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봉하 KBS 카메라엔 KBS 로고가 없다

서영신 |2009.05.27 15:35
조회 75 |추천 0

KBS 카메라기자들, 시민들 반발 거세지자 로고 떼내 
 
 
봉하마을을 찾은 KBS 취재진이 KBS에 대한 악화된 여론으로 취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KBS 카메라 기자들은 카메라에 붙은 KBS 로고를 떼거나 맑은 날씨인데도 비가 올 때 사용하는 카메라용 레인커버를 씌우는 등 최대한 KBS 구성원임을 감춘 채 취재를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3일, 봉하마을 주민들과 일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기자들을 향해 “그동안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며 언론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내며, 취재를 저지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조중동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인들의 취재 자체를 저지하려고 했으나, 참여정부 참모진으로 구성된 장례지원팀이 중재에 나서고 프레스카드를 만들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봉하마을에서 KBS 취재진의 수난은 조중동 기자들이 일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현장에서 쫓겨나는 등 창피를 겪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23일 분향소 주변에서 리포팅을 하던 KBS 기자는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현장에서 철수했으며, KBS 중계차도 24일 같은 이유로 분향소에서 철수했다. 이후 KBS는 분향소에서 1km 이상 떨어진 봉하마을 입구 쪽에 중계차를 다시 설치했는데, 그 옆에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블로그 <독설닷컴>을 통해 공개돼 네티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시민들을 피해 MBC 중계차 위로 올라간 KBS 기자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문제를 삼았다.

     

▲ 한 KBS 카메라 기자가 레인커버를 카메라에 씌우고 취재를 하고 있다.

 
“KBS 카메라 기자 향해 물병 던지는 등 취재 불가능한 상황”

봉하마을 취재에 참여했던 한 방송사 A 카메라 기자는 “처음에는 ‘기자들 너네가 노 전 대통령을 죽였다’고 말하는 등 언론 전체에 대한 거부감이 컸고 특히 조중동과 KBS를 문제 삼았다”며 “KBS 카메라 기자를 내동댕이치고 물병을 던지는 등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 첫 날, 일부 시민들이 KBS 중계차를 힘으로 밀어내려고 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KBS는 중계차를 뒤쪽(봉하마을 입구)으로 옮겼고, 카메라 기자들은 KBS 로고를 떼고, 레인커버를 씌운 채 취재를 했다”며 “지금도 이렇게 취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S의 경우, 시민들이 조중동을 대하는 것만큼의 살벌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많이 문제를 삼았다”고 덧붙였다.

“젊은 기자들, 회사 분위기 때문에 회의감 커”

다른 방송사 B 카메라 기자도 “KBS의 경우, 중계차를 뒤쪽으로 옮기고 카메라에 붙은 로고를 떼어내고, 레인커버를 씌우고 취재를 하는 등 KBS 취재진들이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다”며 “(시민들이) KBS 보도에 대한 반감을 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속한 언론사의 경우 취재를 할 때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며 “언론사의 로고가 보일 때면 시민들은 ‘보도를 잘 보고 있다’고 말해주실 때도 있고, 중계차 옆으로 와서 먹을 것을 나눠주실 때도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mbed width="100%" height="100%" wmode="transparent" id="sincerelymediauscokr4038389" src="http://cfs.tistory.com/blog/plugins/CallBack/callback.swf?destDocId=callbacknestsincerelymediauscokr4038389&id=403&callbackId=sincerelymediauscokr4038389&host=http://sincerely.mediaus.co.kr&float=left&" allowScriptAccess="always" menu="false"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

그는 동료 기자인 KBS 기자들이 취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 시민들이 취재를 거부하고 취재를 막고 있는 것이 심정적으로 이해는 가지만, 과잉 반응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일선에 나와 있는 젊은 기자들은 좋은 쪽으로 보도하려는 의지가 있는데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러니까 (기자들이) 많이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KBS 로고를 떼어낸 KBS 카메라.

 
KBS 카메라 기자 “많이 착잡하다”

이에 대해 KBS의 한 카메라 기자는 “많이 착잡하다”는 한 마디로 현재의 심경을 정리했다.

그는 “지금도 KBS는 봉하에서 KBS 로고를 떼고, 가린 채 취재를 하고 있다”며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라는 유행어가 있는데, 정말 안 해 봤으면 말을 못할 정도로 많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여러 방송사 가운데 유독 KBS 취재진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KBS가 노 전 대통령 서거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이병순 사장 체제 이후 보수적으로 변한 KBS 보도에 대한 불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S는 지난 24일 봉하마을의 조문 행렬을 보도하면서 조문객 수를 ‘300명’이라고 축소 보도해 기자와 중계차가 현장에서 쫓겨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또 지난 25일 밤 8시에 방송된 <뉴스타임>에서는 봉하마을 현장을 전하던 취재기자가 “전국에서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라고 전해 제작진이 공식 사과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 뿐만이 아니라 현재 KBS 내부에서도 KBS 서거 관련 보도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KBS 노무현 서거 보도는 장례보도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KBS, 이러니 시민들에게 쫓겨나는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KBS가 두려워해야 할 존재는 이명박 정권이 아니라 국민들”이라며 “공영방송 KBS가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박수받는 방송이 될 것인지, 아니면 취재 현장 곳곳에서 시민들에게 쫓겨나는 굴욕의 방송이 될 것인지는 오직 KBS 구성원들에게 달려있음을 명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KBS의 노 전 대통령 서거 방송과 관련해 KBS 프로듀서협회는 “국민의 정서와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공영방송의 앞날은 너무나 뻔하다”며 “KBS가 자멸하지 않고 국민의 방송으로 남는 길이 과연 무엇인지 사장과 경영진은 제발 심사숙고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5일 ‘누가 KBS를 공적(公賊)이 되게 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현재 KBS에서는 위로 올라갈수록 ‘눈치 보기’와 ‘알아서 기는’ 것이 현명한 생존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철거민들이 불에 타 죽어나가도, 일국의 전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져도 침묵을 강요당하는 방송이 누구에게 지지와 사랑을 받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미디어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