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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군 이상득。봉하대군의 꼴을 똑똑히 봐라!!

이강율 |2008.12.11 08:57
조회 74 |추천 1

 

이상득 의원은 18대 총선 출마를 결정하면서 “대통령의 인척이지만 공인으로 감시받겠다. 국회직·당직엔 일절 나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음지에서 동생의 성공을 돕는 ‘병풍’ ‘방파제’ 노릇만 충실히 하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의 현실정치, 특히 당내 정치 개입 흔적은 심심찮게 감지됐다.

지난 8월 초 ‘원박’ ‘월박’ 이야기가 나오던 때 한 친이계 의원이 친박계와 가깝다는 내밀한 보고를 받고, 이 의원은 즉각 해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심하게 질책하며 경고음을 보냈다. 지난 9월 초 불심을 달래기 위해 당내에서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론’이 비등하자, “어청수 청장은 잘못한 게 없다”는 말로 진화했다. 그 이후 어 청장 경질론은 잠복했다. 같은 무렵 이 의원은 직접 경북 영천 은해사 등 전국 사찰을 찾아다니며 물밑 무마작업도 벌였다.

지난달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로 ‘친박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커지자, 이 의원은 “뭘 알고 반발하느냐”고 공박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조기 귀국’ 문제가 당내 갈등의 불씨로 떠오른 지난달 초엔 이 전 최고위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을 만나 ‘내년 귀국’으로 정리했다. 진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를 상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다음날이다.

“인사는 개입했는지 안했는지 한 번 조사를 했으면 좋겠다. 안했다고 해도 안 믿을 것 아니냐”면서 일관되게 부인해온 인사 개입 문제도 종종 의혹을 살 장면들이 포착됐다.

지난 1월 말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내 한 중진 의원이 이 의원에게 특정 부처 차관 후보의 이력서를 건네는 장면이 언론에 잡힌 것이 단적인 예다. 지난 6월 친이계의 정두언 의원이 이 의원을 적시하면서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직격한 것은 인사 개입이 단순한 의혹 차원을 넘어선 징표로 받아들여졌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이 의원 정도 되면 이번 경우처럼 많은 사람들이 문건을 갖다준다. 문제는 본인이다. ‘이런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하게 잘라야 하는데, 보니까 자꾸 넣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의원을 둘러싼 비공식 권력 논란은 그가 무대 위든, 뒤든 사실상 ‘국정 2인자’로 남아있는 한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경향신문

 

시평

대통령 형제의 사병들

 

힘 있는 가문이 사사로이 거느린 군인을 사병(私兵)이라고 한다.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조선 초기까지 권신들이 사병을 거느렸다. 사병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보다는 권력자의 이해를 우선시한다. 그래서 사병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충성심이다.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10년 전이 아니라 600여 년 전 조선 초기쯤으로 되돌아 간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주군에게 충성경쟁을 하는 사병들이 판을 치고, 왕의 뒤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상왕(上王) 정치’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우선 장관들의 충성경쟁이 가히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특히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던 ‘사병’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들이 과연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이 나라의 장관들인가. 오로지 주군의 코드 맞추기에 열성일 뿐이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을 두고는 세간에서 “도대체 노동부 장관이 맞느냐”는 탄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노동부는 8일 고령자 최저임금 감액 적용, 수습근로자 감액 적용기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추진, 숙식비 감액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최저임금은 시급 3770원으로 월 78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고령자(60세 이상)와 수습근로자는 감액하고, 숙식비용도 감액하겠다는 내용이다. 고양이 눈물 정도 밖에 안 되는 노령자, 신규취업자, 외국인 노동자 등의 임금을 또 깎자고 나선다는 게 과연 할 짓인가.

이에 앞선 7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국민들이 조금만 기다려 주면 누구도 생각지 못하는, (경제 위기를) 풀어가는 특단의 방법을 만들어 줄 것”이라며 “국민들이 좀 믿어주시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문체부 장관이 자신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경제위기 대책까지 들먹이면서 막연하게 대통령을 믿어달라고 한 발언은 충직한 사병의 ‘3류 용비어천가’일 뿐이다.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환경주무부처 장관으로서는 부적절하게도 한반도 대운하의 불씨를 되살리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장관은 4일 전남대에서 열린 ‘녹색성장으로 가는 길’이란 주제의 초청강연에서 “(녹색성장을 위해) 물류 시스템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며 “여러분이 노이로제처럼 생각하고 있는 운하 문제도 어느 땐가는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3월에는 대운하 반대 의사를 표명한 서울대 교수 모임 등에 대해 “전문지식이 결여돼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6월에는 “운하 추진 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이 환경부 소관”이라고 말하는 등 대운하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환경부 장관의 소임보다는 대통령의 사병 노릇에 충실한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는 이유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관련된 이른바 ‘상왕정치’ 논란은 이 나라가 공조직이 아닌 사조직에 의해 다스려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한 이른바 ‘이상득(개혁입법 추진 난항 실태) 문건’은 ‘상왕의 사병조직’ 실체를 백일하에 드러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정권 교체이후 이 의원의 이름 앞에는 ‘만사형통(萬事兄通)’, ‘영일대군’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상징하는 수식어들이 붙기 시작했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나는 입을 다물고 있고, 국내정치는 할 일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번 문건은 그가 비선(秘線)을 통해 국정을 주무르고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 평의원이 당 지도부의 일거수일투족까지 보고받는 상황인 것이다. 권력자를 위해 복무하는 사병 조직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장관과 국회의원은 궁극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복무하는 사람들이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을 돕는 게 그들의 소임이지만, 대통령이 국민 대다수의 뜻을 받들지 못한 채 엉뚱한 길을 고집할 때조차 ‘코드 맞추기’에 앞장서서는 안 된다. 국민과 통치자의 견해가 충돌할 때 통치자의 눈치만 살피는 공직자는 일개 사병일 뿐이다.

왕조시대에도 올곧은 관료와 선비들은 백성들의 뜻을 거스르는 군왕에게 거침없이 맞섰다. 미련 없이 관직을 훌훌 털고 초야에 묻힌 이들도 많았다. 왕의 사병 노릇을 거부한 것이다. 왕조시대도 아닌 대한민국의 공직자들이 대통령 형제의 사병 노릇이나 한대서야 될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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