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곳이 아주 마음에 들거든.
봐, 이렇게 아름다운 장미들이 마음껏 일제히 피어났어.
그리고 곧 모든 것은 한꺼번에 끝날 거야.
그것이 좋은 시작이든 나쁜 시작이든,
모든 시작은 끝을 전제로 해. 얼마나 다행이야.
그리고 가장 기쁜 일은, 이 곳에 네가 없다는 거지.
어쩌면 낙원이란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
이 곳에서 난 더 이상 널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그러니까 너도 너 좋을 대로 살도록 해.
정말 미안해. 너도 알고 있지?
이렇게 헤어지는 게 가장 좋은 거야.
황경신 / PAPER 2004. 7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