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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그 첫번째] 낙서...#27

이지민 |2006.09.17 16:02
조회 226 |추천 0

“의사 선생님, 정말 제가 살인자에요?”

 

의사는 아무 말이 없었다.

 

“말 좀 해 보세요. 제가 살인자 인가요. 제 자식까지 차에 던져 죽인 바로 그 악랄한 살인자가 바로 저라고요?”

 

의사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말도 안 된다. 내가 왜 내가 어째서 살인자라는 것일까. 억울하고 억울해서 눈물도 안 나왔다.

 

“당신 의사 아니지. 당신도 미친 거야. 지금 내 주변에는 나 말고 다 미쳤어.”

 

의사는 나에게 손을 뻗으면서 진정시키려 다가왔다. 나는 뒤로 한걸음씩 물러나던 중, 탁자에 있던 무언가가 손에 잡혔다. 만년필이었다. 눈을 딱 감고 그것을 휘둘렀다.

 

“악”

 

눈을 떠보니 의사의 손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 순간 겁이 났지만, 나를 살인자로 몰고 가려는 사람들에 대한 복수의식이었을까. 나는 오히려 더 당당해졌다.

 

“내 몸에 손끝 하나도 건들지마. 나 당신이 말 한대로 하면 살인자잖아. 난 맘만 먹으면 당신 목 그어서 죽여버릴 수도 있어.”

 

“최신영씨, 진정하세요.”

 

“그 더러운 입에서 내 이름 부르지마. 역겨우니깐”

 

“최신영씨.”

 

“내 이름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나는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만년필을 의사의 목을 향하여 꽂았다. 얼굴에 차가운 무언가가 잔뜩 묻은 느낌이 들었다. 눈을 떠 얼굴에 묻은 차가운 무언가를 닦아 손을 보았다. 시커먼 피가 손에 한 가득 묻어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내 옷에도 그리고 벽에도 묻어있었다. 의사를 보니 목을 잡고 피를 흘리며 누워있었다. 난 그곳을 어서 빠져 나오고 싶었다. 나는 생각했다. 정말 내가 이런 식으로 살인을 하고 다닌 것일까 하는 것이다. 또 하나 느낄 수 있는 것은 나의 마음가짐이었다. 왜 사람을 죽였는데. 나는 아무런 감정이 없을까. 나는 서둘러 원장실을 빠져나갔다. 나는 화장실에 가서 급하게 세수를 하였다.

 

세수를 하던 중 이상한 것을 느꼈다. 잔뜩 묻은 피를 닦아 내면 세수를 할 때 핏물이 나와야 하는데. 계속 깨끗한 물만 보였다. 옷을 보니 옷에도 묻었었던 피가 하나도 없이 깨끗해 졌다.

 

무언가가 뒷목덜미가 추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서 거울을 보았다.

 

“꺄”

순간 나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내 뒤에는 분명 아까 쓰러져 있었던 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눈을 조심스럽게 떠보았다.

 

“정신이 들어?”

 

준희가 내 눈앞에 있었다.

 

“너 나한테 가까이 오지마.”

 

“왜 그래, 신영아.”

 

“너 자꾸 내 앞에 나타나지 말란 말이야.”

 

“무슨 일 있었어?”

 

나는 눈을 감고 이불을 뒤집어 썼다. 그런데 나를 다시 달래서 일으켜야 할 준희의 뒤척임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이불을 내려보았지만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준….준희야..”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던 그때. 갑자기 나의 침대 아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나는 내려가서 침대 밑을 서서히 보았다.

 

무언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침대 밑에선 손이 하나 나와 나를 끌고 갔다.

순간 무서워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나의 입은 이미 누군가의 손으로 막혀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누군지 확인하려 하였다.

 

준희였다. 내 입을 막고 있는 준희의 손이 서서히 내려왔다.

 

“주..준희야. 너 여기에서 뭐 하는 거야.”

 

“쉿. 조용히해.”

 

“너 왜그래.”

 

“누가 날 자꾸만 쳐다 보는 거 같아. 날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아.”

 

순간 나는 준희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뭘까.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최신영씨, 거기서 뭐하세요.”

 

간호사였다. 나를 향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제 친구가 여기 있어서.”

 

“무슨 말씀 하시는 거에요. 친구분이라니요.”

 

“아니..여기.”

 

나는 고개를 돌렸다. 내 옆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다.

 

나는 침대 밑을 나왔다.

 

“어서 나오세요. 아 그리고 최신영씨, 지금 원장님께서 원장실로 좀 오라시네요.”

 

“네….알았습니다. 네? 죄송한데..뭐라고요?”

 

“원장님께서 찾으신다고요.”

 

이상하다. 원장은..아까 내가 죽였는데… 분명 내가 죽는 걸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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