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교과서 개편 논란…"특정 정파 의견에 오염돼서야"
중앙일보가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인 지난 18일 창간 특집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25.4%로 조사됐다. 추석 연휴를 민심 회복의 계기로 삼으로 했던 여권의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중앙일보는 7월14일 조사 당시 22.9%보다 오른 것을 강조하고자 1면 기사에서 지지율 상승 곡선 그래프를 싣기도 했다. 그러나 촛불 열기가 이어졌던 7월 조사와 비교해도 2.5% 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 상황이다. 오차범위 내의 결과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정부 권력기관이 촛불 '강제 진화'에 뛰어들었지만 민심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민심의 뒷받침 없는 이명박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는 강도를 더하고 있다.
뉴라이트, 교과서 개편 주장 힘 싣는 한나라당
▲ 한겨레 9월22일자 6면
최근에는 교과서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상황이다. 교과서 개편은 뉴라이트 세력이 주도했으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힘을 실어주면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뉴라이트 교사연합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어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고, 전교조 출신의 교육감 후보와 박빙의 승부 끝에 공정택 교육감이 당선됐다. 이제 10년 동안 좌 편향된 교육계의 구석구석을 바로잡는 일에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 교사연합은 “특히 김일성주의에 영향받고 부화뇌동된 사회세력과 학자들에 의해 변형되고 조작된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촌각을 다투어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라이트 세력은 이념편향 개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역으로 이념편향 교육을 시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사실 관계도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뉴라이트 교사연합은 공정택 교육감과 박빙의 승부를 펼친 주경복 후보를 ‘전교조 출신’이라고 규정했으나 주경복 후보는 교사들이 가입하는 전교조와 무관한 대학교수 출신이다.
좌우 이념 논쟁 부추기는 이명박 정부
▲ 경향신문 9월22일자 5면.
한나라당은 뉴라이트 세력의 의견을 참조하며 교과서 개편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의 기록, 특히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 내용은 정치권력의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만 역사책을 ‘대선 전리품’으로 여기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 개편을 주장하는 이들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군사 독재 정권을 미화하는가 하면 근현대사를 보수 기득권 세력의 입맛대로 바꿔 놓으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이러한 행위는 전통적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역사’에 칼질을 해대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뉴라이트 이념을 주입하려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반발을 자초했다.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통일부,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한나라당 심지어 경제단체까지 나서서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를 개정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세계 금융불안과 경기침체로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국정을 좌우이념논쟁의 장으로 몰아가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실패한 정권이라는 비판 국면을 전환위한 술수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교과서, 특정이념 주입하는 수단 돼선 안 된다"
▲ 서울신문 9월22일자 사설
이지안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정부의 성향과 이념에 따라 교과서를 뜯어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실에 기초해 기술해야 할 역사교과서를 정부의 입맛에 따라 기술하려는 시도는 결국 제 입맛에 맞는 국민을 훈육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에 대한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은 보수성향의 자유선진당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9일 “공(功)도 역사요, 과(過)도 우리의 역사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가 달라져서야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22일자 사설에서 “교과서는 우리의 2세를 가르치는 교재다. 공통되고 보편타당한 사실과 가치를 기반으로 해야지 특정이념을 주입하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면서 “교과서가 특정 이념이나 정파의 의견에 오염되는 것은 국가 정체성 정립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과서는 국민의 공감대를 사는 범위에서 공평하고 균형잡힌 시각에서 기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