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퍼옴)[Particles] #5 해석의 열쇠

양광운 |2003.03.12 01:16
조회 252 |추천 1

- < 해석의 열쇠 >-


인간의 호기심에는 바닥이 없다.

그리고, 마약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

모든 인간은 현상에 대한 증거와 이론을 원한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지식은 고작 전체 현상의 10% 정도를 해석 하기에도 바쁠 뿐이다.

만약 당신이 세상의 모든 진실과 현상에 대한 원인을 모두 알 수 있다면

당신의 존재가 사라진다고 한 들 두렵겠는가?






- < 파묻힌 진실에 관한 탐구 > -

"알 인가요?"

"알은 아닌 것 같은데. 기생충 알 종류는 더더욱 아니고. 단 유기물임에는 틀림이 없

네."


"단세포 구조인데요. 하나의 구체가 단세포 구조를 가지다니 이런 물질이 존재 할 수 있

을까요?"


실험실에서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은 법의학자인 문국진 박사와 이윤성 박사였다.

이상한 사체에서 나온 단서라고는 단지 온 몸의 수분이 모조리 빠져 나갔다는 것뿐이었

다. 그 외에는 아무런 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다만, 문박사가 발견한 하얀 구체의 알과

같이 생긴 물질은 보통 인간의 몸에서 분비되는 것이 아니었고, 적어도 수분이 빠져 나가

면서 응결된 체내 유기물질이 아니라는 것만이 밝혀 졌을 뿐이었다.



"단세포 구조라 하면? 세포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는 건가? 마치 아메바와 같은 원시 생물

처럼?"

"네, 별다른 기관을 가지고 있는 단세포 물질은 아니고 어떤 메커니즘으로 자체 반응이

이루어져서 세포가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시편 샘플을 제작해서 물에 담

그어 놓았더니 빠른 속도로 주위의 수분을 세포 내로 흡수 하는 것 같은 현상만 관찰되었

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문 박사는 생각에 잠긴 듯 했다.

"그럼 이 하얀 미지의 단세포 생물이 인체의 수분을 단시간에 그렇게 모조리 빨아 들였다

는 것인가?"


하지만 문 박사의 질문에 이박사는 그 부분만큼은 자신 있다는 듯이 확신에 찬 대답으로

고개를 가로 젖으며 말했다.


"그 정도로 수분을 많이 흡수하진 않습니다. 이상한 세포 덩어리 입니다. 현재로서는 분

열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문 박사와 이박사는 연구원들에게 세포 수준의 보다 다양한 검사를 주문하고 실험실을 빠

져 나왔다.

'인간의 신체는 아무리 연구를 해도 파헤쳐 지지 않는 바다와 같군. 세포 수준의 연구도

분자 수준의 연구도 진척 되면 진척 될수록 미스터리이니 ... 인간의 사고 본능을 좌우하

는 것이 뇌라고 하지만, 아직 뇌와 인간의 정보 수집 및 가공에 대한 메커니즘도 전혀 밝

혀진 바가 없으니 ... DNA에 대한 연구도 것 돌고만 있을 뿐이고 ……'



깊은 생각에 빠진 문 박사는 실험실 한 켠의 창가에서 입에 담배를 물로 하늘을 공허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인가 ...... 이 숙제를 풀만한 사람은 그녀 밖

에 없단 말인가 ……'






- < 훔쳐 보기 : 마음속 깊은 곳에서의 열망 > -

'나는 알고 싶다.'

'나는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나는 모든 진리를 깨우치고 싶다.'

'세상 사람들의 모든 지식을 다 합쳐 놓는 다면 난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을까?'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많은 것들을 이해하고 알아가고 싶다.'

'식물은 빛과 물만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 왔다. 인간은 어찌 많은 정보와 지식 그리고 다

양한 양분과 삶을 영위하면서 이리도 영속되는 것이 없을까?'

'어떤 대가를 치루 더라도 난 그 모든 것을 알아내고 싶다.'

‘끝없는 지식의 탐구 끝에는 정말로 죽음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 < 관찰 : 광합성(Photosynthesis) > -

"자네도 이제 석사 연구 테마를 잡아야지? 그래 생각은 좀 해 봤나."

근엄한 표정의 KAIST 생명과 이준기 박사는 앞에 앉은 귀여운 여학생에게 무신경 한 듯

질문 했다.

"식물의 광합성에 대해 연구 하고 싶습니다."

짤막하지만 강한 의지를 가진 대답이었다.

이 대답은 들은 이준기 박사는 다소 의외라는 듯 안경을 벗고 다시 그 여학생을 뚫어지

게 바라보며 말했다.

"광합성의 메커니즘은 이미 몇 십 년 전에 거의 밝혀졌다고 봐야 할 텐데 …… 그런 테마

로는 졸업 후 취업에도 애로가 많을 텐데 …… 정말 그걸로 테마를 잡으려고 하나? 차라

리 식물의 DNA에 관한 연구나 병리학적인 관점에서의 약초 식물학에 대한 테마를 잡는

건 어떻겠나?"

하지만, 이박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굳은 표정의 윤정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

다.

"빛과 수분만으로 양분을 조달하는 식물의 광합성에 관한 메커니즘은 단순히 프로세스만

밝혀 진다고 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광합성에 관한 연구를 보다 심도 있게 하고

싶습니다."

다시 무표정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그녀에게서 눈을 돌린 이준기 박사는 다소 냉랭한 목소

리로 말했다.


"알아서 하게나. 다만 우리 학교의 졸업 규정을 알지? 해외 학회 지에 실릴만한 우수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자네는 졸업하지 못 할걸세."

