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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푸른 보석을 눈으로 즐기다!

남경직 |2009.06.19 14:47
조회 756 |추천 0
티레니아 해안 나폴리만 입구, 소렌토 반도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 카프리.
서쪽은 높이 600m를 넘는 고지를 이루고 섬 전체는 용암으로 뒤덮여 있다.
눈이 시원해지는 지중해의 쪽빛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카프리는 이탈리아 남부 관광에서 빠지면 아쉬운 관광지이다.
 




 

카프리에 내리니 그다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아니, 우리나라 동해안 어느 항구에 도착한 것처럼 익숙한 풍경이다.


카프리라는 이름이 익숙해진 것은 맥주이름 때문이지만 카프리 섬의 영어식 표기는 'Capri'이고
맥주 이름은 'Cafri'이다. 철자 한 자 바꿔서 시비를 피해가긴 했는데 덕분에 카프리란 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테니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깎아지른 듯 높게 솟은 섬의 봉우리와 절벽에 자리한 별장 등이 눈길을 끈다.



'여유'야말로 여행의 참맛
로마에서 출발해 당일치기로 나폴리, 소렌토를 엮은 남부지역 관광상품이 한국여행사에 많은데 무리해서 카프리까지 옵션으로 다녀올 때도 있다.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눈썹 휘날리게 열차와 버스, 배만 타다가 돌아오는, 길바닥에 돈 뿌리고 몸에 피로만 누적시키는 고생길이라 하겠다. 나폴리와 소렌토, 카프리, 아말피까지 둘러보는 데만도 2박3일은 투자해야 느긋한 여행이 될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아 나폴리에서는 1박2일 동안 폼페이와 카프리만 돌아보기로 했다.


나폴리 항에서 카프리로 가는 첫 배는 아침 7시30분에 있다.
민박집에서는 미리 아침식사를 도시락으로 마련해주었다. 아침 배로 카프리로 가는 여행객이 많아서 요령이 생겼나보다.
배에 올라타서 도시락을 풀어보니 제육덮밥이랑 김치가 싸져 있다. 조금 식긴 했지만 간편하면서도 든든하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공교롭게도 이탈리아 한국민박집에서 묵을 때는 항상 중국교포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머물게 되었다. 주인이 좀 시끄럽고 가끔 퉁명스럽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끔 이렇게 마음으로 챙겨주는 부분은 중국교포 쪽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동굴 속은 온통 푸른 네온 빛이다. 강렬한 햇빛이 지중해의 쪽빛 물에 반사되고 산란되어 동굴 속에 퍼지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자연의 색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푸른 빛이다.



 

떠나요~♬ 푸른 동굴 속으로~♬
카프리까지는 약 1시간 반이 소요된다.
좀 더 비싸긴 해도 빠르고 편성 빈도가 높은 쾌속선도 있다. 일정에 맞춰 선택할 일이다. 카프리에 내리니 그다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아니, 우리나라 동해안 어느 항구에 도착한 것처럼 익숙한 풍경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칭찬을 해서 일부러 찾은 카프리인데 다소 맥이 빠진다.


우선은 많은 사람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푸른 동굴을 찾아가기로 했다.
푸른 동굴은 길이 53m, 너비 30m, 높이 15m의 해식 동굴인데 밀물이 되어 수위가 높아지거나 파도가 높으면 들어가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푸른 동굴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그래서 갈 수만 있다면 꼭 가라고 로마와 나폴리 민박집 주인은 추천했다.


푸른 동굴은 페리 선착장과는 반대편에 있어서 버스나 배로 이동해야 한다. 그래도 아름답다고 소문난 섬인데 밖에서 한 번 봐줘야 하지 않겠는가? 다소 비싸지만 섬을 거의 한 바퀴 돌아 푸른 동굴에 내려주는 관광선을 탔다.
가끔은 깎아지른 듯 높게 솟은 섬의 봉우리와 절벽에 자리한 별장 등은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남해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니 탄성이 나올 정도는 아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가 작아도 볼 것이 많은 얼마나 축복받은 땅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푸른 동굴 속에서 보낸 시간은 기껏해야 3~4분? 그래도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타이밍이 안 맞으면 돈을 줘도 못  보는 구경임을 생각하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가치를 따질 수 없는 푸른 동굴의 아름다움
이윽고 푸른 동굴에 도착했다.
푸른 동굴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는데 직접 보니 들어가는 입구가 조그마한 것이 쪽배로만 들어갈 수 있는 거의 쥐구멍 수준이다. 그 앞에서 우리처럼 카프리 섬을 돌아서 온 사람들과 버스를 이용해 육로로 온 사람들이 북적이며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푸른 동굴을 구경하기 최적의 상태라고 한다. 배가 서로 엉켜 순서를 제대로 찾기나 할까 걱정되었는데 선장이 알아서 제 순서에 쪽배에 태워준다.


입구까지는 노를 저어서 가지만 들어갈 때는 동굴 속으로 연결된 밧줄을 잡고 들어간다. 머리가 동굴에 부딪히지 않게 바닥에 납작 누워야 한다. 코 앞에서 동굴 입구의 천장이 순식간에 지나며 쑥하고 들어오니 황홀한 빛이 펼쳐진다.
동굴 속은 온통 푸른 네온 빛이다. 강렬한 햇빛이 지중해의 쪽빛 물에 반사되고 산란되어 동굴 속에 퍼지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자연의 색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푸른 빛이다. 사공이 노를 저어 물을 튀기자 형광 빛 물방울이 사방에 튄다. 옷에 묻으면 물이 들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사공이 산타루치아를 부르기 시작한다. 옆 배의 사공은 돌아오라 소렌토로, 그 옆에는 오솔레미오를.
여러 노래가 섞이고 동굴 속에서 울려 퍼지지만 신기할 정도로 귀에 쏙쏙 들어온다. 푸른 동굴 속에서 보낸 시간은 기껏해야 3~4분? 뱃삯이 10유로, 팁으로 1유로를 주었다. 같은 배에 일본인이 있었는데 팁 문화가 없는 우리로서는 팁을 얼마나 줘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물론 비싸다. 그러나 그래도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타이밍이 안 맞으면 돈을 줘도 못  보는 구경임을 생각하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지중해의 햇살은 강렬한 대비와 채도를 만들어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맑고 푸른 지중해 물빛이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눈으로 즐기는 카프리
푸른 동굴에서 버스를 타면 일단 아나카프리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카프리에는 15세기 해적을 피해 높은 지대에 형성된 마을이 현재까지 남아 카프리, 아나카프리 두도시로 발전해왔다. 이 아나카프리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카프리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라고 했는데 오픈된 1인용 리프트다.
처음엔 이게 뭐야? 하며 황당했는데 잘 생각해보면 스키장 리프트도 마찬가지 아닌가?  발아래가 휑해서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절대 못 타겠지만 여유 있게 카프리 전체를 내려다보며 오를 수 있어 나름 재미있다.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
지중해의 햇살은 강렬한 대비와 채도를 만들어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맑고 푸른 지중해 물빛이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잠시 올랐다가 내려가려 했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놀다 보니 시간가는 줄을 몰라 전망대에서만 1시간을 넘게 보내다가 내려왔다. 선착장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렸지만, 버스들이 이미 만원이 되어 온다. 서너 대를 보내어도 도무지 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걸어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지중해의 조용한 섬마을
계속해서 이어지는 계단 길
하얀 벽에 자잘한 요철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결
어느새 이 모든 것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카프리가 지중해의 푸른 보석으로 불리는 이유를 이제서야 알 것 같다.

[출처] 지중의 푸른 보석을 눈으로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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