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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성월

박은영 |2008.11.02 07:20
조회 20 |추천 0


천주교에서는 죽어서 연옥에 간 영혼들을 위해 기도를 할 수 있다.

영혼들은 인간들과 달리 자신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상에 남은우리들과 성인들이 기도를 해주는 것이다.

이것을 뒷받침 하는 것은

천주교의 '통공(통할 통, 공 공) 이라는 교리이다.

신자들이 미사중 바치는 사도 신경의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라는 구절 중 나오는 말인데

이것은 교회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해서

서로 돕고 기도하며 서로 이 공을 나눈다는 뜻.

 

다시 말해 기도와 선행의 대가를 당사자에게만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 공동체, 즉 순례 교회, 승리 교회, 정화 교회 등에 속한, 다른 이에게도 주고받을 수 있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천상의 성인에게 지상의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할 수 있다.

또한 연옥에 있는 영혼을 위한 우리의 기도가 하느님을 통해 전달된다.

이처럼 기도나 선행이 당사자에게만이 아니라,

천국이나 연옥의 다른 이에게도 통하기에

모든 성인의 통공이라고 한다.

 

골치아픈 교리를 복잡하게 늘어놓은 것은

오늘이 '위령의 날' 이고 이번 달이 '위령성월' 이기 때문.

1년 중 특별히 죽은 이를 기억하고 기도하도록 권장하는 기간.

 

모두들 세상을 떠난 부모가, 친지가, 혹은 친구가 있을 것이다.

내게도 영혼을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존재가 있다.

마지막 부탁을 들어드리지 못해

언제나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는 우리 이모와

친분은 없었지만 계속 떠오르는 한 친구.

 

나는 사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인생' 이란 말이

아직 낯설다.

매일매일 주어지는 하루를 선물이라 생각하는 것도

새로운 날이 시작된다는 느낌탓이지

그 하루를 내가 못 살았을지도 모르는 날이라 여겨져 그런건 아니었다.

이런 나의 오만함이 한풀 꺾이게 만들고

차분한 손길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이 계절.

요즘 거리에 온통 뒹굴고 있는 낙엽이야말로

죽음의 증거가 아닌가.

한해 잘 살아낸 나뭇잎들의 시체니 말이다.

 

11월. 위령성월.

특별히, 이번 달에는 그들을 더 기억하리라 마음먹었다.

이 글을 보는 다른 이들도

이번 달은 특별히 죽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주길.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그로 인해 내 삶, 내 죽음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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