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은 분들은 제가 바보라고 하겠지요?
알면서도, 하소연하는 거니까, 그저 읽어만 주세요.
글이 깁니다.
사귄다고 해야하는 지,
4살 많은 남자분이 있고, 만난지 아홉달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어린건 아니지만, 결혼을 생각하고 만난사이는 아닙니다.
처음 친해진 것은 제가 모임에서 만나서 굉장히 인상좋게 보았고
맥주를 둘다 좋아해서, 술마시는 모임에 자주 나갔고
친해지면서 둘이 만나서 한잔 하기도 하면서입니다.
모임에선 보통 호프집같은데 가서
10,000원씩 걷어서 먹곤 했고,
둘이 만나서 마시게 되면
그쪽이 있을 때는 냈는데, 없는 날이 더 많아서
제가 금전적으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니까 제가 냈었지요.
모임에선 둘이 커플이라고들 해서
처음엔 아니라고 부정했는데
둘이서 만나적도 있고 모임에 올때 같이 오곤 하는 경우가 있어
그들 눈에 그리 보일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뭐, 둘이 만나면 사귀는 거라고도 할 수도 있겠고,
제가 그 모임에서 굳이 좋아하는 남성이 있는 것도 아니라
나중엔 일일히 부정하기도 귀찮아
둘이서 사귄다고 하면 그냥 농담으로 넘기거나 웃어 넘겼습니다.
말로 표현하자니 상황설명이 좀 어렵긴 하는데,
그분 하던 일이 굉장히 안좋게 되고 부모님과도 굉장히 안좋아져서,
나와 살게 되었습니다.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니,
얻은 셋집이 그다지 좋지 못한 월세방이었어도,
내돈 보태준것도 아니고, 자기가 거기서 재기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처한 상황이 안쓰럽고 해서
이사 도와주고, 안쓰는 물건이나 얻은 물건들이 필요해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대단한건 아니고, 플라스틱 서랍장한개랑 핸디진공청소기, 부르스타를 줬어요.)
몇달이 흘러, 수입이 거의 끊어지고, 그사람 놀게 되었습니다.
저녁먹거나 맥주한잔 하거나 하면,
안쓰러운 마음이었겠지요?
한푼도 없는 눈치면 2~3만원을 슬쩍 쥐어주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날 보니, 극빈의 상태에 처한 주제에
일거리를 고르고 있더라구요.
자긴 젊었을 때부터 사업하던 사람이라서(도매상이었거든요)
남의 밑에서 일하기는 어렵다.
좀 덜 벌지라도, 너무 늦게까지 일하거나 주말에도 일하는건 싫다.
등등... 배부른 소리로 들리는 소릴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전에 하던 일이 얼마나 잘 됐었는지 나는 모른다.
과거에 영화를 누렸다던 자신에 대한 아쉬움을 버리고,
제발 자기가 얼마나 안좋은 상황인지를 재 인식하고
뭐든 돈을 벌라고. 오빠 술값이라도 벌라고.
나한테 한번 쏘라고.
그래서, 운전은 잘하니깐, 택시회사에 취직해보는 것은 어떠냐?
내 아는 분이 나이 50다되서 재취업 힘드시게 되어 시험보고 영업택시 회사에 취직하셨는데
그 시험이 썩 어렵지 않더라.
벌이가 크진 않지만, 혼자 몸 건사하시는덴 크게 문제 없고
쉬실 땐 한잔도 꺽울 만큼은 되시더라.
싫답니다. 몇번 더 권해봤는데, 계속 싫다더라구요.
왜 싫냐니깐 자기가 밑바닥까지 떨어지는거 같아서 내키지 않더라나.
택시기사라는 직업을 무시하는 모습도 어이 없고,
배부른 소리하는 거 웃겼지만,
어떤 이유던 절대 안하겠다는 사람한테 더 권할 수 없지요.
이때 이사람의 한심함을 알았어야 하는데,
그저 나름 엘리트에 돈잘벌던 사람이라 아직 자존심은 남았구나...
이해하려 노력하며 그래도 배부른 소리 그만 하라고 핀잔주고 말았었지요.
지금 오빠의 상태가 택시기사님보다 밑바닥 아니냐고
허허 웃고 말더라구요.
그런데, 계속 끼니를 때울 수 있어서 그런지
정말 일할 마음이 없어보여서
저도 아니다 싶어서
몇만원씩 주던 걸 일절 끊어버렸습니다.
정말 100동전 한개 없어봐야 일을 하겠지 싶었어요.
돈이 없어 굶기도 하고, 핸드폰 요금도 못내서 정지를 먹고, 월세도 좀 밀리더니
결국 8월 15일부터 일하기로 하고
임시직(용역계약이라고 해야 하나)으로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분류한다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당은 4만원에 주5일 근무고, 물량이 아서 4시간 연장 근무하면 2만원이 더 나오고
토요일에 일한다고 할 경우는 희망자만 일하는거래요.
