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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살인범’ 고리 사채 특단 대책 세우라

배규상 |2009.04.13 16:43
조회 101 |추천 0

 

‘서민 살인범’ 고리 사채 특단 대책 세우라

 

 

악질 사채업자를 찾았던 한 여대생이 술집 접대부로 전락했고, 이를 안 아버지는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300만원을 빌린 게 비극의 발단이었다고 한다. 연리 300%가 넘는 초고금리 탓에 빚은 1년 만에 1500만원으로 불어났고, 사채업자는 여대생을 룸살롱에 넘겨 성매매를 시킨 뒤 화대를 가로챘다.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는 빚이 6700만원까지 불어났다니 기가 막히고, 꽃다운 여대생이 이런 일을 당해야 했으니 가슴이 막힌다. 멀쩡한 부녀를 파탄으로 몰고 간 불법 고리 사채는 얼굴 없는 살인범이나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부녀의 죽음이 더욱 암담하게 다가오는 것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비극이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 속에 금융권 대출을 받지 못하고 사채업자를 찾는 서민들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10단계로 구분되는 개인 신용등급에서 7~10등급의 저신용자는 지난 1월 말 현재 814만명으로, 2007년 말보다 51만명이나 늘었다. 저신용자는 급증했으나 그나마 이들에게 대출을 해주던 제2 금융권이나 대부업체는 경기 악화로 돈줄을 더욱 죄고 있는 실정이다. 갈 곳 없는 서민들은 결국 고리 사채업자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악덕 고리 대금업자의 덫에 걸려 가정이 파탄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녀의 비극에서 보았듯이, 일부 악덕 사채업자들은 매춘이나 장기매매 협박 등의 인격 파괴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불법 고리 사채는 이제 기존 방식으로는 그 폐해를 막을 수 없다. 가정파괴범 못잖은 흉악 범죄로 간주하고 당국은 특별한 의지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처벌의 강도를 높임은 물론, 대안금융을 비롯해 저신용자에게 대출 길을 열어주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09년 4월 11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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