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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화 차관의 "불법", 유모차 부대의 "불법"

이강율 |2008.10.14 12:29
조회 138 |추천 0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만이 아닌 모양이다.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경향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렇다. 정부가 이봉화 차관의 쌀직불금 뷸법신청 사실이 드러난 후 자체 조사를 해 본 결과 100명이 넘는 고위 공무원이 쌀직불금을 신청했거나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7월 말 현재 고위 공무원단이 1504명이니까 100명이라면 엄청난 숫자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엄청난 숫자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그래도 닫자. ‘경향신문’ 보도가 ‘알려졌다’로 돼 있으니까 쌀직불금에 눈독을 들인 고위 공무원의 면면이 드러날 때까지 일단 입을 닫자.

이봉화 차관의 경우만 말하자.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명박 정부의 ‘법질서 확립’ 실태가 어떠한지를 재는 데 부족함이 없다.

 

 

법을 어겼다. 농사를 짓지도 않는데 자경확인서를 작성하고, 이 서류를 갖고 쌀직불금을 타려고 했다. ‘자경농’을 ‘소유 농지에서 농작물 경작 또는 다년생식물 재배에 상시 종사하거나 농작업의 2분의 1 이상을 자기의 노동력으로 경작 또는 재배하는 사람’으로 규정한 ‘농지법’을 어긴 것이다. 쌀직불금 지급대상을 ‘지급대상 농지에서 논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으로 규정한 ‘쌀소득보전법’을 어긴 것이다.

 

그런데도 말이 없다. 청와대는 이봉화 차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다. “인신에 관해 함부로 말하기도 그렇고, 아직은 확실한 방향이나 입장이 정해진 것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도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는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말만 나왔을 뿐이다.

 

이치에 맞지 않는다. 청와대의 ‘묵묵부답’은 불법행위 엄단을 강조해온 그간의 입장에 부응하지 않는다. ‘제가 후에 치국’이라는 공자님 말씀에도 합치되지 않는다.

 

그뿐인가. 경찰 방침과도 호응하지 않는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말했다. 어제 국정감사장에 나와 유모차 부대에 대해 “채증사진과 동영상 등 증거자료를 다 갖고 있으며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와 차량 흐름과 물대포 진로를 방해'한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엄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실상이 이렇다. 경찰은 평범한 주부의 ‘소소한’ 행동(이 행동이 정말 불법인지, 경찰 수사가 정단한지는 논외로 하자)조차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고위 공직자의 불법행위에 입을 닫고 있다.

 

도대체 이 이율배반적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제 식구 감싸기일까? 농지를 불법취득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을 유임시켰던 것처럼 경질 요구를 묵살하려는 걸까? 아니면 조율하는 걸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봉화 차관에 대한 인사조치의 시점과 상황을 재는 걸까?

 

어떤 경우라도 상관없다. 청와대의 속내가 어떤 것이든 그건 중요치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청와대의 묵묵부답이 결과적으로 청와대의 발밑을 파헤치고 있는 점이다. 법질서 확립 주장을 스스로 훼손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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