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 강신술을 배울 때였습니다. 보통 심령술이라고도 하죠...
담이 약한 사람은 절대 배우면 안된다면서 저에게 신신당부를 하셨던 제 스승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강신술을 배우던 백수이던 시절에, 그것도 십여년 정도 되었지만 그때 일은 제가 강신술을 배우면서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배우면서 회초리로 참 많이 맞았죠... 중간중간에 잡생각이 넘 많다고...
잡생각이 많으면 저에게 빙의가 걸린다면서 겁을 주시던 그때... ㅡ_ㅡ;;;
하지만 결국 강신술을 배우다가 포기했습니다. 아래의 사건 때문이죠...
일주일정도 계속 수련하다가 한번은 저희 옆동네에서 한 여자가 집안의 반대로 인하여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못하게 되자 목을매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스승님이랑 같이 그 집을 방문하였었는데 스승님이 저에게 한번 해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ㅡ_ㅡ;;;
(왕초보였는데... ㅡ_ㅡ;;;)
전생의 사진을 보고 그녀의 유품을 만져보고 하여튼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살펴본 후에 시도했었습니다. 결국 잘못되어 왠 이상한 소녀가 나왔고, 전 스승님에게 무지막지하게(?) 엄청 두들겨맞으면서 혼나고... 결국 스승님이 하셔서 그 목을매어 자살한 여자를 불러내어 유족들과 중간에서 일종의 통역관(?)임무를 완벽하게 해내셨죠... ㅡ_ㅡ;;;
아무튼 그 일은 잘 되었고 자살한 여자의 한을 풀어주게 되었습니다. 그때당시 전 이십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결혼 반대한다고 자살한 여자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였었는데 가끔 그때일을 생각해보면 제가 그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였었기 때문에 제가 실패하였던 것은 아닌가 싶네요... '0'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습니다. 저는 군 제대하고나서 백수였기 때문에 학교 복학하기 전 알바라도 해볼겸 알바자리 구하면서 수련하고 있어서 잘 몰랐었는데 어느날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동네 도둑고양이들이 하루에 한마리씩 같은 장소에서 갈기갈기 찢겨져 죽은채 발견된다는 얘기를요...
참 의아하다 싶었습니다. 평소에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도 잘 못붙이는 제가 그때는 안붙일래야 안붙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주머니에게 그 장소를 알아내어 찾아가봤습니다. 매일 한마리씩 도둑고양이들이 그 자리에서 죽어서 그런지 핏자국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부분부분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환한 대낮에 별다른 특이사항을 찾을 수 없어서 그날밤에 다시 그 장소에 오기로 하였습니다. 그날 밤 때맞춰(?) 비가 내렸습니다. 이슬비였는데 우산쓰고 다니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낮에는 환한 곳이었는데 밤에 가보니, -그것도 밤 11시쯤에... 별다른 사항은 없었습니다. 주변에 고양이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구요. 주변에 인적도 없고 조용하였습니다. 밤이라 별로 눈에 띄는것도 없고 조금만 더 있다 다시 갈려고 담배에 불을 붙여 길게 한모금 빨았습니다.
그런데 담배연기 사이로(이슬비까지 내려 습기 때문에 다른날보다 담배연기가 더욱 짙은) 한 소녀의 모습이 골목길 구석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두컴컴한 곳에 벽쪽을 향해 쭈그리고 앉아있는 소녀를 말이죠. 비가오는데 우산도 없이 쪼그리고 앉아있는 소녀가 궁금했습니다.
다가가서,
"얘, 비오는데 혼자 뭐해? 집에 들어가."
"......"
"엄마 기다리나본데 집에 들어가서 기다려."
"......"
한참을 제 말을 씹던... ㅡ_ㅡ;;; 그 소녀가 제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을 하였습니다.
"아저씨에게는 제가 보이나봐요?"
"......"
약간 밝은 곳으로 소녀가 걸어나왔습니다. 기억났습니다. 한달전에 강신술로 불러내야할 여자가 아닌 이상한 소녀를 불러낸 적이 있었는데 그 소녀였습니다.
"그때 저 불러내셨던 분 맞죠?"
"...... 응. 근데 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여기에 있니?"
"우리 유리 찾으러 왔어요."
"유리?"
"네. 우리 집 고양이요."
