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MBC 스페셜 '노무현이라는 사람'편을 시청했다.
이상하다. 화면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아주 낯선 무거움이 가슴을 짓누르는 듯 하다.
문득 아주 먼 옛날 어느 아침날의 풍경이 떠오른다.
전라도 해남의 촌동네에서 도란도란 살던 내 초등학교 초년시절.
유난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던, 아무렇지 않은 그날 아침. 우리 어머니는 텔레비전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뉴스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시장 선거 개표 내용이었더랬다.
"노무현이. 노무현이 불쌍해서 어떻해."
어머니가 눈물을 쏟았다. 시골 꼬마아이가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턱이 없었다. 무슨 일이었길래, 노무현이 누구길래, 어머니는 눈물을 쏟았을까.
돌이켜보면 그는 이곳저곳에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의 인생 곳곳에서 찾아지는 분노도 슬픔도 환호에도, 알듯 모를듯한 애틋함이 베어있었다.
그 애틋한 감정의 정체를 좀체 해석하기가 어려웠지만, 이제 조금 알것 같다.
그것은 '감정이입'이었다. 어느 특출난 유명인의 핏줄에 내 혈관이 연결된 듯
그의 슬픔이 내 것인 마냥, 또 혹은 그의 환호가 내 것인 것처럼
나는 그를 느꼈다. 그의 숨소리가 내 숨소리인 것 마냥.
오늘. 그의 추락이 익숙한 이야기마냥 낡아져가는 이 밤.
십수년 전 우리 어머니가 그날 아침 토해냈던 그 말이 내 입가에 새어나온다.
내 숨이 오그라드는 듯한 슬픔으로 혼잣말이 새어나온다.
"그리운 사람. 노무현. 당신이 불쌍해서 어떻게 합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