본인의 충고에 대한 단호한 거절이 맘에 안 들었던지, 이박사는 그녀에게 마치 해 볼 테

면 맘대로 해보라는 식의 대답을 건넸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짤막한 대답과 함께 이교수의 방을 나온 윤정은 더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어, 태곤 오빠?"

그녀의 태곤과의 연예도 벌써 3년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교수님하고 상의는 잘 했어? 연구테마는 잡았고?"

항상 그렇듯 학구적인 분위기의 태곤은 윤정을 만나자 마자 윤정의 석사학위 주제에 대

한 질문먼저 했다.

"광합성에 관한 연구를 하기로 했어. Photosynthesis.. 매력적이지 않아?"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역시 의외라는 듯이 태곤은 대답했다.

"너다운 발상이긴 한데. 그거 해서 어디 밥이나 먹겠냐? 그거 중학교 때나 공부하는 거

아냐?"

반 농담을 섞어서 대답했지만 윤정은 정말로 화난 얼굴을 하며 태곤에게 반박했다.

"아냐. 식물의 광합성이 가지는 의의는 단순한 양분조달에만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인

간이 영혼을 가지듯 식물이 영혼을 가졌다면 그들의 정보와 의사전달..."

그러나, 너무도 진지하고 단호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윤정의 말을 태곤이 중간에 매몰

차게 끊어 버렸다.

"야! 야! … 그만하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이제 다 알 겠으니까 ... 그나마 다행이다.

곤충에 관한 연구는 안 해서 …… 으휴, 난 벌레가 제일 싫어~"

빙그레 웃으며 아까 매몰차게 이야기를 자른 것이 미안 했던지 태곤은 윤정의 팔을 잡아

끌었다.

하지만, 그는 그 순간 묘하게 빛나고 있는 윤정의 눈을 볼 수 없었다.







- < 지식 : 여왕개미의 노래 > -

"이 개미 사진 잔뜩 붙은 페이퍼는 뭐냐? 우, 소름 끼친다 생물과 애들은 맨날 이런 것

만 보구 사냐?"

태곤의 질문에 삐진 듯 더 냉랭한 말투로 윤정이 대답했다.

"아이 오빠! 이거 내 학사 학위 논문이란 말이야."

윤정은 태곤을 얄밉다는 듯이 흘겨 봤지만 태곤은 그냥 그런 윤정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

다는 듯이 또 농이 섞인 말을 던졌다.


"학사 학위 논문은 무슨 ... 그냥 학사 졸업 리포트지 ... 그나저나 밥은 뭐 먹을래?"

태곤의 반응에 윤정은 얼굴빛까지 변해가며 화난 듯 보였다. 하지만, 태곤은 늘 자기의

관심사가 아닌 것은 그렇게 무시하고 지나갔기 때문에 윤정이 역시 더 이상 강하게 대꾸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기가 생겼는지 그녀는 자기의 학사 논문에 대한 설명을 다시 늘

어 놓기 시작했다.

"여왕 개미는 모든 개미들을 다스려. 그리고 자기의 생존을 위해 동족 개미들을 잡아 먹

는 종족도 종종 있고 ... 내 학사 학위 논문의 취지는 여왕 개미의 강한 생존 능력과 지

배력에 대한 ... ... "

여전히 자기가 관심 없는 것은 신경 안 쓴다는 듯이 태곤은 윤정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그녀의 말을 중간에서 잘랐다.

"아 그래서 지금 개미 탕을 드실 건가요 우리 공주님? 분식점 말고 학교 밖에 야식 집 가

서 오랜만에 단백질이나 보충합시다."

또다시 자기 말을 끊은 태곤이 너무나 야속한 듯 짜증난 표정의 윤정이었지만 , 태곤의

계속되는 재촉에 둘은 어느덧 학교 밖을 나가는 쪽문으로 아무 말 없이 발길을 향하고 있

었다.






- < 심연(深淵)의 일기 > -


'나는 나도 모르게 이상한 행동을 하곤 한다.'

'음식을 먹는 것이 너무나 역겹게 느껴진다.'

'어제 윤수가 내게 건내 준 책을 잃어 버렸다. 내가 부탁해서 윤수가 어렵게 구했을 텐

데 …… 윤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디로 갔을까?’

‘윤수는 나의 관심사에 공통의 관심을 보여준다. 정말 흥미가 가는 친구 중에 하나다.’

'공부하는 데 한계가 자꾸만 느껴진다. 내가 학부에서 배운 몇 가지 과목은 나의 이론을

만드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많은 책들, 더 많은 과목들을 익히지 않으면 졸업

하기 힘들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점점 한계를 느낀다. 각성제를 먹고 밤을 세도 능률이 안 오

르긴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난 최고가 되고 싶다.'

'나 자신이 변질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점점 더 인간이 먹는 음식이 역겹게만

느껴진다. 요샌 통 잘 못 먹어서인지 체력도 부쩍 달리는 느낌이다.'

'태곤 선배가 청혼을 해 왔다. 어차피 박사과정에서 같은 테마를 연구할 자신이 점점 없

어지는데 그냥 결혼해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태곤 선배는 참 똑똑하

고, 아는 게 많다. 나도 그처럼 많은 것을 알고 싶은데 … 그처럼 많은 것을 이해하고 싶

은데 … 그를 바라 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질투가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나는 태곤 선

배를 사랑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정말 사랑이란 무엇일까?'

============================================================
zhuntersz@daum.net , zhuntersz@yahoo.co.kr
http://cafe.daum.net/zhunters
공식 연재는 웃대! 웃긴대학 공포란에요~.. ~~ (www.humoruniv.com)
============================================================

추천수1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