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어디론가 가고 싶어
비가 내리는 날
사진기 달랑 하나 메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남으로 남으로 가는 기차 천장에서 똑... 똑...
비가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고
갑자기 목이 메였습니다.
어느새 하얀 빛이 주룩... 창에 비칩니다.
갑자기 눈 앞의 풍경은 흐려졌습니다.
하나의 차가움은 볼을 타고
턱의 가장자리에 메달렸습니다.
눈을 감으며 턱을 들었을 때
눈을 감았는데도
눈 부신 빛이 한가득 들어왔습니다.
눈을 꼬옥 쥐었다 코끝에 시선을 모아
창에 맻힌 빛의 방울을 바래다 보았습니다.
눈은 다시 물방울 안에 나를 끌어다 놓습니다.
다른 안을 들여다 보아도... 보아도...
그 속엔 네가 들여다 보입니다.
물방울이 모여 커다란 얼굴을 만듭니다.
주룩...
얼굴이 흐리며 아래로 떨어져 흐릅니다.
턱 아래로 흐릅니다.
턱을 다시 들어 눈을 감습니다.
꿀꺽...
목 안으로 가득 눈물을 모아 삼겨 버립니다.
다시 또 눈 앞이 가득 흐려집니다.
시선은 코끝에서 물방울을 타고
내 얼굴을 머무르다
이내 창에 비쳐 반대편 그녀를 따라 그립니다.
그녀의 비친 눈이 날 따라 흐릅니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만 보다
눈을 감습니다.
어두워 집니다.
어두워 집니다.
목젓까지 차가운 줄기가 따라 내리자
난 손으로 눈을 찧다가
손을 뿌리쳐 창가의 물방울을
그 속의 나를
그 눈 속에 그대를... 그대를...
지워냅니다.
...
눈을 떳을 땐
창 밖으로 밝을 빛들이 수 없이 떨어지고
그 아름답던 빛은 이내 눈이 부시게 흐려집니다.
흐리워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