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9.5.28]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현 정부에 의한 일종의 고문치사”라고 주장했다.
송 최고위원은 2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이 정권이 일종의 권력남용과 정치보복에 따른 것 때문이라는 것이 모든 국민의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광주 시민을 학살하고 내란을 유발해서 정권을 탈취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한때 기소유예 처분을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증거도 없이 특정 한 사람의 진술에만 의존해서 2개월동안 발가벗겨서 사실상 고문을 해서 사망에 이르게한 일종의 고문치사와 같은 일을 (이 정부가) 저질렀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BBK의혹을 예로 들며 검찰의 노 전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송 최고위원은 “검찰이 지난 대통령 선거때 이명박 후보가 2000년 광운공대 강의에서 BBK란 투자자문회사를 자기가 설립을 했고 28%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자랑한 동영상이 있음에도 무혐의 처분을 했다”며 “그런데 아주 고립된 공간에 여러가지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한 박연차씨의 진술에만 의존해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두달이 넘도록 의혹을 까발렸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소환 조사를 했으면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든지 기소하든지 했어야하는데 결국 처리도 하지 않고 아들, 딸, 사위, 권양숙 여사를 다시 소환하는 일까지 벌어져 서거라는 사태를 조장했다고 비난했다.
송 최고위원은 “이런 검찰 수사에 대해서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대검 중수부장, 중수1과장등 핵심 수사 책임자들을 해임시키고 피의사실공표죄 등에 대해 사법처리까지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검찰책임자 사법처리해야
[내일신문 2009.5.23]
전직 대통령 죽음 몰고 간 ‘피의사실 공표죄’
노 전대통령의 죽음 앞에 검찰은 긴장하고 있다. 무리한 수사에 따른 책임론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을 공표하여 망신을 주고 심리적으로 압박을 계속했다며 검찰에 대한 원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23일 양산 부산대 병원에 도착하여 “검찰의 의심을 사실인양 언론에 매일 대서특필 보도하고 그것이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누구도 책임 지지 않으면서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전직 대통령을 시정잡배를 만들었다”며 언론과 검찰의 피의사실공표행위를 규탄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조사를 받아서 그 결과를 발표하면 되는데 그 혐의점을 전부 언론에 공개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참으로 감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법적으로도 피의사실 공표죄로 잘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내부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책임을 검찰이 져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직 검찰 간부는 “이번일로 책임론이 나올텐데,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수사관은 “기소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면 죄에 해당된다. 일선 수사담당자는 흘리지 않는다”면서 “지난번 명품시계 보도는 아마 고위직에서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간부를 지낸 송 모 변호사는 “검찰이 피의사실공표를 압박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된다”면서 “이번 기회에 검찰의 수사행태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수뇌부의 도의적 책임과는 별개로 피의사실을 공표한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피의사실공표죄를 적용한 사법처리를 해야 이같은 낡은 관행이 끊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중견변호사는 “이번 수사과정에는 피의사실 공표가 공공연하게 이뤄진 정황이 너무 많았다”면서 “법률상 처벌토록 되어 있으므로 해당자를 수사해 처벌해야 이같은 관행이 끊어진다”고 주장했다.
노 前 대통령 검찰 수사, 명백한 과잉수사이고, 피의사실공표죄 적용 가능
[노컷뉴스 2009.5.28]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160372
대학생이 검찰총장 등 ‘피의사실 공표’로 고발
[아시아투데이 2009.5.27]
http://www.asiatoday.co.kr/news/view.asp?seq=250902
"검찰 수사관행 개선" 한 목소리
[법률신문 2009.5.27]]
브리핑 통해 피의사실 언급… 언론서 확대 재생산
법원의 확정판결전 피의자 유죄추단으로 치명적 상처 입혀
◇ 선진외국은 엄격한 기준 아래 수사사건 브리핑
선진외국의 수사기관은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브리핑을 하지 않거나 예외적으로 브리핑을 하더라도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검사업무지침에 ‘대언론관계’라는 제목으로 17개 항목에 걸쳐 브리핑의 한계와 시점, 주의사항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피의자나 피고인의 범죄경력은 언론에 공개가 금지되고, 기소시 발표하는 보도자료에도 ‘기소범죄사실은 단순한 혐의에 불과하며 재판확정시까지 무죄로 추정된다’는 점이 명시되고 있다. 또 공보관에 의한 언론창구 단일화로 인터뷰 승낙을 받지 않으면 기자와 해당 검사의 직접 접촉이 차단되며 기자실이나 상주기자도 없다.
독일도 대변인을 통해서만 취재가 가능하고 기자의 검사실 출입이 금지된다.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브리핑을 하지 않는다. 테러등 사회이목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유언비어 유포방지 목적으로 확실히 규명된 범위내에서만 브리핑이 이뤄질 뿐이다.
