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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스무살에게 고함.

박민진 |2008.05.20 14:24
조회 32 |추천 0

 

 

 

 

 

 

 

고양이를 부탁해 (Take Care Of My Cat, 2001)

 

 

 

 

 요즘 태희와 지영이 혜주가 너무 보고 싶다. 익숙해지면 퇴색해 버릴까봐 아껴두는 영화. 소중하고 소중하다. 내가 20살이 되며 느꼈던 공허함이 기억난다. 의미없는 학창시절들. 요즘 난  내 미래를 정해야 할 때이며, 소중하게 생각했던 내 마음 속  정들을 과감하게 단축해야 할 냉정한 시기에 서 있다.


"거리에서 만난 내 친구.. 조그맣게 울고 있는 모습이 나를 보는 것 같다. 혼자 있는걸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는 녀석 티티를 보면서 내 또 다른 얼굴을 본다." 


 지영이가 왜 그리고 굳게 마음을 닫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상처받은 친구를 위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득했고, 난 너를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어루만졌다. 자신의 길을 찾았는가? 지영에게 묻고 싶다. 지영이 그리도 좋아했던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는지. 탈출하고 싶다던 마음 속 생각은 정리가 되었는지..


“누군가가 널 떠난다고 해서, 널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야.”


 요즘 많은 사람들은 솔직하고, 쿨한 것을 선호한다. 태희가 좋았던 것은 그 뿐일까? 안정적인 집안 환경은 태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버지의 찜질방에서 일을 하지만 머릿속에는 그저 떠나야 한다는 마음 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생각하는 녀석이지만 현실과의 타협에는 익숙하지 못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멀어져버린 친구들이 너무도 안타깝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녀석도 그저 떠나고 싶을 뿐이다. 둔하고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어리둥절 쳐다보는 당당함. 그리고 자그마한 배에 누워서는 세상을 즐기고 싶다는 귀여운 소망. 세상이 녀석을 어둡게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평생 잔심부름만 하는 저부가가치 인간으로 살 수는 없어. 코도 높이고 영어공부도 하고 반드시 성공할거야." 


 성공에 대한 열망. 모든지 될 수 있다는 희망찬 말이 아니다. 어떻게든 괜찮은 남자를 잡아 신분상승을 이루겠다는 열망. 혜주의 눈에는 빛이 났다. 뻔히 다가올 상처를 알면서도 녀석은 주저하지 않았다. 친구보다는 성공. 성공을 제창하는 모든 이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 한태도. 상고를 졸업하고 녀석이 할 수 있는 것은 증권사의 잔심부름 뿐 이었다. 그렇지만, 녀석은 꿈을 꾼다. 태희가 또 다른 유토피아를 꿈꾸고, 지영이 가난을 피해 다른 세상으로의 회피를 꿈꾸듯 혜주는 안정되지 못한 가정을 뒤로한 채 보다 나은 삶을 꿈꾼다. 눈물을 흘리며 도심 속에 갖힌 녀석의 모습을 보고서 영화를 끝맺는 것은 너무 가혹했다. "잘 지내고 있지"? 


“고흐는 평생 한 장 밖에 그림을 팔지 못했다.아무도 고흐를 알아주지 않았고, 너무나 외로워서 자기의 귀를 잘라버렸다.나는 그를 이해할 수 있다.그처럼 살게 될까 두렵지만,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외로움 따윈, 난 견뎌낼 수 있다.” 


 세상에 던져진 나이 20살. 그 정서를 기억하며 살고 싶다. 어른이 되려는 내 모습이 너무도 낯설다. 이렇게 고양이를 부탁해를 쭉 훑어보니 어쩜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이렇게 잘 맞는지 모르겠다.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며 세상을 계산하는 내가 되면 된다고 생각했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웃으면서 답을 찾는 것. 그걸 꿈꿨다. 갑작스레 답을 요구하는 현재의 상황이 견딜 수가 없다. 어렵다. 관계를 정의하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찾아가는 내 못남이 힘들다. 

 

 

 지영이 헤주, 태희 , 비류, 온조 내 친구들 언제 한번 보자.

 그때까지 몸 건강히 잘 지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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