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아기같은 피부에 새근새근 숨을 내쉬며 잠이 들어 있는 그녀..
새삼스레 그녀가 이쁘다고 느껴졌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맴돌았다.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지만..
잠을 깨워야했다.
그래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_-;
근데 뭐라고 해야한단말인가.
'나 집에 자러가야돼..너도 집에가서 자라~' 라고 하면 되나?
-_-;; 으음..
"도희야~"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어깨를 살짝 흔들어댔다.
"으으음...."
내가 흔들어대자 표정을 찡그리며 두 눈을 비벼대며 하는 말.
"나 잠와..."
"....잠오냐...? 나도 잠온다..."
"-_-;;... 여기 어디야!"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 대는 그녀.
"앗.. 여기서 내가 잠들어 버린거야?"
"...애석하게도...."
"히잉...쪽팔려.."
"-_-;;;"
도희는 아무래도 내가 잠든걸 모르는 모양이다..
이거.. 재미있는데? 으흐흐흐..
"너 4시간이나 잠들어있었어. 어젯밤에 뭐한거야-_-;"
"-0-......헐~"
입을 벌리고 놀란 표정을 짓는 그녀.
피씨방에서 4시간이나 잤다고 그러니까 놀라겠지..
"난 이제 동생이랑 교대하구 집에 가야되~ 그래야 새벽에 또 출근해야되거든."
"아....그래..?"
"응. 어떡할꺼야? 여기서 계속잘래?"
"-_-;; 아니."
그럴리가 있냐는 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그녀에게 말했다.
"고상한 숙녀가 어쩌구 그러더니 피씨방에서 잘두 자더라...크크크"
"-0-아아악. 놀리지마!"
장비에게 수고하라는 말을 남긴 채, 피씨방을 나온 그녀와 나.
아직 잠이 덜깬듯한 표정과 말투로 그녀가 말했다.
"나 왜 자꾸 잠이 쏟아지지.."
"나도 그런데...나 사실 어제 잠 한 숨도 못자구 일 본거였어.. 부모님이
시골에 가시는 바람에.."
존경스럽다는 듯한 눈빛을 빛내는 그녀.
"정말? 이야. 대단하다."
"내가 좀 그렇지.."
나의 말에 눈을 흘기며 그녀가 말했다.
"....띄어주니까 날아가려고 그러네... "
"-_-...원래 띄어줄땐 날아가주는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거든~!"
"-_-얼씨구.."
걷다 보니 우리집이 있는 골목길로 들어가야 할 도로가 나왔다.
내가 서 있는 곳 반대편이 은별씨가 일하는 은행이다.
지금쯤 마쳤겠지??... 음.. 좀있다 문자보내봐야지~ 잇힝.
그나저나 도희는 저쪽편으로가야되니까... 이쯤에서 인사를..
"도희야."
"나 배고파."
"-_-;;;"
뭘 어쩌란 말인가..
도희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그녀가 배고프단다.
"너 집에 아무도 없다그랬지?"
"응. 아무도 없지.."
"그럼 너희집에서 밥 먹자!"
"응?-_-;;;"
왠지 애절한 표정의 도희.
"안돼는거야??"
난 어떨결에 그녀에게 말해버렸다.
"안될껀 없는데..... 우리 집에서 밥.. 먹을래-_-?"
"정말?정말? 꺄! 신난다. 가자 가자~!!"
어쩌다보니 결정 되어버린 일-_-; 난 늘 이런식이다.
아무 생각없이 내 뱉는 말.
도희가 나의 손을 이끌고 골목길로 들어가려던 찰라...
반대편 은행에서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녀였다.
최은별...
커헉~!!!!
마치 불륜현장을 들키기라도 한 것 처럼...
놀래버린 나..
아무 것도 모른채 도희는 날 이끌고 골목길 안으로 접어들었고
은별씨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표정..
왜 저리도 슬퍼보인단 말인가....
은별씨........
지금 무슨 생각하시는거예요?.....
.....
나.. 바람피는거 아니야....
....아니라구...
어느새 집에 도착한 그녀와 나.
뭔지.. 찜찜한 이 기분은...
도희는 좋은 친구인데... 왜 같이 있으면 항상 은별씨에게 미안해지는 걸까...
"하아.."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왜왜? 무슨 일 있어? 왜 한숨을 내쉬고 그래?"
"...아..아니 아무일도 아니야."
집에 들어서자 이리 저리 둘러보는 도희.
뭔가 굉장히 신기한 듯한 눈빛으로 우리 집을 구경하고 있었다.
평소에 매일 혼자 집에 왔었는데...
