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내 멋대로 뉴욕 여행- 독립극장 투어

박병은 |2008.05.01 01:45
조회 107 |추천 1

 

080214 NYCT.

 

록펠러 센터, 타임 스퀘어, 브로드웨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당연히, 뉴욕엔 유명한 곳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 근원을 모르는 비주류 경향을 가진 내게

 

소문난 잔치들은 따분했다.

 

 

그리하여

 

미국 기차 일주 여행의 정확히 절반이었던 2008년의 발렌타인 데이에

 

어느 가이드북에도 나와있지 않을,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상품성 제로의

 

'뉴욕 독립극장 투어'를 실시했다.

 

 ------------------------------------------------------------------------------------------------------

 

 

 

1. <IFC center>Washington Square, New York City.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IFC center.

 

표를 사지않으면 문을 열 수 조차 없어서

 

밖에서 구경만 하고 말았다.

 

올해 하반기까지의 라인업이 주차별로 빈틈없이 꽉 짜여져 있었다.

 

 

한국에 있었다면 아마도 평생 제목조차 들을 수 없었을 독립영화들과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4month,3weeks and 2days>,

 

지아 장 커 감독의 <still,life>가 현재 상영작이었던

 

나의 첫번째 뉴욕 독립영화극장 앞에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자니,

 

상암의 모 멀티플렉스에 갔다가 12개 상영관 중 6개쯤을 <스파이더맨3>가 차지하고 있어서

 

망연자실했던 작년 서울의 여름이 문득 떠올랐다.

 

 

그런데 뉴욕은 관람료가 좀 비싸다.

 

세금포함하면 12달러는 거뜬히 넘더라는.

 

게다가 샌디에이고에서 알차게 이용했던 학생 할인도 찾을 수 없고 ㅠㅠ

 

확실히 그 정도를 지불하고서라도 볼 만한 영화들이 많다곤 하지만

 

가난한 배낭여행객에게는 큰 돈이더이다. ;;;;

 

뭐 그래도 최소한 좋은 영화를 볼 기회는 있으니까 부럽더라는.

 

 

 

 

 

 

2-1 <Film Forum>

 

IFC에서 남쪽으로 15분 정도 내려가면

 

"아, 여기가 그 유명한 필름 포럼이구나!"

 

.....라고 절대 외칠수 없는,

 

골목 한 구석에 시치미 뚝 떼고 조용히 자리 잡은,

 

하지만 뭔가 포스를 풍기는

 

필름포럼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꽁꽁 숨어있는 데다가 도로가 공사중인지라

 

도보여행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도 찾기가 쉽지 않았다.

 

 

 

 

2-2 <Film Forum>

 

필름포럼의 내부.

 

씨네필들이 모여 앉아 영화와 세상에 대해 불을 뿜으며 토론했다는 십수년전의 열기는

 

이제는 느낄 수 없지만,

 

영화관 스탭들이 직접 스크랩하고 작성한 현재 상영작들의 리뷰를 보고 있자니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용히 전해져온다.

 

 

밥 딜런의 전기(적 재구성) 영화인 <I'm not there>의 정성스런 리뷰를 보고 있자니

 

게시판 앞에 서서 한나절을 꼬박 보낼수도 있을 것 같다.

 

.............. 해석이 잘 안되서 -_-;;;

 

 

 

 

 

2-3  <Film Forum>

 

커피를 그닥 즐기지는 않지만,

 

시애틀에서 한 골목마다 목격되던 초우량 커피체인점보다

 

35배 쯤 더 부드러운 헤이즐넛향이 지친 개고생 배낭여행객의 피로를 조금은 풀어주었다.

 

 

 

 

2-4 <Film Forum>

 

화장실로 가는 복도 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필름포럼 후원자들의 명단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인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가끔 이름 꽤나 들어봄직한 기업인들도 보인다.

 

뭐 그렇다고해도 생색내기나 명함 내밀기처럼 보이진 않았더랬다.

 

 

종로에서도, 부산에서도 독립영화가 상영될 시네마테크들이 자꾸만 줄어드는 현실이

 

저들의 약간은 호들갑스런 기부문화를 부러워하게 한다.

 

그래두 올해는 상암의 한국영상자료원이 제대로된 모습을 갖춘다고 하니 다행이야.

 

한국영화박물관이 어떤 모습으로 개관했는지 빨리 도장찍으러 가야지.

 

 

 

 

 

 

 

3-1 <Angelika Film Center>

 

필름포럼에서 브로드웨이를 타고 좀 더 남쪽으로.

 

<Angelika Film Center>는 독립극장은 아닌, 8개의 상영관이 있는 체인형 멀티플렉스이지만

 

내거는 영화들이 옹골차다.

 

 

 

 

3-2  <Angelika Film Center>

 

멀티플렉스답게

 

깔끔하게 정리된 시설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상영작의 광고 입간판들 대신에

 

모든 상영작에 대한 유력 언론의 리뷰들을 큼직하게 만들어 놓아서

 

영화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3-3 <Angelika Film Center>    

 

거스 반 산트 감독의 <파라노이드 파크>에 대한 뉴욕 타임즈와 보이스 지의 리뷰.

 

<엘리펀트>이후에 많이 좋아하게 된 감독의 영화를 만나게 되서 무척 반가웠다.

 

 

 

 

 

3-4 <Angelika Film Center>

 

<the divingbell and the butterfly>을 보았다.

 

이 이상의 1인칭 '시점'의 묘사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촬영이 인상적이었던 영화.

 

얼마전에 <잠수종과 나비>라는 정확한 해석이지만,  왠지 느낌이 다른 제목으로 한국에도 개봉했던데.

 

상영관 내에 좌석은 많지 않았지만

 

4way 사운드 시스템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던 극장.

 

 

 

 

 

4 .<Anthology Film Archives>

 

일단 이름과 건물 자체에서부터 포스가 느껴지는 고전영화 전용 극장.

 

감독전 위주로 상영이 이루어지고

 

조금은 보수적인 느낌을 주었다.

 

극장내에서 촬영도 못하게 하더라는.;;

 

고전흑백영화를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좋지만

 

그 오래된 영화들의 필름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참 부러웠다.

 

 

-----------------------------------------------------------------------------------------------

 

2008년의 발렌타인을 혼자 걸어다니며 보냈지만

 

뉴욕에서 도움없이 찾아다닌 이 극장들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기반과 관객층과 시설과 후원이 탄탄한 미국의 영화판을 부러워하며 

 

60블럭은 족히 되는 거리를 걸어

 

125번가 할렘에 있는 호스텔로 돌아가면서

 

희한하게도 그래도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이 후회되지 않았다.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