"어린 나이에 죽어서 안쓰럽게 생각하고 있긴하지만 이미 넌 죽었는데 왜 살아있는 너희 집 고양이를 찾는거니?"
"제가 그때 유리를 안고 길을 건너다가 뺑소니차에 치여 저랑 유리랑 같이 죽었어요. 우리집에서는 저를 잘 묻어주었는데 우리 유리는 우리 집 뒤에 있는 산에 아무렇게나 묻었어요. 아저씨가 저 다시 불러내서 그냥 갈려다가 우리 유리 한번 보고 싶어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내가 널 불러낸건 한달전 일인데 여태 고양이를 찾지 못한거니?"
"아뇨. 불러내주신날 유리를 찾았는데 찾은날부터 계속 매일 떠돌아다니는 고양이를 여기로 불러내서 죽이는거에요. 그래서 말릴려고 계속 달랬는데 죽이고나서는 저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다시 도망가는거에요."
"유리가 너에게 뭔가 서운했던게 많았나보다."
"아마 그런가봐요. 하지만 저도 이미 죽었기 때문에 유리에게 뭔가를 해줄 수가 없어요."
"내가 도와줄까?"
"어떻게요?"
"유리가 묻혀있는 곳을 아니?"
"네."
"그럼 나를 거기로 데려다줘. 아까 아무렇게나 묻혔다고 말해주었는데 아마 그것 때문에 유리가 서운한 것 같다."
"아..."
전 이십여분 정도를 그 소녀 뒤를 따라갔습니다. 주택가를 벗어나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고 야트막한 산길 중간중간 가로등이 있는 곳 근처에 소녀가 멈췄습니다.
"여기에요."
라고 소녀가 말하는 순간 '야옹~'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유리에요. 우리가 오는걸 알고 있었나봐요."
주변에 파손된 플라스틱 조각이 보여 그걸 들고 소녀가 말한 곳을 팠습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파내려가는데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파내려가자 검은색 비닐봉지가 보였고 썩은냄새가 진동하는 것으로 보아 유리의 시체인 것이 확실하였습니다. 검은색 비닐봉지는 꽁꽁 묶여있었고 안에 시체와 액체같은 것이 섞여 제법 뭉짓했습니다. 저는 그 봉지를 들고 조금 더 구석진 곳으로 가서 다시 땅을 파고 봉지채 다시 잘 묻은 다음 흙으로 다시 덮고 조그맣게 흙을 쌓아올렸습니다.
"유리야 이리와. 이 아저씨가 널 다시 잘 묻어주었으니까 이제 나랑 같이 가자."
한참을 가만히 서 있던 고양이가 그 소녀에게 조금씩 다가왔습니다. 온몸에 털은 거의 다 빠져 몰골이 흉했고 눈빛은 매우 날카로웠으며 보통 고양이의 발톱이라고 볼 수 없는, 마치 괴물의 발톱처럼 날카로운 발톱이 삐져나와있었습니다. 소녀가 고양이를 품에 안자 고양이의 형태가 점점 변했습니다. 빠졌던 털이 다시 생기고 날카로웠던 발톱이 다시 쏙 들어갔으며 눈빛 또한 많이 순해졌습니다.
"고마워요 아저씨. 이제 유리랑 전 갈거에요."
"어. 그래..."
곧, 고양이를 품에 안은 소녀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사람이 생에 있어 아끼던 물건이나 동물을 찾으러 이승에서 떠도는 귀신이 있다는 얘기를 듣기만 했을 뿐 직접 겪어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그 뒤로 여섯건 정도 더 겪어보긴 했지만요.
그 다음날 스승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절 또 무지막지하게 패시는 것이었습니다. ㅠ.ㅠ
그때 잘못불러내어가지고 괜히 애매한 도둑고양이들을 희생시켰다고요... >_<;;;
혼내시고나서 좋은일 했다고 마지막에 살짝 칭찬해주시는 것 또한 잊지 않으셨습니다. ㅡ_ㅡ;;;
(병주고 약주고... 쩝쩝...)
그 사건이 있은 후로 강신술은 더 이상 배우지는 않았지만 원한이 있거나 뭔가 할일이 아직 남아있어 이승에 떠도는 귀신들을 강신술로 굳이 불러내지 않아도 돌아다니면서 가끔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사회생활하면서 사회에 너무 물들어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잘 안보이지만요...
이상 7부를 마칩니다.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