고요하게 텅비어있는 집안에 들어서면..
그 고독함이 날 엄습했었는데....
도희랑 같이오니까 그런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어느정도 구경을 다한 도희가 말했다.
"근데 뭐 해줄꺼야?"
뭘 해주다니... 아.. 배고프다고 했었지-_-;
"응?-_-... 요리도 내가 해줘야했던건가."
"당연하잖아. 숙녀인 날 더러 요리를 하라구??"
이럴때만 숙녀다-_-;
"숙녀가 피씨방 의자에 기대서 4시간이나 자???"
"앗.. -_-;;;;;;"
"그리고...원래 요리는 여자들이.."
"에잇. 좋아 인심썼다.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 내가 솜씨 좀 발휘해줄께."
"오오오.. 기대되는데."
결국 나는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 캬하하하
사실 내가 할 줄 아는 요리는 별로 없는데-_-
"음음... 근데 어떻게된게.. 집에 재료가 하나도 없어?"
"저기 있잖아."
난 구석에 있는 찬장을 열어서 보여주었고, 그걸 바라보던 도희가 말했다.
"다.. 라면이잖아.."
"내 주식이야."
아무렇지 않은 듯한 내 말투에 그녀가 놀라며 말했다.
"-_-;;;;;;; 조..종류별로 다 있네..."
"응. 엄마가 나한테 밥 안챙겨주거든.-_-;;;"
더 놀라는 그녀..
나에겐 일상 생활인데 -_-;;;
"헐.. 진짜? 왜??"
"재수생이라고-_-......"
흑흑.. 집에서 완전 찬밥신세인 재수생.. 퉷퉷
올해엔 반드시 대학엘...!!!
근데 맨날 이러고 공부는 도대체 언제하는겨!! -0-
"아.. 너 재수생이었어?"
"-0-..응응. 그럼 내가 뭔 줄 알았니.."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는 도희..
"폐인이나 백수....."
"-_-;;;;;;;;;;;;"
도희의 표정이 얼마나 진지해보이던지...
나 상처받았다-_-;;
"그럼 다른거 요리할만한건 없는건가~?"
"음..글쎄.. 그냥 있는거 대충 먹자."
여기서 나의 귀차니즘이...덜덜덜
"우리 점심때도 라면 먹었잖아.ㅠ_ㅠ"
"음.. 일주일동안 라면먹은 적도 있는데.."
"안돼 안돼! 몸 버린단 말이야. 밥 먹어야 돼."
"-0-...그럼 어쩔려구."
나의 질문에 여기저기 부엌을 뒤지던 그녀가 외쳤다.
"앗~! 찾았다. 역시 재료가 있긴 있었어. 있어봐. 내가 다 알아해줄께."
음.. 이럴때 보면 천상 여잔거 같다...
은별씨도... 요리 잘하겠지...
아 맞다 은별씨.ㅠ_ㅠ..
"응. 난 좀 씻고 와야겠다.."
"그래~"
도희를 뒤로한채 갈아입을 옷을 챙겨들고 욕실로 향했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당연히 은별씨에게 전화걸었다.
신호음이 들리고...
찰칵. 전화 받는 소리도 들린다.
"여보세요-0-?"
"여보세요..."
"아... 은별씨.. 마쳤...어요?"
"....네.."
"...뭐..하세요?"
"집이요..."
"아....네......"
......
.......
뭐..뭐라고 말하지!?
으악. 미치겠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내가 현재 뭔가 잘 못한게 있으니까 이렇게 쩔쩔 매는거 아닌가..
ㅠ_ㅠ
아오...
미치겠네
수화기 넘어로 그녀의 차분한 말이 들려왔다.
"할...말 없으시면.. 끊을께요..."
"....아....으..은별씨..!"
"....왜요..."
"...그..그게 그러니까...."
"...."
전화기 사이로 맴도는 정적...
이런 고요함은 너무나도 싫다...
"....식사는 하셨어요...?"
"...네??"
뜬금 없는 나의 말에 반문하는 은별씨...
난 조심스레.. 같은 대사를 한번 더 읊었다.
"식사는 하셨냐구요.."
"....이제 먹을려고요..."
여전히 고요함이 감도는 가운데..
"...가..같이 먹을래요?"
"...네?"
"저희 집에서........"
by 도도한병아리
....
나는 당신에게 숨기는거 하나도 없어요.
하나 있다면...
당신을 향한 제 마음 입니다...
그게 당신의 문제예요.
제가 당신에게 원하는건 ...
당신의 진실된 마음.. 하나 뿐이라는걸...
왜 모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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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