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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각시와 식혜

일이 각시 |2006.09.18 16:07
조회 685 |추천 0

신방님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일이 각시는 신랑이 친정에 가서 이삿짐 정리하고 오는 이틀동안

 

밀린 레포트랑  집안에 이것저것 치우느라 힘 썼드니 신랑 오는 금욜 밤엔 몸살이 나고 말았습니당

 

목욜에 친정집 이사하고 나서 울 신랑 금욜 오후에 서울서 점심 먹고 출발했답니다

 

일이각시는 아침에 고속버스를 타고 학교로 갔죠

 

이 기시아저씨 운전이 왜 이리 험하신지 ^^;;

 

새벽 6시 반차를 탔는데 운전도 험하고 속력도 장난이 아니더이다

 

뱃속에 울 이삭이랑 일이 각시는 사고 날까봐 조마조마했죠

 

그래도 무사히 광주까지 도착해서 학교에 갔습니다

 

열심히 수업에 몰두하고 있는 각시에게 신랑 문자 보냅니다

 

신랑 :오늘 학교 잘 갔어?? 나 장모님이 해주신 점심 먹고 있다 ㅎㅎ

일이 각시 :아침에 버스타고 잘 왔어요 이제 울 엄마 음식 자주 못 먹으니까 많이 먹구와 ㅋㅋ

 

울 신랑 결혼 후에 처가를 가까운 곳에 두고 살아서 각시 학교 가고 없는 점심시간이면

 

교회에서 점심 먹어도 될 것을 구지 친정 엄마 식당으로 갑니다

 

그러면 울 엄마 막내 사위 해 먹인다고 이것 저것 내 놓으시죠

 

암튼  쿵짝이 잘 맞는 막내 사위와 울 엄마 늘 무슨 일 있음 의논 1순위는 막내 사윕니다

 

그래서 예비 형부가 샘 낼 정도죠

 

암튼 이렇게 딱딱 잘 맞아 떨어지는 막내 사위와 떨어져서 자주 못 보게 되었으니

 

울 엄마 서울까지 따라가서 짐 정리 하는 막내 사위가 기특했나 봅니다

 

이삿짐 센터에서 거의 다 정리하긴 했지만 이것 저것 정리한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막내 사위가

 

고마워서 이사간 날 저녁에 장 봐다가 딸도 못 먹어본 오리구이도 해 주시구요

 

담날 아침엔 갈비찜이랑 잡채에 암튼 이것 저것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리셨나봅니다

 

근다고 신랑과 엄마 사이를 질투할 수 있나요? 감사히 여기고 그냥 암말 말고 살아야죠 ㅎㅎ

 

암튼 그날 점심 먹고 내려온다는 신랑과 학교에 있는 각시는 광주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처지를 뻔히 아시면서도 수업을 장작 5시간을 연강하신 울 교수님!!

 

원래 수업은 3시에 끝날 예정이었어나 5시반까지 수업을 하셨답니다

 

중간에 한 번 아주 잠깐 쉬고 5시간을 수업을 하시더라구요

 

아침에 차 타고 오면서 기사 아저씨 땜에 가슴 졸이고 인제는 교수님의 연강 수업에 정신없고

 

몸도 무지 무지 힘든 일이 각시 입니다  뱃 속에 이삭이에게도 힘들게해서 너무 미안하구요 ㅜㅜ

 

그래도 임신한 제가 걱정이 되셨는지 중간 중간 괜찮냐구 체크는 하시더군요

 

암튼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나오는 데 울 신랑 8시에 도착한다네요

 

그래서 반 동생들이랑 학교 앞에서 샌드위치랑 우유로 허기를 좀 달래구

 

어디에 가서 신랑을 기다릴까 고민하던 차에 외할머니집으로 향했습니다

 

어릴 때 부터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일이 각시는 할머니 품에만 가면 무지 편안해집니다

 

그래서 신랑한테 외갓집으로 오라고 문자 한 통 보내구 할머니 집으로 슝~ 하고 갔죠

 

신랑도 오면 저녁시간이니까 오랜만에 할머니 모시고 나가서 저녁을 먹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할머니 좋아하시는 양갱이랑 모나카랑 이것 저것 사구

 

과일도 좀 사고 음료수도 사서 양손 무겁게 마음은 가볍게 할머니 집으로 갑니다

 

손녀딸이 임신했다고 요즘 뭘 해 먹일까 연구중이신 울 할머니

 

간다고 전화했더니 집 입구에서 기다리시다가 제가 장 봐오는 거 보구 놀라십니다 ㅎㅎ

 

당연 좋은 소리도 못 듣구 홑몸도 아닌 것이 그런다고 무지 혼났습니다

 

그래두 할머니가 좋은 일이 각시는 장 본거 부엌에 땡겨놓구 할머니 무릎 베고 눕습니다

 

누워서 할머니가 깍아준 과일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있는데

 

요즘 입덧이 시직되는 일이 각시 갑자기 할머니가 외갓집 오면 해 주시던 식혜가 무지 먹고 싶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할머니를 졸라댔죠

 

일이 각시 :할머니 나 식혜 먹고 싶어

 

할머니 :식혜?? 그러면 진작 말하지 그걸 언제 하누?

