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12월이 막 시작된 어느 추운 날 아침에 죽었다.
그녀의 의식이 완전히 멀어질 때 까지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녀가 어딘가로 실려간 후,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던 오른손을 꼭 쥔 채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온 그는 베란다로 나가,
추위에 떠는 거리를 한참이나 바라본 후,
시선을 꼭 쥔 오른속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하나를 천천히 폈다.
어렴풋이 남아있던 그녀의 온기가
차가운 대지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손을 꼭 쥐었다.
이제 그의 손 안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만약 운명이란게 있다면,
나는 생각했다.
운명은 언젠가 내게 소중한 것을 줘놓고는,
또 언젠가 가차없이 그것을 빼앗아가 버릴 것인가?
아니면 벌써 이미?
나는 오른손을 꽉 쥐었다가 다시 천천히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