일본은 종합적인 지침은 없지만 도쿄지검의 경우 수사검사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취재는 일체금지시키고 기자의 검사실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각종 영장의 열람도 허용되지 않으며, 정례브리핑 역시 오보를 막기 위한 수준에서 최소한의 범위내에서 이뤄진다.
http://www.lawtimes.co.kr/LawNews/News/NewsContents.aspx?serial=47184
[금요논단]피의사실 브리핑, 엄연한 범죄다
하태훈 | 고려대교수·법학
[경향닷컴 2009.4.23]
연일 스포츠 중계처럼 전직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상황이 방송을 타고 신문을 장식한다. 검찰이 브리핑으로 어시스트하면 언론은 슛을 남발하고 당사자는 골문을 지키느라 허둥대는 모습이다. 검찰은 오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브리핑이고, 브리핑이 없으면 언론이 작문을 하거나 앞서 나간다고 불만이다. 언론은 언론대로 국민의 알 권리라는 무기로 검찰을 못살게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사건 수사와 언론 보도가 운명공동체처럼 엮여, 피의사실공표죄의 공범이 된다. 가끔은 언론의 요구에 못 이겨 수사결과를 살짝 흘리는 것이 아닐 때도 있는 듯하다. 수사에 여론의 힘을 얻어야 할 때 그런 것 같다. 때로는 수사공적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론을 이용하기도 한다. 언론은 이를 놓치지 않는다. 최대 다수에게 최대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최상의 뉴스를 만들기 위하여 뒷산까지 올라가 망원렌즈를 설치하고 수심어린 당사자의 미미한 움직임까지도 포착하려 한다. 급기야 당사자는 제발 산을 바라보면서 집 안뜰이라도 걷게 해달라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오보 막을 최소 장치라는 검찰
검찰 수사가 다 기소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기소했다고 다 유죄판결이 내려지지도 않는다.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될 수도 있고 ‘미네르바’처럼 무죄도 선고된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구속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면 우리는 뭔가 있으니까 구속됐겠지 하면서 유죄의 심증을 갖는다. 수사기관이 공판을 청구하기도 전에 피의사실을 브리핑 형식으로 공개하고 언론이 취재내용을 덧붙여 활자화하면 우리는 유죄가 틀림없다고 단정짓는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간 데 없고 유죄 심증만 쌓이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이미 피의자는 범죄자가 되고 비난의 화살이 쏟아져 자신을 방어하기도 어렵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혹여 무죄판결이 나더라도 짓이겨진 피의자의 명예는 회복될 수 없다. 그래서 공소 제기 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면 처벌하는 형벌 규정이 있는 것이다.
혹자는 피의자가 공인(公人)이라면 국민의 알 권리라는 공익성과 공공성이 피의자의 명예나 사생활보다 우선한다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나 언론 보도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만 타당하다. 공소 제기 전에 공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수사 초기부터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피의사실을 공표할 때는 어느 정도 수사가 진척되어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히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타당한 확증과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기관도 마찬가지다. 알 권리를 빙자한 상업성이 부추기는 막연한 추측기사나 흥밋거리 기사까지 정당화시켜 주지는 않는다. 허위인지 진실인지 확인되지도 않은 예측이나 왜곡된 사실까지 알 권리의 대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금의 언론 보도는 알 권리 충족보다는 독자의 조급증과 호기심을 채워주는 데 급급한 것 같다.
수사 초기단계부터 언론에 공개하는 수사로 검찰로서도 잃는 게 많다. 언론과 여론의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되고, 때로는 불공정 시비에 휩싸이게 되며, 무죄판결이 났을 때 손해배상책임도 져야 한다. 검사가 피의사실 공표행위를 수사하고 기소할 리 만무여서 피의사실공표죄는 거의 사문화되었지만 손해배상의 판단기준으로는 살아 있다.
알권리 빙자 중계, 언론도 공범
수사기관은 수사상 비밀도 엄수해야 하고 관련자들의 인권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하여 스스로 법 위반행위를 한다면 구호처럼 외치는 ‘법치주의 확립’은 공염불이 된다. 지금처럼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하면서 죽은 권력에 칼을 겨눈다면 정당성도 잃고 신뢰도 잃는다. 언론도 입증되지 않은 혐의사실로 힘없는 권력에 대해 밤새 난도질하여 아침 신문에 펼쳐놓는 반면, 살아 있는 권력의 의혹에 대해서는 눈감아버린다면 권력 감시의 정당화 기제는 설득력을 잃게 된다. 그러니 검찰이나 언론 그리고 우리 모두 조금만 참자. 공소 제기된 후에 공개해도, 유죄판결이 확정된 후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욕을 퍼부어도 늦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