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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에 대한 눈물겨운 할머니의 사랑

아스피린 |2006.08.25 12:07
조회 22,144 |추천 0

안녕하세요. 아스피린입니다.

요근래 심각한 이사 후유증에 애아빠나 저나 겔겔거리면서 난리도 아니죠.

거기다 아침마다 애를 챙겨서 어린이집 데려다 줘야 하는데

아침을 못 먹여도 이래저래 일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거기다 퇴근하면 시댁으로 gogo~

(울 친정엄마는 여전히 시댁 그늘에서 못 벗어난 게 안쓰럽다고 하지만

같이 사는 것에 비해 그게 어디입니까?)

남편이 근무처가 멀어진 관계로 항상 코앞인 제가 일찍 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애 데리고 도보 10분의 길을 30분~1시간 정도로 걸어서 가게 되더군요.

(가끔 시부모님이 데려다 줄때도 있습니다. 차로는 5분거리)

거기다 이사라고 정신 나가서 회사일을 등한시했더니 일이 산더미가 되었구요...흑...

이래저래 물리적으로는 매우 힘든 상황이랍니다.

 

어제도 역시나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시댁에 갔습니다.

애가 한참 늦은 낮잠을 쿨쿨 자고 있더군요.(집에만 안가면 아침까지 잘 것 같은 모드...)

어머님이 애 놓고 가라고 했는데 애아빠가 거의 다 와서 굳이 델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애를 바라보는데 어머님의 잔소리가 다다다다 이어지더군요.

애가 며칠 새 말랐다느니

(정말 객관적으로 볼때 보기 좋습니다. 힘 좀 쓰게 생겼다는 소리 듣는데..)

모기향을 피워나서 목이 부었다느니

(이사하고 단 한번도 모기향을 피운 적이 없습니다.)

애가 얼마나 적응 못해서 저렇게 피곤해 골아떨어졌나고...

(보통 12시 이전에 잡니다. 평소 아침 늦게까지 잤는데 8시면 나가야 하는 점이 있긴 하죠...

그 외에는 너무나도 잘 놀고 집을 좋아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새집을 좋아함.)

 

여지간한 발언은 애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어머님의 오버액션이려니 하고 넘기는데

내 머리를 땡~하고 쳐주는 말 한마디

 

"참 XX가 불쌍하다. 여기저기 왔다갔다해야하고... 아파서 골골 거리고...

안쓰러워서 원..."

 

왕 황당 시츄에이션...울 애가 뭘 그리 불쌍하다고...

22개월이지만 어린이집에서 적응 잘 하고 지내고(개굴져서 애들을 살짝 괴롭히고 있는...)

끝나면 지극정성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챙겨주고...(첫손주 프리미엄의 표본이죠)

저녁에 엄마, 아빠가 데리고 가서 사랑으로 씻겨주고 안아주고

(가끔 난타전이 오고가지만 분가 이후 없던 애정까지 생겨서 나름 최선을 다 하고 있음)

주말이면 엄마, 아빠와 별의별 안 가본데가 없고

(6성호텔, 자동차 극장, 보트도 2번이나 탐, 야외 수영장도 고루고루...

애아빠가 워낙 애 데리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이리 된 거구요.

저희 친정 부모님을 비롯...어른들조차 저런 데도 못 가본 경우가 태반이구먼..)

거/기/다 결정적으로 양가 조부모와 저희 부부한테서 유일하게 있는 아이인데

어디 그 관심과 사랑이 분산될 곳도 없단 말이지요.

(아~동서가 최근에 아이를 낳았지만 확실히 비교되더군요.

아무래도 갓낳을 때부터 자라는 것을 보시고 키우시고 하시다 보니...)

 

그 말 듣고 대략 어이가 없었다는...

그래서 어머님이 자리 비운 사이에 아버님에게 물어봤습니다.

"아버님...XX가 오늘 비리비리 골골거렸나요?"

"아니다...와서 잘 놀다가 5시 부터 자서 깊이 잠들었나 보다.."

 

그러면서 또 어린이집이 맘에 안 든다고 뭐라뭐라 한참 하길래

기저귀나 떼고 두돌 지나면 비싼 놀이학교 보낼거라고(하도 애한테 신경 안 쓴다고 뭐라 해서...)

그랬더니 두돌까지 말도 못하면 그런 곳에 다니는 것이 의미 없다고 어린이집을 옮기라고 하네요.

어린이집에 대해서 저도 정말 할말이 많은 사람입니다.

처음에 어머님이 보내라는데 보냈는데 가정집 개조해서 맘에 안 든다. 비위생적이다...

좁아서 맘에 안 든다...하도 머라 해서 근처 동네에 유명한 어린이집은 다 예약 걸어놨죠.

그 중에서 9개월을 기다려서 된 곳이 있는데 근처에 고압선이 있다고 안 된답니다.

(시아버님, 남편이 화내면서 그냥 보내라고 했는데 실세는 어머님인 관계로 찍~했습니다.)

그리고 또 나름 유명한 구립은 2층이어서 애가 계단에 미끌어질 것 같고

그때 방문했을 때 빵이 있었는데 애한테 빵 같은 것 먹인다고...거리도 어정쩡...그래서 취소하고

어머님이 여기 보내라고 딱 찍어준...정말 시댁에서 가까운데 보내게 된 거거든요.

거기도 좀 장소는 좁지만 프로그램도 괜찮고 신경도 잘 쓰고 결정적으로 애가 잘 적응하니까...

