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前)대통령과 장영희 교수
대한민국은 얼마 전 두 사람을 잃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상고 졸업의 학력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됐던 노무현과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소아마비 1급 장애를 극복하고
교수가 됐던 장영희가 그들이다.
둘 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꿈을 이뤘다는 점이 비슷하다.
하지만 절망과 마주했을 때, 삶의 마지막에서 보여준 모습은 많이 달랐다.
한 사람은 가족들을 남기고 벼랑 끝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른 한 사람은 계속 재발하는 암과 싸우면서도
희망을 노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사진
노무현의 절망, 장영희의 절망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들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뇌물을 받은 것이
검찰에 의해 언론에 의해 계속해서 세상에 공개되는 것에
온몸이 먹먹했을 것이다.
아마추어, 무능함으로 비판받았어도 마지막 하나로 내세울 수 있었던 일생 자부심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다.
형을 비롯하여 측근들은 구속되었다.
벼랑에 내몰린 기분이었을 것이다.
장영희 교수도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힘들게 교수가 되었는데 유방암 선고를 받았을 때는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경험을 했을 것이다.
절망과 질병을 극복하니 척수암이라고 했다.
마음 다잡고 겨우 희망으로 신앙으로 극복하고 보니,
간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을 때,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그도 하느님을 원망했을 것이다.
역시 벼랑으로 몰린 기분이었을 것이다.

장영희 교수 영정사진
노무현의 선택, 장영희의 선택
절망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 벼랑 끝에서 뒤돌아 보이는 벽이 얼마나 막막한지,
또 얼마나 외로운지.
하지만 벼랑 끝에 몰렸을 때, 바닥을 보는 사람이 있고 그래도 하늘을 보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벼랑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후자는 벼랑에 핀 꽃을 보며 희망을 노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는 많은 국민들을 보며
그런 국민들을 두고 힘들었어도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죽음이 죄를 다 지우지는 못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모질지는 않다.
처벌을 받고 회개한다면 다시 용서하고
그가 그렇게 바란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남은 이들의 선택
적어도 전직 대통령이 절망으로 죽음을 택했을 때에는 같은 국민으로 누구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 만큼
더 이상 이념이나 계층으로 분열하지 않기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언대로 ‘원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인도 그런 분열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두 분 다 영면하시길,
하늘에서는 평화를 얻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