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 남용으로 제 발등 찍은 이병순 사장
KBS가 어제 특별인사위원회를 열어 파면 등 중징계를 받은 사원들의 징계 수위를 대폭 낮췄다. 사측은 기자와 PD들이 이날부터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가자 이같은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자ㆍPD들은 제작거부 중단 했다. 사측은 전날 밤까지만 해도 제작거부에 대해 인사상ㆍ법적 불이익을 경고 했으나 기자ㆍPD들의 단호한 행동에 무릎을 꿇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몇가지 교훈을 얻는다.우선 이병순 KBS사장은 무리한 징계로 자충수를 두었다. 파면을 정직 4개월로 낮춘 것은 사실상 징계 철회다. 징계 자체가 얼마나 과도한 것이었는지를 자인함 셈이다. 지난 22,23일 이틀간 집단 대휴를 통한 한시적 제작거부에 나서자 태도를 바꾸었다. 결국 부당한 징계로 그는 인사권만 실추했을 뿐이다.
지난 16일 사측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사원행동'공공대표 양승동 PD등 3명을 파면 ㆍ해임했을 떄 우리는 이 징계의 성격을 방송작악을 위한 정권의 폭거라고 규정한 바 있다.징계 사유는 지난해 8월 정연주 전 사장 해임과 이병순 사장 임명을 제청한 이사회를 방해한 것 등이다.그러나 지난해 이 정권이 정 전 사장을 온갖 탈법적 방법을 동원해 몰아내고 이 사장을 앉힘으로써 공영방송의 정권 친화적 순치,곧 관영방송화를 꾀했음을 주지의 사실이다. 목적은 국민의 방송이 아닌,정권의 방송 만들기였다. 이번 제작거부는 이런 기도에 대한 단호한 반대의 표현이었다.
그런 만큼 이번 사안은 부당 파면ㆍ해직을 철회시키는 차원을 넘어 공영방송,공정뉴스를 회복하고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는 정권이 바뀌고 사장이 교체된 후 눈에 띄게 비판기능을 잃고 관제화하고 있는 KBS를 보고 있다.그런 점에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내부와 각계의 노력은 멈춰지면 안된다.방송ㆍ전파는 특정 정권이 아닌,국민의 것임을 우리는 재삼 확인한다.
2009년 1월 30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