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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시절의 기억

최태중 |2008.11.02 04:55
조회 102 |추천 0

고등학교시절에는 학교수업 마지막 언저리에

hr이라는 특별활동시간을 가졌었다

내가 특별히 하고싶어서 들었던 특별활동같은건 없어서

그시절이나 지금이나

잠이 굉장히 많아서 난 편하게 쉴수있겠다 싶은

영화감상부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내기억으로 특별활동부를 담당하던 선생님의 특징은

검은 뿔테안경을끼고

평평한얼굴에 눈과 미간의 간격이 상당히 매력있던

쌍팔년시절의 민주화 데모운동을 했을법한 얼굴이었다

사실 그시절 반친구와 닮아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것같다.

(많이 놀리곤했었다)

여느 때처럼 학교수업이 끝나기를 고대하며 잠에서 깨어

어슬렁 어슬렁 hr수업을 듣기위해 다른반 교실로 이동을 하고,

오늘은 어떤영화를 보여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뒤로하고

그저 어느자리에서 잠을 잘까라는 고민과함께

반으로 발걸음을 옮겼었다

보통 특별활동수업 시간대가 낮 3시이후를 기점으로 하기에

창밖의 풍경은 온화했다

 

아, 내가 기억하는 그시절의 풍경은 막바지여름,

가을초입이 아직되지 않은시기

보일듯 말듯한 노을밑으로

운동장을 빙두른 팔랑거리는 나무들

바람은 쉬원하면서도 따뜻했던,

잠을 자기에 가장 나른한 풍경이었다.

맨왼쪽 뒤 가장자리 창가편에 앉아서

노을진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스윽'

조용히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차분히 이야기를 하다 교탁위에 올려진

검은 가죽가방에서

어정쩡한 손동작으로 지퍼를 열고

검은 비디오 테잎을

두개 꺼낸뒤

그중하나를 비디오 속으로 살포시 넣는다

(난 그모습이 엉뚱하게 귀여웠었다)

문득 노을과 어울릴만한 영화려니 했는데 

예상치 못한 애니매이션이 흘러 나온다

'어라.. 자야지'

생각하고 반쯤감긴듯한 눈으로 턱을괴고

'천공의섬 라퓨타'를 보았다

 

그런데 왜 이런글을 끄적대고 있는것인지..

잠은 뒤척이지않고

12시간동안 늘어질대로 늘어지게 자고

배는고프지만 담배한대 피고나서 샤워하던중

혹여, 따뜻한물의 감촉때문인지 고등학교시절

풋풋한 기억이 조금씩 떠올라서 인것도 같다..

 

정지된영상은 교실이 보이고

그교실로 들어가면 여름의 창이

창문틈으로 나즈막히 바람이 시원한듯 불어오고

언제나 피곤한듯 수척한 기운의 선생님은

앉아서 무언가를 적고있고

그반으로 모인 다른반친구들은

친한친구들과 짝지어 앉아

도란도란 웃음을 섞는 친구도

tv에 먹을거라도 나온마냥 시선을 꽂는친구도

나처럼 언제나 피곤한 대게의 아이들은 잠을 자는 모습도

그중 공부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보인다

점심시간 이후라 반에선 영문모를 반찬냄새들..

그건 별로 개의치않는듯

tv에서는 '천공의섬 라퓨타'가 흘러나오며,

리드미컬한 일본의 성우들이 아양과 교태로

잠을재촉하듯 떠들어대고

그와중에도 반쯤감긴듯한 눈으로 턱을괴고 나는 보고있었다

창가쪽이라 tv는 비스듬히 바깥문쪽으로 방향이 고정되어

불편한 화면을 보면서 한결같이 눈을 tv에고정한채

간간히 하품하는 내모습도

 

그 여름 기억속의 아련한 여름을

문득 기억하게되어 글을 남기고 싶어진거 같다

딱히 그립다기보다는 아련함이라 해야 맞는 내기분인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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