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했던 봄바람이 어느덧 무덥게 느껴진다. 여름이 오고 있다는 신호다. 여름은 땀나는 계절이다. 최근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 몸에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일부러 땀을 흘리는 사람도 많다.
높아진 기온 때문에 땀이 난다면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성인들은 보통 하루에 평균 600~800ml 정도의 땀을 흘린다. 하지만 요즘 같이 기온이 높은 날 야외 운동을 한다면 이보다 더 많은 땀을 배출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흘리는 땀, 과연 피부에 좋기만 하는 것일까.
▲땀은 왜 흘리나
땀은 99% 물로 구성돼 있고 나머지는 나트륨(Na), 염소(CI), 칼륨(K), 마그네슘(Mg) 및 암모니아의 이온으로 돼 있다. 물을 제외하면 나트륨과 염소의 화합물인 소금(NaCl)이 대부분이어서 묽게 탄 소금물이나 다름없다. 땀의 소금 농도는 약 0.4~1% 정도다.
땀은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 몸의 냉각수라고 할 수 있다. 체온조절의 약 80%를 땀이 담당하는데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전신에 퍼져 있는 약 300만개의 땀샘에서 땀을 분비시켜 열을 발산하는 것이다. 때문에 더울수록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몸의 작용인 셈이다.
땀을 흘리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열이지만 이외에도 놀라거나 긴장을 할 경우 교감신경계가 흥분해 땀이 나는 정신적 요인과 매운 것을 먹었을 때 그 자극에 의해 얼굴에서 땀이 나는 미각적인 요인도 있다.
▲피부에 좋을까? 나쁠까?
땀은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하지만 땀의 역할은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먼저 땀은 피부의 건조함을 막는 역할을 한다. 천연화장수와 다름없는 땀은 피부의 건조함을 막는데 매우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또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운동이나 다른 신체 움직임을 통해 피부의 대사율을 높여주면 그동안 몸에 쌓여 있던 납이나 카드늄 등의 중금속 및 노폐물이 땀과 함께 배출된다.
이와 함께 피부 각질의 탈락과 재생을 돕는다. 운동 등으로 땀을 흘리면 피부 표면에 대사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혈액순환도 함께 활발해진다. 활발한 혈액순환은 피부를 윤기 있게 가꿔주고 세포생성을 촉진해 새로운 피부세포를 만들어 기존 각질들을 탈락하게 만든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땀의 산성분이 문제다. 아토피성 피부염 등 염증성 질환이 있는 피부에서 땀에 들어 있는 산 성분은 모공벽을 자극하거나 모낭벽을 얇게 해 정상적인 모공의 대사를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땀은 모공이 쉽게 막히는 여드름, 아토피 피부에 더욱 안 좋고 심할 경우에는 모공벽이 파괴돼 여드름이나 아토피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화장을 한 채 흘리는 땀은 피부에 치명적이다. 무더운 여름은 피지와 땀을 분비시켜 세균번식에 좋은 여건을 만들고 강한 자외선의 영향으로 여드름은 더욱 악화되는 환경여건을 갖추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화장까지 하게 되면 피부는 피지와 땀, 화장품, 먼지 등으로 범벅이 돼 모공이 꼭꼭 막혀 버리는 것이다.
그럼 건강하게 땀을 흘리기 위한 방법은 우선 여드름이나 아토피가 심한 경우에는 야외에서의 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땀을 흘리고 난 후에는 세안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사우나로 흘리는 땀은 칼슘, 칼륨, 마그네슘, 인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이 외부로 빠져나가고 수분 부족과 전해질 균형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600~800ml 정도의 땀을 흘리지만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는 그 이상도 배출할 수 있다. 많게는 1ℓ, 강도 높은 운동이나 훈련을 받을 경우에는 2~3ℓ까지 땀을 흘리게 된다. 따라서 땀을 흘리고 난 후에는 항상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땀이 부르는 피부질환들
땀을 흘리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며 또 적당한 땀은 피부에도 좋지만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땀은 반갑지 않은 불청객들을 불러오기도 한다.
먼저 땀띠는 땀샘이 막히면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 땀이 주위의 피부 아래로 배어들어가 염증과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다. 주로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어린이나 비만인 사람, 또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땀띠를 가볍게 여기지만 땀띠가 피부에 넓게 퍼졌을 경우 정상적인 체온조절에 지장을 줘 몸에 열이 계속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땀띠가 발생하면 자주 씻어야 한다. 단 피부에 자극적인 비누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면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고 통풍이 잘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액취증은 겨드랑이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말한다. 우리 몸에는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 두 종류가 있다. 액취증은 겨드랑이의 아포크린샘 작용과 관련이 있다.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지질, 중성지방, 지방산,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다. 분비 직후의 신선한 땀에는 악취가 없으나 피부의 표면에 있는 세균으로 분해돼 저급 지방산이 생기면 비로소 악취를 내게 된다. 냄새가 심하지 않다면 항균비누로 자주 씻고 털을 제모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냄새의 정도가 심하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발 냄새는 에크린 땀샘에서 나온 땀이 피부에 있는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해 피부 각질층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이소발레릭산이 주범이다. 무좀이 있거나 갑상선 질환, 신경계통의 질환으로 땀이 많을 때도 심한 냄새가 난다. 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잘 씻은 다음 발을 완벽하게 건조시켜야 한다. 만약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 냄새가 계속 나면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요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다한증은 몸 전체에서 땀이 나는 전신 다한증과 손·발·겨드랑이·얼굴 등 한정된 부위에서만 발생하는 국소성 다한증이 있다. 대개 자율신경계 이상이 원인으로 환자의 25% 정도가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원인이 되는 땀샘을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레이저 땀샘흡입술과 리포셋 흡입술, 고바야지 절연침 시술 등이 활용되고 있다. 손이나 발과 같이 땀샘 흡입이 어려운 부위는 보톡스를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땀은 신경의 신호전달에 의해 에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데 신경독소인 보톡스를 이용해 이 과정을 차단함으로써 땀 분비가 억제된다.
최용선 기자 cys4677@asi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