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어쩌다가 그 사람이 그렇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가 사랑한 사람은요. 마음 씀씀이가 참 착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 사람 허락도 없이 좋아해버렸지 뭐예요..
좋아하는 내내 손 한번 잡아볼 수 없었고,
좋아한단 말 한마디 할 수 없었어요. 그만큼 조심스러웠죠.
대학생 때도 보러가지 않던 영화를 사회인이 되어
처음으로 그 사람과 영화를 보게 되었고,
헤어진 지금도 그 사람 생각에 홀로 영화를 보게 되고..
전 몰랐어요.
2년을 넘게 그 사람을 만나오면서 서로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함께 여행도 가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여느 연인과 다름이 없었으니깐요.
제 마음이 그렇게 점점 깊어질 때쯤 우연히, 아주 우연히
그 사람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죠.
그 말 밖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군요.
그토록 사랑하던 사람이 동성애자였어요.
그렇다고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걸 드러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었죠.
그래서 더욱 답답했어요. 날 좋아하지만 사랑은 아니라며
미안하다며 떠나가네요................
전 그 사람을 놓을 수도 없었어요.
그토록 사랑하는 그 사람을 제가 놓아버리면
그 사람 영원히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붙잡을 수도 없었어요. 제가 붙잡으면 붙잡을수록
그 사람 힘든 마음이 너무나 선명하게 느껴졌거든요..
가슴이 찢어지더군요.
그 사람의 비밀이 제 평생의 비밀이 되어버렸어요.
그 사람의 짐이 조금은 가벼워졌을까요?
때론 어느 동화처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저미어 와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울었습니다.
보낼 수도, 잡을 수도 없는 현실이 너무 답답합니다.
아무리 울어봐도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점점 밉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냐고 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다만 내가 그를 좋아하는 동안
"거짓으로라도 내 손을 잡아줄 수 없어서 미안했다고
거짓으로라도 한번 앉아주지 못해서 미안했다"는.....
그 말에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더군요.
비슷한 일을 하고 있어 일주일에도 몇번을 보게 되는 저로선
아직도 그 사람 눈을 보는 게 쉽지 않아요.
다신 사랑 따윈 하지 않겠다고,
제 생명을 주어서라도 그 사람이
동성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동성애를 혐오하거나 그렇진 않았는데
막상 제게 이런 현실이 닥치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네요.
때론 동성애자들을 미워하기도 하고,
때론 내가 피해자라고 느끼기도 하고..
앞이 캄캄해요........
이 늦은 저녁 시간, 갑자기 참을 수 없이 눈물이 나서
답답한 맘에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살면서 그 누구에게도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어요.)
처음으로 제 비밀을 말했네요.
이 비밀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어요.
누군가 "그렇게 좋아보였는데 왜 헤어졌냐?"고 물으면
다만 엷은 미소만 보여주었어요. 이런 이유가 있는지 누가 알겠어요?
아직은 우리나라 같은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이 손가락질 받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때론 자신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할 테고,
이해하면서도 막상 자신에게 저와 같은 상황이 닥치면
이해하던 마음이 사라지는 그런 일도 있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을 아직도 사랑하지만,
제게 오지 않더라도 그곳엔 있지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