보내는 건데...어디서 또 다른 데 보시고 그리로 옮기시라고 하네요.(여긴 6개월 다님)

솔직히 옮기라는데도 몇달 안 되서 또 맘에 안 든다 하실 게 뻔하고

(어머님 기준 정말 까다롭습니다...-_-;;; 여지간해서 맞추기 힘들 듯..)

옮기라는 데가 거리도 훨씬 더 멀어서 데려다 주기도 힘들고 하거든요.

근데 거기는 차 운행 한다고(지금 어린이집은 안함) 뭐라 하길래

기저귀는 떼고 두돌 되서 옮길거라고 배변훈련하는데 환경 바뀌면 안 좋다고 대꾸하고 말았습니다.

(성격이 급하셔서 한번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시는 통에...주변 정황은 안 보십니다.

당신 손자..우선 기저귀 먼저 떼는 게 문제거든요...)

 

하여간 좀 있다가 집 치우라고 빨리 집에 가래요.

애는 깨면 애아빠 편으로 보낸다고...애아빠가 온다는 시간에 안 나타나니...

저 소리를 또 하십니다...에효...

(그럴거면 애초에 간다고 했을 때 집에 가라고 하시지...오라 해놓고 저러시는...

어제 동생이 애 봐준다고 했는데 못 데려다 준다고 델러 오라고 해놓고 잔다고 동생도 돌려보냈던...

동생이 어색해도 애 깨고 저 올때까지 기다린다 했는데 그냥 언니네로 가라고...

동생이 대략 어이상실...저야 어머님 성격 아니까 그러려니 해도 민망해 죽겠더군요...)

 

그리고 위의 말에서 항상 저의 지위를 느끼게 되면서 기분이 나빠지는...담담해도 별 수 없죠.

집 치우고, 살림하고 자기 아들 손자 돌보는 존재라는...

 

그러다가 눈치라고는 손톱의 때만큼도 없는 남편...등장해서

허겁지겁 남는 음식들 먹으면서 맛있다고 연발합니다.(콩국수였음)

시어머님 눈초리가 또 안 좋아지시죠.

밥 잘 챙겨먹냐고 굶기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을 때 아침도 꼬박 먹고 잘 챙겨먹는다고

자신있게 대답했거든요.(사실이기도 합니다. 제가 피곤해도 아침 먹으라고 주먹밥 만들어 싸주고

과일 잘라서 도시락 싸주고 했거든요.)

근데 남편이 허겁지겁 먹으면서 눈물 나게 맛있다는 둥...하는데...

꼭 집에서 제가 변변한 밥 한번 안 챙겨준 분위기가 되더군요.

시댁에 있을 때보다 더 잘 챙겨먹었구먼...면류 안먹이려고 악착같이 밥 한 게 허무해지더군요.

 

그러고 있는데도 애가 안 깨더군요.

어머님...저희 부부 먼저 가랍니다.

애가 너무 힘들어서 자고 안쓰러워 죽겠으니까 데리고 있겠다고

(또 한번 그냥 호적 파서 애 주고 나와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더군요...꾹~누르느라 애썼죠.

같이 살때는 제가 늦게 퇴근하면 힘들다고 뭐라뭐라 하시던 분이 이 늦은 밤에 왜 저러시는지...)

결국 보다보다 못한 아버님이 한마디 거듭니다

"이봐...애 부모도 왔고, 애가 잔다고 해도 차도 있는데 데리고 가면 되지..

쟤네들도 데리고 간다는 데 당신이 애 부모도 아니고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아버님 만세~~~)

 

그 사이에 애가 여차저차 깨고 해서 데리고 왔습니다.

역시나 청소 좀 열심히 해라...공기청정기 꼭 틀고 마루에서 문 열고 자라...등등의 잔소리...

청소 이야기는 당신의 등발 좋은 아들한테 이야기 하시지...

밥 해먹이고 치우고 빨래하는 것만으로도 정신 없는데 댁의 아드님은 손 하나 까딱도 안하고

해주는 밥 먹고 타 주는 커피 마시고 하거든요...-_-;;;

 

아...역시나 마인트콘트롤로 맘을 조정해도 시어머님 뵈고 오면 꼭 빈정 상해서 오게 됩니다.

애초부터 아들, 손자 관리인 정도로 취급하시는데다

제가 2년동안 도저히 어머님 취향 못 맞추겠어서 포기했더니

영~~~못 미더운가 봅니다...

본인처럼 가족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 희생해야 하는데 그런 기미가 별로 없으니

(그래도 남들이 할 만큼은 하고 제 주변에서 너 정도면 할 것 다 한다고..남편 시키라고 합니다.)

이래저래 뭔가 못마땅한가 보죠...

특히나 애 보는 문제가 그리도 못마땅한가 봅니다.

정말 금지옥엽 최상의 정성으로 손주를 보셨는데

며늘이 슬렁슬렁(저희 애는 그게 좀 통합니다. 안 까다로와서 보기 좋거든요.) 하는게

뭐 그리 못마땅한지 인신공격적 무시 발언으로 뭐라뭐라...

 

아무리 비위가 철판 같아도 기분이 나쁜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배불러서도 계속 직장에 다니라는 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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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사랑|2006.08.25 17:15
자기 아들 귀하고, 그래서 손주 귀한건 알겠는데.. 그 귀한 사람들 뒷바라지 하는 며느리가 제일 귀한걸 왜 모르냐고.. 또 남편은 왜 그리 눈치가 없냐고 -_-;;
베플개바라기|2006.08.28 10:01
아...결혼하기 싫어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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