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공식’, 나와 너를 더하면 행복한 나였던 그 때
4월 17일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제 3회 피지컬씨어터 페스티벌의 참가작으로 극단 ‘연인’의 ‘사랑공식’이 공연되었다. 신체극 ‘사랑공식’은 남녀의 연애를 소재로 다룬 작품으로 연인의 복잡미묘한 관계와 그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사랑은 언제나 그렇듯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초반의 다소 수선스러운 분위기가 정리되고 암전이 걷히니 “여기”, “어디”, “혜화동”, “알아” 라는 대사가 들린다. 수줍어서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입을 뗀 배우들의 표정을 살피니 볼이 빨갛게 물들어 있다. 보는 사람도 조심스럽게 만드는 장면이다. 극단 ‘연인’이 전하는 ‘사랑공식’은 나와 네가 더해져서 만들어진 사랑이 서로에게 닿았다가 떨어지는 시간을 따라가며 스케치한다.
- 소품의 활용성이 뛰어나 주제의 상징성이 잘 드러났다.
달콤한 사랑의 느낌을 표현한 장면에서 꽃, 작은 종이학, 카메라, 반지 케이스 등 아기자기한 소품이 ‘사랑공식’에 필요한 항으로 적절히 배치되었다. 사랑이 막 싹트기 시작했을 때 남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잘 담아낸 소품들이었다.
- 배우들이 추는 군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극의 흐름을 부드럽게 연결시켜 주었다.
벽과 바닥을 치는 한명의 배우의 연기로 극이 열리는데, 그 때 그 배우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부드러운 팔동작이 부각된 몽환적인 느낌의 군무를 춘다. 그 모습이 마치 커다란 세포가 분열했다 결합했다를 반복하는 모습처럼 보여서 극의 도입을 매끄럽게 이끌었다. 또한 극의 중간 중간에 시간차를 두고 반복적으로 사용된 군무는 연애기간 동안 사랑하는 남녀 사이의 심리적인 거리가 상징적으로 표현되었다. 결국 군무가 내용 전환 시 장면과 장면을 이어주는 드라마틱한 요소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해 낸 셈이다.
- 짧지만 호소력 짙은 단편적인 대사가 ‘피지컬씨어터’ 참가작의 성격에 잘 맞아 떨어졌다.
‘사랑공식’에서는 남녀 주인공들이 짧은 대사를 독백하듯 툭툭 내뱉으며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 때 사용된 대사는 “여기”, “제발”, “보고 싶어”, “난 너고 넌 나야” 등 길어도 4구절을 넘지 않는다. 마치 말줄임표가 그 짤막한 단어들 뒤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듣는 이에게 먹먹한 여운을 던져준다. 역시 구구절절하고 장황한 말보다는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한 마디의 함축적인 말이 사람들의 마음을 강하게 울린다.
신체극 ‘사랑공식’은 텔레비전에서 줄기차게 만들어내는 잘생기고 예쁜 배우를 내세운 그렇고 그런 연애 드라마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깊은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나 더하기 너’ 는 ‘행복한 나’였던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연분홍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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