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인자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시는 모습에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내 의지력이 조금 약해졌다.
오늘 태양은 정말 뜨거웠고
내가 그동안 사람들과 함께 했었던 그 어떤 시위보다
비장했다.
수 많은 외신들이 언론의 장난질 밑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있었고
경찰추산 18만명의 인파가
그 뜨거운 땡볕 아래서
누구하나 불편한 내색없이 그분의 가시는 길을 지켰다.
보통 해운대 백사장이 피서객으로 꽉 찼을 때
100만명으로 추산한다고 발표를 한다.
지도에서 면적을 따져보지 않고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도
해운대 백사장보다
서울광장이 3,4배는 넓다.
보라.
이 인파를.
이것은 표면에 불과하다.
골목골목 꽉 찬 사람들과
입구가 막혀, 지하철 역 밖으로 나오지 못한 사람들과
상가안에서 지켜보는 사람들,
이순신 장군님이 서계신 그 곳에서부터
조선일보 건물을 넘어선 뒷 편으로 까지
꽉 찬
이 인파를 보라.
오늘
국민들은 당신에게 등을 보였다.
이것이 민심이다.
당신이 웃으며 의원들과 이야기하는
경복궁 담 건너편에서
우리는,
힘 없는 우리는,
말 없이 등을 돌렸다.
오늘
당신은
당신에게 쓴 소리를 하는 국민의 입을
숨도 못쉬게 틀어막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였다.
그 분이라면
괜찮다며,
이야기나 한 번 들어보자고....
분명
그리 말씀 하셨을 거라 믿는다.
당신은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다 늙어버린 DJ에
추도사 몇 글자 낭독하는 것 조차
허락하지 못 할 정도로...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불교 의식에 맞춰
망자를 위해 대나무로 만들어야 만장을
시위 도구로 변질 될 우려가 있다며
PVC재질로 바꾸라고 명령할 만큼...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망자의 마지막 가는 길 까지
훼방 놓으면서 막아야 할 정도로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이제
그분은
이 흑백 사진처럼
과거의 사람이 되셨다.
이 사실은 아무리 슬프다 해도 돌이킬 수 없고
누구의 목숨과 바꿔도 무효화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생각 할 것은 무엇일까.
그 분이 존경 받을 수 있던 이유중의 하나는
실천 하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
냄비라는 욕을 듣고싶지 않다면
제발 정신좀 차리고
이 건물에 들어앉은 인간들이
장난질을 못 하도록
공부하고
실천하는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