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면, 조선은 1592년 임진왜란 직전에 일본의 침공조짐을 알아보기 위해 통신사를 파견했다.
1년 후 돌아온 통신정사 황윤길은 일본이 많은 병선을 준비하고 있어 반드시 침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통신부사 김성일은 침공 조짐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두려워할 인물이 못된다고 하였다.당시 일본은 전국 시대 통일 후 전쟁 경험이 풍부한 30여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대륙정복의 야욕을 갖고 있었다.
이처럼 조선은 일본의 직접적인 위협이 존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국가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았다. 또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우리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변의 적대 세력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결국 나라를 잃는 수모를 당하였다.
Ⅰ.적이란 무엇인가?
‘적’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야말로 국가 존립의 필수요소라는 사실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특히 국내외의 안보환경이 급변하는 오늘날에 있어서 국군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누구로부터 지켜내고, 무엇을 지키고, 어떻게 지켜야 할 것인가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대비해야만 국토방위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도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해일·지진·폭우·폭설 등의 자연재해, 심각한 식량난·교통사고·각종 범죄·환경오염,암과 같은 각종 질병 등 개인의 삶과 풍요로운 삶을 위협하는 것들이 그 예다. 마찬가지로 국가단위에서도 적이 있다. 국가의 적은 국가의 존립·안전보장·자주권행사·번영과 발전 등 국가이익에 심대한 위협이 되는 대상 또는 이를 지원·동조하는 세력(국가·조직·집단·개인)을 말한다.
대한민국의 적은 “대한민국을 침략하고 자유와 독립을 박탈하려 하며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으려 하는 세력”이다. 즉, 대한민국의 전복·파괴·적화를 전략목표로 하는 세력, 국내에서 대한민국을 전복·파괴하거나 북한의 대남적화기도를 지원·동조하는 세력,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을 침략하거나 북한의 대남적화기도를 지원하는 세력 등이 우리의 적이다.
Ⅱ.북한군은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
조선노동당 규약 전문에는 “조선로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데 있으며, 최종목적은 온 사회의 주체 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는데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북한의 군대, 즉 ‘조선인민군’은 “항일무장투쟁의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계승한 조선로동당의 혁명적 무장력”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또 조선인민군은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을 위해 서슴없이 생명을 바칠 수 있는 진정한 혁명전사”가 되어야 함을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에서의 군대는 ‘한반도의 공산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며, 우리와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심각한 위협의 존재가 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시점마다 일삼는 ‘서울 불바다’ ‘서울 잿더미’ ‘서울은 군사분계선에서 50km’ 등의 위협발언에 나타나 있듯이 우리의 안보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적’이다.
북한이 공세적 무력배치를 철회하고 그들의 당 규약을 평화적 입장에서 명시적으로 수정하지 않는 이상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토를 방위하는 군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우리의 ‘적’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이다.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정권과 이를 추종하고 지탱하는 북한군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는 존재이므로 우리 군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평화통일을 가로막는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서의 북한군 실체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Ⅲ.북 핵은 우리의 안보를 넘어 생존까지 위협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제1차 핵실험’에 이어 지난 5월 25일 오전 09시 54분쯤 각국의 우려와 국제적 경고(유엔결의 1718호)에도 불구하고 또 한 차례 핵실험을 감행했다.그들이 필요할 때면 단골 메뉴로 등장시켰던 ‘우리 민족끼리’는 내동댕이쳤다. 북한에 ‘우리의 현 상황’은 어떤 조그마한 고려요소도 아님이 입증되었다.
이제 ‘북한의 핵’은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위협요소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잘못 관리하면 우리의 생존까지도 위협하는 심각성이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이번에 북한이 실험한 핵폭발 장치는 최대 20Kt(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의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당시 지진파는 리히터 규모 3.9로 폭발력은 0.8Kt으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1차 때보다 20배나 큰 규모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에 투하된 15Kt, 나가사키에 투하된 것이 22Kt임을 고려할 때, 이와 비슷한 규모의 핵무기를 실험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북한의 제2차 핵실험 이후 비무장지대(DMZ)와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의 도발가능성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있을 수 있는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Ⅳ.군은 국가의 존립과 안전보장을 위해 존재
국가는 국민의 자유·평화·재산권 등을 수호함을 궁극적 목적으로 한다. 이와 같은 국가의 존재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방위체제가 확립되어야 하며, 이 방위체제를 대표하는 것이 군사제도다. 군사제도는 국방을 위한 물리적 장치인 동시에 국가안전보장을 위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외부적 위협이나 침략으로 말미암아 국가의 안전이 위태롭게 되면 국내의 평온과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 여기에 국가의 평온과 안전의 확보를 뒷받침하는 것이 군의 고유기능이자 존재이유이다. 우리 군은 국가와 민족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최선두에 서서 난관을 타파하는 데 앞장서 왔으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왔다. 따라서 우리는 군 복무에 대한 자긍심과 투철한 대적관·안보관을 확립한 가운데 맡은 바 임무완수에 열과 성을 다해 나가야 하겠다.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
2009.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