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먼자들의 도시 (Blindness,2008)
-
부대 있을 시절 나의 사수가 강력추천 해주었던
주세 사마라구의 소설 "눈먼자들의 도시"
보려고 사놓기까지 했으나 게으름을 핑계로
책보다 영화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
영화는 일상에서 부터 시작된다.
한 남자가 차를 몰고 가는 도중 갑자기 눈 앞의 시야가
하얀색 우유처럼 차오르고 눈이 멀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 남자를 도와주었던 사람, 그를 치료한 의사 등
흑내장이라고 불려지는 이 병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세계의 석학들을 비롯해 아무도 이 병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정부는 어제 보았던 "R.E.C"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눈이 먼 사람들을 격리수용한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사람들은 알고있다.
"나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
"타인의 눈도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도 날 못보는 상황을 알게 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개의치 않고,
용변을 아무데나 보며 옷은 벗고 다니며
서로간의 신뢰조차 없다.
격리수용 된 사람들은 동물의 기본욕구인
식욕과 성욕을 참지 못하고 동물 이하의 삶을 살게 된다.
더군다나 총을 가진 한 남자가 왕을 자처하며,
그 조그만 수용소안에서 인간의 추악함은 극에 달한다.
남들이 내가 누군지 모르고,
나도 그것을 알고있다.
문제될 것은 없다.
인간의 존엄성은
남들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일까.
남들을 의식안해도 된다고 생각이 들면
나도 그들과 다를바 없는 삶을 살지 않을까.
그런 그들 중, 단 한명은 전염이 되지 않은 채,
혼자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작가는 왜 한 사람만 눈이 멀지 않는지 가르켜 주지 않는다.
다만, 각자 개개인에게 고립되고 홀로 남은 한 사람 역시
너무도 무력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러던 중 처음으로 눈이 멀었던 남자가
우연히 앞을 볼 수 있게 되고
사람들은 자신들도 곧 앞을 볼 수 있을거라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
내가 신체부위 중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눈이다.
난 가끔.. 아니,
날 아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나는 자주 사람들에게 "보고싶다"고 얘기한다.
본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너무도 중요하다.
너무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보지 못한다는 것은 고문이 아닐까.
소중한 것은 잃어봐야 그 소중함을 느낀다고 한다.
눈을 잃은 사람들은 너무도 많은 것을 잃게된다.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손으로 만지는 촉감과 목소리로 밖에 느끼지 못한다.
볼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소중한 것이다.
난 잠시 눈을 감고 나의 소중한 사람을 떠올렸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나의 눈이 너무도 잘 보임에,
그 소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