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정신 계승을 명분으로 시민ㆍ노동단체 연대기구인 민생민주국민회의가 출범했다. ‘반(反)이명박 세력을 광범위하게 결집해 1% 특권층 정책을 끝장내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출사표다. 나아가 이 정부가 국민 의사를 무시하면 연말에 대규모 비상시국대회를 열 수도 있다며 엄포를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금 우리 경제는 누란의 위기 상황이다. 금융ㆍ외환시장이 요동을 치다 못해 점차 실물 쪽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도 헤쳐나오기 쉽지 않은 처지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3%, 내년 2% 성장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 쏟아져나온다.
이런 혼란한 틈을 타 촛불을 다시 켜든 이들의 생각은 무엇인가. 이 참에 나라를 뒤집어보자는 불순한 세력 아닌가. 지난번 촛불시위를 주도한 실천연대가 김정일에게 충성서약한 것이 드러난 지금 별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근본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후렴구처럼 내뱉는 1% 특권층은 무엇이며, 무시당했다는 국민 의사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만에 하나 촛불집회 해산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결론에 고무돼 있다면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이번 인권위 권고는 범법자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은 유지돼야 한다는 지극히 원칙론적인 결론일 뿐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과 폭력은 민주사회에서 정당화될 수 없다.
일부 정치권이 이에 편승하는 것은 더 한심하다. 원내 제1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도 대거 이 집회에 참석했다. 촛불 세력과 공조해 정치적 이득을 꾀해 보겠다는 얄팍한 생각이다. 그런 자세라면 배지를 떼고 그 자리에 가야 한다. ‘국내은행 외화표시 채무에 대한 국가 지급보증’ 동의안이 겨우 상임위 논의에 들어가는 등 당장 산적한 국가적 현안은 뒷전에 두고 촛불의 향수에 연연하고 있다면 더 이상 국민 대표 자격은 없다. 연일 정치권의 안일과 무능을 질타하는 국민의 소리를 듣기 바란다.
촛불 세력들이 ‘차라리 청산가리를 털어넣겠다’며 국민들을 위협했던 미국산 쇠고기는 그 판매량이 연일 급증하고 있다. 9월만 해도 수입량이 126% 늘었다. 국민들이 진정 바라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촛불시위 재연은 타당치 않다. 더욱이 불법 시위라면 당국은 단호히 엄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