 

일이 각시 :몰라 해 줘 그게 너무 먹고 싶어

 

할머니 :엿기름도 없고 이것 저것 장 봐와야 하는 데 그걸 해도 낼 아침에나 먹어야 하는데

 

일이 각시 :몰라 빨리 식혜 해 내

 

할머니 :그러믄 오늘 김서방 오믄 느그 내려가야하고 하니까 내가 해서 택배로 보내마

            오늘은 그냥 슈퍼에서 파는 거 사다줄께 우선 그거 먹어라

 

일이 각시 :싫어 파는 거 건더기도 쬐끔 밖에 없고 싫어 빨리 해줘

 

할머니 :^^;;

 

하긴 제가 봐도 생 떼를 쓰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식혜가 얼마나 먹고 싶은지요..

 

그런 일이 각시가 짠 했는지 울 할머니 옆집 할머니네 만들어 파는 식혜를 사러 가십니다

 

한참 있으니 울 할머니 한 손엔 옆집 할머니표 식혜와 한 손엔 엿기름 설탕 들고 오시더군요 ^^;;

 

울 할머니표 식혜보다 맛은 별로지만 그래도 옆집 할머니표 식혜로 만족할 수 밖에요

 

그리고 좀 있으니 할머니 식혜 만드실 준비 하십니다

 

준비 다 해서 가스렌지에 삭힌다고 얹고 2시간 쯤 지났는데 신랑이 오더군요

 

신랑 오랜만에 할머니 모시고 나가서 저녁도 사드리고 비엔날레 구경도 할려구 했으나

 

느닷없는 각시의 식혜 타령에 할머니 나가지도 못하시고 결국엔 신랑이 나가서 삼겹살이랑

 

이것저것 사 오구 집에서 할머니랑 셋 아니 울 이삭이까지 넷이서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했죠

 

이식이가 생기고 나서는 기름기를 무지 싫어하는 일이 각시 땜에 신랑 매운 연기 맡아가며

 

숯불까지 피워서 제대로 고기를 굽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먹고 있는 동안 장작 6시간을 삭혀서 드뎌 울 할머니표 식혜 완성 !!

 

울 할머니 손녀딸과 뱃 속에 증손주를 위해서 아직 식지도 않은 식혜에 얼음 가득 넣어서

 

시원한 식혜 한 그릇을 만들어 건네주십니다

 

그걸 먹고 마냥 좋아라 하는 일이 각시

 

하지만 그 뒤엔 손녀딸 입덧 때문에 식혜 해 먹일려고 종일 불 옆에서 지키고 계시느라

 

땀으로 범벅이 된 할머니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무심코 할머니 얼굴을 봤는데 땀을 비 오듯이 흘리고 계신 할머니께 어찌나 죄송한지...

 

식혜를 먹어서 일이 각시의 입덧은 진정을 시켰지만 할머니의 고생이 맘에 걸리는 일이 각시입니다

 

밥을 먹고 울 신랑도 각시 땜에 고생하신 할머니께 죄송했던지

 

할머니 그냥 편히 계시라고 하구 첨부터 끝 마무리까지 도맡아서 하네요

 

울 할머니는 손주사위 뭐 해 먹이지도 못하고 고생만 시킨다고 하시구...

 

암튼 설거지까지 깔끔하게 신랑이 마무리 할 동안 갑작스런 연강으로 피곤했던 일이 각시는

 

할머니 무릎을 다시 베고 잠이 듭니다  저녁을 먹고 다 치우고 나니 12시가 훌쩍 넘더군요

 

그리고 일이 각시가 눈을 뜬 시간은 새벽 6시...