사실 그거라도 하니 어떤 의미론 대견하대요.
그런데, 핸드폰이 정지라서 일을 시작하는 날 바로 못하고
20일인가 그때부터 시작해서 열흘을 못채웠습니다.
그런데, 출근하기 전날,
월급은 말일까지 일한 돈이 익월 10일에 나오는 제도인데
셔틀버스가 있어서 차비는 안들지만,
점심을 주는게 아니고 사먹어야 한다고, 밥값이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건 빌려주는거니깐 돈 받으면 꼭 갚으라.
12만원정도를 줬지요. (한번에 준것이 아니고,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몇만원씩 줬습니다.)
9월 10일에 딱 40만원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핸드폰 밀린 요금 내고 방세 내면 대략 10만원정도 남는것 같았어요.
아껴 쓰면 3주는 버틸 것이고, 말일까지 어찌 버티면 바로 추석 연휴니까
차례지내러 부모님댁 가서 내내 밥 얻어먹으라 했습니다.
일단 생활부터 하고 다음달 급여 나오면 갚으라고, 그렇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웬지 돈 쓰는게, 크게 사치하는 것 아니지만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지출을 하는 듯 하더라구요.
이를테면, 하루에 5천원씩만 써야 하는 상황일텐데,
종종 맥주페트병을 사와서 방에서 먹는다 하더라구요.
누구한테 얻어먹는것도 아니고, 자기 돈으로 자기가 사먹는거고,
벌어서 사먹은거니 제가 참견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내가 마누라도 아니면서 그런것까지 잔소리 하기도 이상하고...
'나중에 또 식비 없다고 돈 빌려달라면 정말 한심한건데...여유가 있으니 알하서 하겠지?'
이렇게 생각했던 적 있었지만요.
그리고 9월말, 같이 나가는 모임에서 엠티를 가는데
저는 갈건데, 갈거냐니깐 참석하고 싶다고 합니다.
급여 받으면 준다고 해서 제가 회비를 대신 내줬습니다 (5만5천원)
추석 전날, 만나서 맥주를 한잔 하면서,
있음 쓰고, 없으면 굶는 상태로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돈이야길 꺼냈지요.
아무래도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써버리는 것 같다.
돈관리 못하는 것 같다.
10일에 급여 받으면 대충 100만원 좀 더나오는걸로 알고 있는데, (야근이랑 토요일 근무를 해서)
월세 밀린것 몇달치 내야 하냐? (한달에 공과금 포함 21만원입니다.)
전에 한달치는 냈으니, 한달이나 두달 밀렸을거라 생각했는데
왜묻냐고 뭐라고만 하다가 우물우물 말을 안해서,
제가 좀 강하게 다그치면서 캐물었더니
전달에 이런 저런 비용이 들어서 이번에 드려야 한다고
석달치랍니다. 그럼 40만원이 채 안 남습니다.
제가 꿔준돈 받아가고나서 돈이 없으면 저한테 식비를 또 빌려야 하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그럼 전달에 받은 돈이 몇만원정도 여유가 좀 있으려니 짐작했고,
내방도 아니고, 월세 밀려 안좋은 얼굴 보는것도 내가 아니니
석달치를 한번에 드리던, 한달치만 밀렸던 사실 제가 더 뭐랄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제가 금전 상태를 물어본 이유는
제가 꿔준 돈도 받아야 하니깐 그돈 받고 다시 식비를 꿔주는 그런 악순환이 생기는게 싫어서
(대충 세봐도 한달에 20만원정도 드는것 같아요.)
나한테 돈들어오는대로 30만원을 부치라고
그럼 매주 월요일에 5만원씩 주겠다구요.(4주라고 치면 10만원은 제꺼니깐요)
그러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계좌번호 문자로 찍어주고, 틀림없이 이체 하라고 했지요.
그리고 나서, 추석날 다음날,
모임에서 몇명 강남역에서 모여 술을 마시기로 해서
전 참석한다고 했는데
전화가 왔네요.
돈이 한푼도 없답니다.
아니, 방세도 안냈으면 15만원 이상 여유가 있는데
정말 주머니에 있는 돈 전부 썼네요.
상대하기가 싫습디다.
이틀전에 만났을 땐 아무소리 안했는데 말입니다.
아무데도 나가지 말고 라면에 김치랑 먹고 버티라고 했더니
부탄가스 살돈도 없답니다.
그래서, 연휴끝나면 바로 급여일이니까,
급여 나오면 35만원 나한테 줘야한다고.
그럼 빌려준다 했어요.
방세가 더 밀린다 해도 난 그돈 받을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연휴동안 신한은행 조흥은행 전산작업하느라, 송금이 안됩니다.
