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만히 앉아 컴퓨터를 두드리다가
내 또래의 아이들 이야기를 듣는데
그냥 갑자기 나에 대한 모든 것이 싫어지기 시작해서
너무 서러운게 많아서 눈물이 마구마구 났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나에게 나쁘게 대하는 것은 없다.
주위에 그 누구도 내게 해코지하지 않았고, 질타한 사람도, 비난하는 사람도 없다.
단지 그냥 나는 내가 싫고, 부끄럽고. 미안하고 슬프고.
가끔 생각한다. 아무데도 가지 않는 편이 나을 뻔했다고.
그냥 내 자리를 꿋꿋히 지키고 우물안에서 행복한 편이 나았다고.
아무것도 보지않고, 듣지도 않고, 만나지도 말아야했다.
작은 박스안에 웅크려 앉아있는 것마냥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쉬는 일이 괴롭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찾고, 또 그것을 간절히 하라고 했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뭘까.
수많은 것들 가운데에서 내게 평안을 가져다 줄 그 '무엇'은 어디에 존재할까.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누릴 재화를 얻기위해서.
이렇다할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 괜찮은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서.
학점.토익.외국어.성품.경험.존경심.가정환경..
그래, 나는 경제력이 모든 것을 뒷받침해주는 사회에서 살아가고있고, 그에 걸맞게 적당히 세속적인 삶을 산다.
스타벅스를 좋아하고, 명품을 모방해 만든옷을 입고, 높은 하이힐을 신고, 멋진 자동차를 탄 남자를 돌아보고, 떠다니는 가쉽을 이야깃 거리로 삼고.
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은 '재화'로 얻을 수 있다.
맛있는 밥, 한끼식사후 달콤씁쓰름한 한 잔의 커피, 가끔마시는 시원한 맥주한잔에 치킨 한 마리, 친구들과의 수다, 잠자기전 읽는 책 한권, 학교갈때 끌고다닐 잘빠진 차 한대, 베이비돌드레스, 루부탱 하이힐, 명품백, 날씬한 몸매, 또렷한 이목구비, 멋들어지는 해외여행, 갓 출시된 따끈한 핸드폰, 아이팟 .. 그 어느 하나 돈 없이 살 수 없는 것이 없다.
심리적 안정 아름다운몸매 예쁜얼굴 뛰어난 재치, 풍부한 경험담. 이들 중 어느하나라도 돈으로 살수 없는 게 있을까?
이제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는 시대인 거다.
나는 그 안에 살고있고, 적당히 동화되어있다.
세계가 싫다고 우주로 떠나서 살 수는 없다.
사람이 싫다고 사람을 떠날 수 없고 밥없이도 살 수 없고, 물 한방울 마저도 돈과 바꿔야만 마실 수 있다.
그런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혹은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는 내가, 그런 것들에게서 정말로 한치의 미련도 없이 떠나서 살 수 있을까?
아니면, 정말 꿈이라는 건 꿈만으로 끝나야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걸까?
내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게 해주고 싶다.
하지만, 바보같은 변명인 줄 알면서도 나는 나를 억누른다.
"그 전에 너는 해야할 게 너무나 많아,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다구." 라고 되내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