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경위 ‘거짓 진술’ 이제야 알았다니
경찰이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 전후 과정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발표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닷새 만이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경호원을 따돌리고 투신한 시간이 당초 발표보다 30분 쯤 전이었다고 확인했다.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직후가 아니라 한참 뒤에서야 응급조치를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은 사고 직후 노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경호원의 진술을 토대로 투신 전후의 과정을 확정된 사실로 발표했다. 그러나 산행 도중 인근에 위치한 사찰에 갔다 온 사실과 무전기 교신내용 등에서 의문점이 발견돼 추궁한 결과 경호원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호원은 노 전 대통령 경호를 잘못한 데 따른 문책이 두려워 거짓 진술을 했으나, 경찰은 아무런 의심 없이 경호원의 말만 그대로 믿고 발표한 것이다.
한 국가의 원수를 지낸 중요 인사가 비명에 숨진 것은 그야말로 중대한 사건이다. 더구나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를 받아오던 중이었다. 사안이 엄중한 만큼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했다. 경찰의 안이한 수사는 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를 자초했다. 시중에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뒤에 여러 억측과 소문이 나도는 게 사실이다. 투신 전후의 행적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며 이에 대한 진상 파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과정에 의문이 제기되자 뒤늦게 부랴부랴 재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진실은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 마지막으로 함께했고 유일한 증인이기도 한 경호원의 진술이 100%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는 의문으로 남은 최고 통치자의 죽음이 많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한 점 의문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
2009년 5월 28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