 감히 입에 담기도 죄송할 만큼 억울한 현실에 싸워 온 분들이 많아요.
이것 모두가 남자들은 당연하게 가진 것들이라 단 한 번도 그걸 얻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들이죠. 하지만 그 당연한 것들을 얻기 위해 누군가는 피 흘리며 싸워왔어요.
그걸 아셔야 해요. 지금 역차별이라고 주장하시는 많은 것들은 여자들이 진작 얻었어야 할 당연한 권리 였어요.
남녀차별이라는 언어 자체가 문제가 있어요. 이런 단어에서조차 항상 남자가 여자의 앞에 나오거든요.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오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한일 월드컵때 그 명칭에 우리 나라가 먼저 나오기까지 우리가 얼마나 애써왔던가 생각해보세요. 하지만 남녀차별 같은 단어는 아무도 신경조차 쓰지 않죠.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도 책의 저자를 표기할 때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은 남자이름이 먼저예요. 우리 사회에 성차별이 얼마나 깊이 뿌리 박힌 것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에요. 이런 기본적이고 간단한 일에서조차 항상 남자가 우선이거든요. 저는 그게 더 속상해요 이런 하찮은 일에조차 성차별이 존재하고 얼마나 당연한 일이면 그런 일이 무던해 졌을까 하구요
지금은 불평들을 조정해나가는 과정입니다.
불평등한 상태에서 평등을 위해 조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남자들의 이익을 조금 나눠주게 된다고 불평하시는데 남자가 10을 가진 상태에서5를 가진 여자에게 2를 나눠주시는 것조차 힘들고 억울하시다면 할 말은 없네요. 당장 2를 뺏기니까 손해보는 것 같지만 그 2는 애초부터 당신들이 여자들에게서 빼앗아갔던 부당한 것들이었어요.
제3자의 입장으로 객관적으로 생각해주세요. 백인의 입장에 서지 마시고 제 자의 입장에서요.
백인들이 주장하는 차별과 흑인들이 주장하는 차별은 그 용어의 개념 자체부터가 다른 거예요.
흑인들이 주장하는 차별은그들의 인권을 백인들과 동등하게 보장해 달라는 절박한 요구지만 백인들이 주장하는 차별은 지금의 불평등을 유지시키고 자신의 기득권을 뺏지 말라는 이기적인 욕심일 뿐이에요. 진짜 차별엔 눈 감다가 자신에게 손해가오니 차별 운운하는 건 비겁해요.
세상 참 좋아졌다구요? 요즘 남자들이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구요? 여자들이 부당하게 차별 받고 남자들이 그 부당한 차별을 묵인하고 이용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시다면... 계속 그렇게 사세요 흑인을 무시하는 백인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남자로, 동물을 학대하는 인간으로
몇 세기 동안 너무도 깊이 뿌리박힌 성차별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을 거예요. 뭘 어떻게 하더라고 항상 근본적으로 차별은 존재하겠죠. 인종 차별이 해소됐다고 하지만 예전에 비해 나아졌을 뿐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 차별은 여전히 존재해요.
이런 차별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자로 태어난게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언제나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의 입장인게 조금 더 마음 편한 법이거든요. 그래서 남자들 참 불쌍해요. 사람이 객관적일 수는 없으니까 자기들이 욕먹는게 싫은 거죠. 자기편이니까, 자기 입장이니까. 그래서 역차별 운운하고 말도 안되는 욕도 하게 되고. 참 불쌍해요. 제가 남자였다면 저도 거기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제가 여자인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슈공감에 들어와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우연히 들어와 보고 성차별을 이슈로 한 글이 많은 걸 보고 조금 적어봤습니다. 남자분들이 뭐가 그렇게 억울하고 싫으신지 여자들을 욕하는 글이 많길래 읽어보구요. 그냥 그럼 사람들이 참 불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