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에 헤어지자고 말한 여자친구에게 다시 사귀자고 할까말까 정말 친한친구녀석이 보증 좀 서달라고 하는데 할까말까 인생은 선택의 소용돌이라고 하듯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미래가 그려지곤 한다. 이 수 많은 할까말까 중에 평소 직장생활에 걸레짝 찌들듯 찌든 우리에게 많이 찾아오는 그런 고민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한창 학교를 마치고 여가시간에 빠져있는 나를 깨우던 심부름 다녀오라는 어머니 말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묻곤했다.
"심부름값 얼마 줄거예요?"
당시 용돈을 다른 학우들보다 덜 받았던 나에게 심부름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였었다.
보라매가 커서 하늘을 날듯 나는 나이를먹어 사회에 나오게 되었고 볼펜잡는 법부터 다시 배운다는 수습기간엔 죽도록 커피만 탔다. 당시에도 커피 자판기가 있었지만 나의 수많은 상사들은 자판기 커피가 맛이없다며 나에게 직접 커피를 타올 것을 부탁... 명령했다. 나의 선배는 커피타는 법을 다시 가르쳐주며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사회생활의 첫 걸음은 커피타는 것을 배우는것으로 시작한다."
그 뒤로 나에겐 은행다녀오기, 복사, 팩스전송과 같은 업무외에 커피타기, 세탁소가서 옷찾아오기, 구두수선해오기, 심지어는 신문사에 전화해서 자기 집에 신문좀 그만 넣으라고 시키더라!!
한편으론 상사와 친해질 계기가 되니 좋은점은 있었지만 내 업무도 바쁜데 시간 쪼개서 하려니 휴게시간에 세탁소가거나 담배사러 슈퍼가는 것도 한두번이여야 할만한 일이지 못해먹을 짓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럴려고 대학나왔나도 싶고 사나이 자존심도 울부짖고...
그렇게 한해 두해 지나 세상물정 알면서 마음도 바뀌게 되었다. 심부름은 해줘야 한다. 까짓거 더럽고 치사해주는게 아니라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고 성의를 다해 해줘야 한다. 네이버 지식인에 퇴사하고 싶다며 글을 기재한 A씨의 상황은 이랬다. 입사동기인 A씨와 B씨의 업무능력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A씨 : 심부름안함 - 당당해보임 - 누락 - B씨의 심부름 함.
B씨 : 심부름 함 - 비굴해보임 - 승진 - A씨에게 심부름시킴.
상사의 스스로 하긴귀찮고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맡기긴 곤란한 그런 심부름까지 대신해주는 당신은 상사에겐 이미 MUST HAVE다. 당연 회식자리에서 굽신거리며 술잔 올리는것 따위와 비교할 수 없다. 입으로만 아양떨며 간신배짓 하는 예스맨보다 스스로의 소신을 주장 할 수도 있다. 상사는 이미 당신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 쓴소리는 나에게 약이되는 얘기겠거니 하고 새겨듣게 된다.
우리가 인간인 이상 누구나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다. 볼펜을 잊어버리는 작은 실수부터 회의시간에 쓸 서류를 자리에 빼놓고오는 실수까지 작은 실수도 다양하다. 당신의 바램은 상사가 그런 작은 실수에도 크게 화를내며 인사고과에 연결시켜 주는 차가운 것인가? 아니면 실수따윈 눈감아주며 상사 스스로가 실수를 시정해주는 따뜻한 것인가? 상사를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도 당신이며 차갑게 만드는 것도 당신이다.
요즘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며 하루아침에 수십개의 회사가 부도나기도 한다. 구조조정의 칼날은 언제 어디서 당신에게 참수형을 선고할 지 모른다. 상상해보라 아침 조간회의시간에 정리해고 명단을 뽑아오라는 지시를 받은 부장의 머릿속을... 아마 당신을 뺀 나머지 몇명을 가지고 고민할 것이다. 최소한 부서가 해체되어 인원이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에도 사장님께 이렇게 말해주진 않을까?
"이 친구는 제가 이동할 부서에서 꼭 같이 근무하고 싶습니다."
취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배부른 소리만하며 아무 전략과 목표없이 회사 때려쳐야지 하는건 옳지 못한 생각이다. 당신이 사회에 나온 순간 무언가 책임질 것이 생긴것이고 설령 그게 자기자신 뿐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자기자신에 있어서 떳떳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업무능력평가에 있어 인간성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상사 자신에게 그저 사무적인태도로 접근하는 딱딱한 사람으로 보일지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일을 돕는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보일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것은 지금 당장은 그렇지 않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심부름에는 심부름값이 존재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