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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후에 가지게 되는 업보(허무)

이의연 |2009.05.11 21:59
조회 520 |추천 0

예전에 '사람이라면 가지게 되는 업보(고독)'이라는 글로 찾아뵜던 광대창입니다.

시작할게요.

 

사람은 많은 방법들로 많은 이별을 하고 산다.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상사와의 인사,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아쉬운 작별인사, 그리고 정말 사랑했던 이와의 연인관계를 청산하며 서로에게 하는 인사까지. 정말 수없이 많은 인사들 사이에서 우리는 이별이란 행동을 하게 된다.

 

내일 또 보게 될 친구와 하루를 마치는 작별인사(이별)를 하고 난 후 서로의 집으로 가는 길에도 우리는 많은 감정들을 느낀다. 같은 방향으로 가던 친구와 낄낄거리며 주고 받던 농담이 사라진 걸음걸이는 표정에서도 나타난다. 무미건조하고 허무하다.

사랑한다는 말을 서로 주고받던 사이의 연인. 서로의 관계를 끝낸다. 누구하나 서로를 붙잡지 않는 상황. 하루 일과가 끝나면 늘상 애인을 집에 데려다 주던 그 시간. 하지만 이별함으로서 30분 혹은 1시간 일찍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마찬가지로 허무하다.

작고 큰 이별사이에서 작고 큰 허무를 느끼는 일상이 반복되다보면 사람들은 니힐리즘(허무주의)에 빠진다. 행동을 하기에 앞서서 동기부여를 하기 힘들어진다. 크고 작은 허무가 쌓여 다른 일을 하기도 전에 허무함이 목을 옭아 맨다.

 

나는 심심하지만 은은한 연애가 좋았다. 너무 깊게 박히지도, 자국을 남기지도 않고 그저 향기만을 남겨놓고 서로에게 이별을 고하는 그런 연애가 좋다. 그런 연애는 항상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서로 정리한 후 다른 연인을 만나기도 그런 연애가 편했기 때문이다. 깊게 사랑하다가 생기는 상처는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도 있다.

 

그러던 어느날 가벼운 허무들이 가슴을 가득 채운날이 있었다. 예전에 깊게 상처입었던 상처가 다른 이들의 향기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심적 상태가 가벼운 허무들의 모임에 깨끗이 비워져 버린 것. 결국 남아있는것은 상처 뿐이었고 깊게 사랑했던 사람의 흔적 뿐이었다.

 

그것은 마치 폐관한 낡은 박물관을 돌아다니는 기분이었다. 몽롱한 얼굴로 먼지가득한 기억속을 휘적휘적 걸어다니는 꼴이란. 한동안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다가도 갑자기 울컥할때가 있었다. 꾸역꾸역 눈물을 참을때가 있다. 아마 누구나 다 그럴것이다. 잊고 있었던것들. 을 다시 꺼내어 보면, 좋은 일이건 나쁜일이건, 슬픈 일이건 행복한 일이건 눈물이 날때가 있다.

 

허무란 것은 감정을 비우게끔 만든다. 잡스런 감정을 쓸어내 버리게 만든다. 그리고 진정 남아있는 자기자신조차도 속이고 있던 진심을 뚜렷하게 직면하게 만든다. 허무란 감정은 좋은것도, 좋지 않은 것도 아닌 그 존제자체만의 의미를 가진 감정이지만, 사람들은 허무를 무조건적인 악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가끔 그렇게 눈물이 날때. 자신의 진심을 차한잔, 혹은 술한잔과 함께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기를 권한다.

 

진심은 후회할 일을 만들기도 하지만, 후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다시 새롭게 정리해 주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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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글을 쓸 때에는 글의 결론을 내려 하지 않았지만, 결론을 내지 않고나니 당신들을 유인할 만한 글제주가 없음을 느꼈습니다. 결국 결론을 냈지만, 다음에는 또 비슷하지만 다른 감정을 가지고 좀더 재미있게 당신과 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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