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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송상희 |2008.09.10 23:45
조회 89 |추천 0


아바의 음악은 이성과 감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진 미의 결정체이다. 베니와 비요른이 마추피추의 석성처럼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견고하게 쌓아올린 소리의 벽 위로 청명한 하늘을 닮은 아그네사의 소프라노와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프리다의 메조소프라노가 울려퍼지면 좋은 음악을 들을 때의 감동에 완벽에 가까운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경외감까지 더해진다.

 

팝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혼성밴드로 기억될 아바의 음악이 뮤지컬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뮤지컬의 기본이 되는 음악의 우수성은 두말하면 입아프고 베니와 비요른이 70년대 중반부터 뮤지컬을 위한 곡들을 작곡해왔기 때문인지 특별한 편곡이 없어도 아바의 음악은 작품에 매우 잘 녹아든다. 하지만 뮤지컬의 성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아주 많이 실망스럽다.

 

 

뮤지컬의 현장성은 관객의 감성지수를 끌어올려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영화 관람료보다 열 배 이상 비싼 티켓값은 '안즐기면 나만 손해'란 본전찾기 본능을 강하게 발동시키기 때문에 스토리 전개상 어지간한 흠은 배우들의 열창과 군무, 관객들의 환호로 뭉게버리곤 한다.

 

하지만 영화는 다르다. 스크린 위에 비춰지는 그림과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는 현장의 그것이 아니다. 아무리 황홀한 뮤지컬의 무대를 충실하게 재현한다고 해도 그 현장감이 100%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 영화라고 해도 이렇게 설득력 없는 내용전개와 매력없는 배우들의 모습을 단지 좋아하는 음악이 삽입되었다는 것만으로 좋게 봐주긴 힘들다. 특히 노래에 끼워맞추기 위해 넣은듯한 억지스런 장면들은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그리고 도저히,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노래실력들... 전문 뮤지컬 배우도, 가수도 아닌 배우들에게 프리다와 아그네사라는 세기의 보컬들만큼의 실력을 보여달라는건 말도 안되는 요구이긴 하지만 딸려도 너무 딸린다. 특히 피어스 브로스넌은 최악이다. 영화를 통해 아바의 노래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못느낄 단점일지도 모르겠다. 아바의 오리지널 버젼을 골백번 들은게 죄라면 죄다.

 

메릴 스트립이 혼자 The winner takes it all을 부를 때 딱히 연기를 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닌데다 노래마저 짧은게 아니라서 상당히 오랜 시간 뻘쭘해하던 피어스 브로스넌은 안습중의 안습...

 

그나마 노래실력도 외모도 가장 나았던 아만다 시프리드의 귀여움과 당돌함이 영화를 많이 살렸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온 아만다의 I have a dream은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듣기 좋았다.

 

아바의 음악이라도 없었다면 이 시나리오로 무슨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그들의 노래 제목대로 Thank you for the musi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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