 

그러나 그 날은 새벽 예배도 없는 날이라 눈을 떠 보니 할머니 무릎을 베고 자던 각시

 

깨지않게 얌전히 안아다가 할머니 옆에다 누여놓고 신랑은 옆에 방에가서 혼자 자더군요  

 

어제 손녀딸의 유난스런 입덧 때문에 부랴부랴 장 봐다가 식혜 만들고 뒤치닥 거리 하느라

 

피곤하셨는지 할머니도 아직 주무시네요

 

그래서 어제 식혜 사건이 너무 죄송스런 일이 각시 조용히 일어나서 폰과 지갑만 들고

 

할머니가 깨시지 않게 살짝 나와서 시장으로 향합니다

 

시장에 가니 젤 먼저 눈에 띈 울 할머니가 좋아하는 갈치랑 오징어

 

물 좋은 놈으로다가 골라서 사고 야채도 좀 사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신랑도 할머니도 아직 안 일어나셨길래 조용히 아침 준비를 하는 일이 각시!!

 

아침 준비를 하면서 할머니가 연로하셔서 어쩌면 이번에 해 주신 식혜가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금새 눈에 눈물이 맺힙니다

 

한참 밥을 하고 갈치찜을 하고 있는데 할머니가 일어나셨네요

 

할머니 눈물 맺혀 있는 제 얼굴을 보고 어디 아픈 줄 알고 걱정하십니다

 

할머니 :아가 왜 우누? 어디 아프냐??

 

일이 각시 :아니야 아프긴 안 아퍼

 

할머니 :이리 나온나 아침 내가 할께

 

일이 각시 :아니야 내가 할머니 아침 차려줄께

                할머니가 차려주는 밥상만 받았지 내가 할머니 차려준 적 없잖어

 

할머니 :아이고 내 강아지

           시집가고 아기 갖더니 철 드나보네

 

일이 각시 :이렇게 일찍 시집갈 줄 알았으면 할머니 밥상도 차려드리고 더 잘 할껀데

                할머니 나 여지꺼 키워준 은혜도 못 갚고 시집 가버려서 속상해 ㅜㅜ

 

할머니 :아니다 나는 우리 강아지가 이쁘게 잘 자라줘서 고맙고

           또 좋은 사람 만나서 가정 이루고 살고 아기까지 갖고 이렇게 잘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일이 각시 :안 돼 죽긴 왜 죽어

                할머니 더 오래 오래 살아야 돼 우리 아기 낳는 것도 봐야지

 

다른 손주들보다도 일이 각시를 무지 끔찍히 아끼시는 울 할머니는 시집가서 살림 차리고 사는

 

일이 각시가 그저 대견스럽기만 하시나봅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결국엔 울음보가 터져버린 일이 각시

 

할머니 품에 안겨서 한없이 울고 말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댁에 전화하고 나오다가 그 모습을 본 신랑

 

각시의 할머니에 대한 마음을 알기에 그냥 암말 없이 자리 피해줍니다

 

그렇게 아침을 해 먹고 어제 식혜 땜에 못 먹은 저녁 대신 점심에 나가기로 합니다

 

그 동안 울 할머니 돈 아깝다고 식구들만 보내고 당신은 그냥 집에서 물 말아서 식사 하시느라

 

여지꺼 한 번도 못 가본 가든으로 가기 위해 교외로 나갑니다

 

오늘 아침 할머니와 일이 각시의 대화를 들은 신랑이 낸 아이디어죠

 

가서도 울 할머니 돈 걱정에 제대로 못 드실걸 알기에 신랑이 가서 미리 주문을 하고

 

메뉴판과 먼 곳에 떨어져 자리를 잡습니다

 

점심을 먹고 근처 유원지에서 놀고 할머니랑 사진도 많이 찍고

 

오후 무렵 할머니를 모셔다 드리러 다시 광주로 되돌아 옵니다

 

울 할머니 신랑에게 제 걱정되는 맘에 잘 부탁한다고 당부하십니다

 

할머니 모셔다 드리고 돌아올 때 할머니 앞에서는 밝게 웃으며 헤어졌죠

 

모셔다 드리고 오는 내내 차 안에서 펑펑 울고 만 일이 각시

 

신랑이 아무리 달래고 또 달래도 소용이 없자 울 신랑 제 맘을 알고 있기에

 

그냥 맘에 있는 거 풀어질 때 까지 울으라고 아기도 이해할꺼라고 놔둡니다

 

집에 오는 거리가 가까워지자 휴게소에 들러서 세수도 하고 화장도 고치는 일이 각시

 

며느리가 울고 시댁에 들어가면 걱정하시는 시부모님을 알기에 평소 안 하는 화장도 급하게 합니다

 

이렇게 집에 돌아와서 할머니가 싸 주신 식혜 시댁에 좀 드리고

 

저희도  담날 신랑 출근을 위해 일찍 집으로 들어와서는 울다 지친 각시는 일찍 잠자리로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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