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종목 채택된 2010년 아시아경기 참가 꿈
김양희 기자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크리켓팀 드래곤즈는 국내 최초의, 그리고 국내 유일의 순수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크리켓팀이다. 2001년 외국인 강사 메튜의 교양수업 영향으로 결성된 뒤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는 24명의 학부학생으로 구성돼 1주일에 3차례씩 훈련을 하고, 주말에는 아디다스리그컵에 참가해 영국·호주·뉴질랜드·인도·파키스탄·스리랑카 출신들로 구성된 다른 8개 국내클럽팀과 자웅을 겨룬다.
드래곤즈 주장을 맡고 있는 이화연(24·스포츠과학부3)은 “함께 크리켓을 하는 외국사람들 중에는 기업사장도 있지만, 일용노동자들도 있다. 그들과 교류하면서 한국 문화를 알리고, 그 나라 문화도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실력이 모자라 지금껏 리그 참가 성적은 승없이 전패.
한국에는 생소한 스포츠이다 보니 국내에서는 공 하나 구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세계크리켓협회의 도움으로 올해부터 호주에 있는 기업체로부터 장비를 지원받게 됐다. 지원받은 물건을 찾으러 갔다가 세관에 걸려 40만원의 세금폭탄을 맞기도 했지만, 반짝반짝 윤이 나는 새 장비들을 보면 뿌듯하기만 하다. 작년까지는 방망이 2개로 경기를 해서 행여나 방망이에 금이라도 갈까 정말 애지중지했다.
크리켓의 묘미는 뭘까. 김으뜸(21·스포츠과학부1)은 “야구보다 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야구 방망이와 달리 크리켓 방망이는 넓이가 있어 아마추어라도 공을 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김현수(19·스포츠과학부1)는 “국내 유일의 크리켓팀으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처음 간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크리켓 본연의 재미보다는 개척자로서의 즐거움이 있다는 얘기였다.
드래곤즈팀은 지난 3월 열린 필리핀 국제크리켓대회에 한국대표격으로 참가해 1승4패의 성적을 올렸다. 다이빙캐치 등 악착같은 수비와 끈질긴 공격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과 관중으로부터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들의 꿈은 크리켓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참가. 그러나 대한체육회조차 잘 모르는 종목이라 이들이 앞으로 뚫고 나가야 할 관문이 만만찮다. 이 주장은 “우선 다른 대학에도 크리켓팀이 생길 수 있게 홍보를 많이 할 생각”이라면서 “대학팀이기는 하지만 일반인들도 크리켓을 하고 싶다면 누구든 팀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