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어?"
나는 내심 그런 질문을 고대하곤 했었다.
"소개팅으로 만났지."
그녀는 심플하게 대답해 버리곤 했지만
나는 더 자세하게 설명하기를 좋아했다.
"소개팅으로 만났지~ 근데 내가 다음날, 전화를 할까, 말까? 너무 급한가?
그러고 있었는데.. 아니, 이 여자가 갑자기 전화를 했더라구.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는 전화 기다리는게 싫어서 전화를 했다는거야.
남들처럼 재고, 기다리고, 당기고, 뭐 밀고.. 이런거 싫다고."
그렇게 해서 우리가 다시 만났다는 이야기.
그날부터 이미 우리는 아주 특별하고 솔직한 연인이었고,
자존심 싸움이나 신경전처럼 쓸데없는 것으로 신경을 낭비하지 않고
곧 바로 열렬한 사랑을 시작했다는 이야기.
그녀가 얼마나 내게 멋지게 돌진해 왔는지, 그땐 내가 얼마나 좋았는지,
우린 데이트비용도 언제나 반반씩 나눠 냈으며,
서로의 옛사랑 이야기 같은건 하지도 않았고,
가끔 메세지에 답장이 없어도 의심의 눈으로 따지면서 묻고 달려드는..
그런짓은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
나는 처음 겪어보는 그런 관계.
우리의 특별하고도 쿨- 한 관계가 참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그녀가 내 전화를 받지 않거나 메세지에 답장을 하지 않을 때
화를 내고 싶어도, 따져 묻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었다.
나는 우리의 특별하고도 쿨한 관계가 참 자랑스러웠기 때문에..
「내 여자친구는 그런짓 안 해」
「우린 그런걸로 안싸워, 절대로」
그런데.. 그래서 나는 점점 힘들어졌다.
'어디에 있었길래 전활 못받아? 내 메세지 받긴 받았어?'
마음껏 묻지 못하는 답답함이 쌓여 갔고,
그런 내 초조함을 그녀가 눈치채자 그때부터 나는 빚쟁이가 되었다.
"어젠 뭐했어?" 물어보는 것조차 비겁하게 느껴졌고,
그녀가 통화를 하고 있으면 일부러 자리를 비켜줘야만 할 거 같았다.
그렇게 몇 달을 지낸 후..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우리의 멋진 관계를 박살내는 한 마디를 말해 버렸다.
"너, 나 사랑하긴 하냐?"
남달랐던 시작과는 달리 우리의 결말은 너무도 진부했다.
하나. "사랑하긴 했니?" 내가 물었고,
둘. "이제와서 그런게 중요해?" 그녀가 대답했고,
셋. "그럼 너한텐 뭐가 중요한데?!" 내가 악을 썼고,
넷. "그녀는 대답도 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걸어 나갔다.
다섯. 사랑했던 두 사람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원망하고,
여섯. 다른 한 사람은 그 사람을 지겨워 한다..
우리의 사랑이 끝난 진짜 이유가 내가 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는지,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는지..
찐득거리고 뜨끈거리는 나는, 아직도 그게 궁금하다..
사 랑 을 말 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