전화를 걸어서,
지금 신한은행 거래 안된다고.
차례지내고 나온 부모님댁에 다시 가서 버티라고 했더니,
버스비도 없답니다. 걸어가던가! 마을버스 한번이면 가는 거린데!
홱 소리지르고 끊어버렸어요.
제가 무슨 놈팽이 아들을 둔 엄맙니까?
제 월급 유흥비로 다 쓰고 카드 막느라 부모가 돈보태는 상황같잖아요?
아예 벌이가 없을땐 되려 이해가 됐어요.
기껏 일해서 얼마 손에 쥐어놓구 다 썼다는건, 제가 아주 만만한 인간이 되었다는 거잖아요.
다시 전화하더니,
자기만나러 와줄수는 없냐고 부탁하는데
그때가 4시쯤이었는데 저 6시에 모임사람들이랑 술자리 있어서 안간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착하고 순하고 그런 사람이래두,
이정도 되면 더 봐줄 데가 없더라구요.
근데, 겨우 잔돈 긁어서 버스비 마련했다고
저 모임가는 강남역으로 오겠다고 뻔뻔하게 문자를....
결국 만나서 빌려줬지요. 급여 나오면 35만원 주기로 다짐 받구요.
모임도 같이 갔습니다.
모임가서 1차에 만원, 2차에 만원을 냈습니다.
한끼는 삼겹살에 밥먹고, 그담에 술마시는데,
건대입구에도 모임 사람들이 모여있다고 연락이 되어,
강남역에서 건대로 이동해서 합치자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집도 가까우니 전 좋다고 했지요. (전 건대 부근 삽니다.)
나눠서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제가 그사람한테, 건대가면 제대로 차편도 없으니,
지금 여기서 버스타고 집에 들어가라.
그만 술마시고 집으로 가라. 지금 그렇게 놀때가 아니다. 했는데 싫다고 따라온대요.
정색하고 절대 오지 말라고 화내고, 모임의 언니둘이랑 동생이랑 네명이 택실 타고 건대도착하니,
다른 사람들 택시 탈 때 묻어와서 와있는겁니다.
전 거기서도 여기서 그만 돌아가라고 했는데,
나름 오랜만에 모임에 온거라서 더놀고 싶다고...
제가 그 꼴 보기 싫어 집에 와버렸지요.
주가 바뀌고 급여일이 되었습니다. 못부쳤다고 해서
11일 수요일에 만나서 받기로 했다가
제가 야근을 해서 토요일에 엠티 출발하는 날 만나서 받기로 했어요.
토요일에, 현금카드 안가지고 나왔답니다.
그러면서, 나 방세 밀린거랑 공과금이랑 다 내고
시장도 좀 보니까 25만원밖에 안남았어. 랍니다.
제가 나름 계산한거랑 다르길래,
아, 워낙 오래 놀아서 밀린 게 많구나.
그런데 어디 어디 얼마씩 내서 25만 남았지?
하면서 속으로 가늠하고 있었는데
신고있는 운동화를 보여주면서 아식스인지 아디다슨지....
이거 그제 샀어. 12만원이야.
다시 떠올리니까 ... 아우.....
그사람도 그렇게 말하곤 했지만 저도, 옷은 비싼거 안입어도,
신발, 특히 운동화는 스포츠 메이커에서 사신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도 운동화는 그렇게 샀습니다.
그치만 그 메이커들도 10만원 넘는 신발만 파는 것도 아니고,
신던 신이, 밑창고무가 벌어졌다구 새신이 필요했다는데
운동화 뒷축을 감싼 고무가 떨어져서 그부분이 벌어지는 경우 있잖아요?
그런 경우니, 본드로 붙여 신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운동할거 아님 그거 안붙여두 한달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구요.
다음 급여 땐, 밀린 월세도 없으니 여유가 충분히 될텐데 말입니다.
물건은 좋은거 사야해.
아... 나이가 30대인데, 철이 없습니다.
나 이제 오빠 모르겠다고, 나 돈 주지 말고,
나한테 아쉬운 소리도 다신 하지 말고,
나 아는 척도 말라고 했는데 엠티를 같이 갔잖아요.
토요일 일요일 내내 계속 옆에서 맴돌면서 애교부리고친한척 합니다.
곧 풀릴 거라고 생각하는지...
전 엠티 끝나고 회사에 나와 일하다가,
일이 많아 지금 철야한다고 하다가
속에 열불이 나서, 여기에 하소연했습니다.
돈문제 희미한것도 저는 질색이지만,
이따위로 살아가는 30대 중반,
한심해서 더는 못참겠습니다.
그사람은 앰티 뒷풀이 따라갔구요.
또, 회비를 내고 술을 처잡쉈겠지요.
다시는, 그인간 사는 동네쪽도 안쳐다보고 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