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를 한편 보았다.
흔하지 않게,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인생은 아름다워 (LA VITA É BELLA, 1997)
배경은 1939년, 광란의 파시즘의 물결이 거세던 이탈리아에 사는 유태인 귀도의 사랑과 희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유례없이 획기적이고 경제적인 대량살상을 가능하게 했다는 ‘가스 샤워’.
각자 수많은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을,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여진 유태인들의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장면에서
나는 영화를 멈추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홀로코스트”
과연 인간에게는 다른 생명을 앗아갈 권리가 있는 것일까.
바람을 쐬러 호숫가로 산책을 나갔다. 빵 부스러기를 던져주니, 온갖 새들이 모여든다.
흑조, 오리, 까마귀, 갈매기, 비둘기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여러 새들까지
이곳은 새들이 참 많다.
그리고 그 옆에 누워 산책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벌리 그리핀 호수를 배경으로 한 편의 그림이 된다.
문득 기억이 난다, 20년 전 쯤엔 서울도 그랬다.
공원에 가면 잔뜩 몰려있는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고 그들과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얼마 전 정부에서는 비둘기를 유해동물로 지정했다.
세균 가득한 배설물이 비위생적이고, 주요 문화재를 포함한 각종 건물 부식의 원인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지자체장의 허가만 있으면 누구나 포획할 수 있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들에게도 삶의 욕구가 있을텐데, 그들에게도 가족이 있을텐데...
내가 비둘기라면, 내가 2차대전때 이탈리아의 유태인이라면 어땠을까?
과연 인간에게는 다른 생명을 앗아갈 권리가 있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