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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울고, 재미있는 대형마트 알바

플라워리 |2006.10.17 02:04
조회 56,396 |추천 0

 

 

홈+에서 주말알바로 캐셔를 하고 있는 아주 지극히 평범한 본인입니다.

알바는 편의점, 레스토랑,... 그런곳에서만 해보다가

대형마트에서 알바를 하게 되니

배우는것도 많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재밌는 일도 많습니다.

 

 

 

 

이곳에 글을 올리게 된 연유는

알바하면서 겪은 일들을

공유해보고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캐셔는 계산도 하고,

어스도 하는데(바코드가 없는 물건 찾아서 갖다주거나, 고객도우미)

제가 어스를 하고 있을때였습니다.

 

 

 

1.연로하신 할아버지께서 물건을 하나 찾아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있잖에. 비씨디 에프. 그거."

"예, 고객님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아 그 있잖아! 에프진지 뭔지!!"

 

에프라는 말에 머릿속에 등불처럼 반짝 생각나는 물건이 있었으니

-에프킬라-

 열심히 뛰어 가장 저렴한 가격의 에프킬라를 할아버지에게 

갖다드렸으나 돌아오는 반응은.....=_=;;

 

 

"아 이거를 주면 어떡햐!"

 

 

후에 알고보니

할아버지가 찾으시는 물건은 아이들이 ABCDEF등 알파벳을 배울수 있는

문에도 붙일수있고, 벽에도 붙일수 있는 알파벳판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할머니, 할아버지 손님이 찾으시는 물건을

한번에 찾아드리기란 참 어렵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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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희 마트 근처에는 중고등학교가 많습니다.

손님이 없는 시간때에

평소 자주 와서 조금 친해진 고등학생 남자애들이 아이스크림을 계산하더군요.

 

 

"누나 제가 괴물 공짜로 보여줄까요?"

 

 

 

(영화 괴물이 난리였을 때였음.)

 

저는 이 아이가 나에게 영화를 보여주려고 하는건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남자아이는 제 얼굴에 핸드폰을 내밀더군요.-_-

셀카의 기능이 있는 핸드폰이었는지

카메라 모드로 제 얼굴이 아주 큼지막하게 보여지고 있었더랬죠.

얘 뭐하는거야,지금...;;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괴물

 

괴물

 

 

괴물-_-

 

 

 

 

 

 

내 얼굴이 괴물이라는거야.

남자아이들은 킥킥거리며 도망가듯 가버렸고

그 후로도 그 아이들의 장난은 계속 되었다는;

 

 

 

--------

 

 

 

 

3.어느마트든 봉지값을 50원 받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것에 불만을 품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지요.

 

 

봉투는 안사신다고 하시고 커피 두봉지를 사시고는

카드로 계산하신 아줌마고객님.

 

 

계산이 끝난뒤 봉지를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당연히

 

 

" 봉지값 따로 50원 받고 있습니다."

"봉지값 꼭 받아야돼?"

 

상당히 불편한 표정으로 말을 툭 내뱉으시는 아주머니.

 

 

 

 

"카메라가 저를 감시하고있습니다, 고객님.

저는 이곳에 뼈를 묻고싶어요. 봉지값 50원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거의 좋게 50원을 주시곤 하는데

이 아주머니는 특별한 경우였습니다.

제 앞으로 날라온 비련한 모습의 카드한장.

 

 

 

"현금없으니까 긁든지 말든지해."

 

 

 

 

커거거거거걱.

1000원이상은 카드로 안 긁혀진다는거 모르시나용??

 

 

"고객님 죄송합니다. 1000원이상만 카드 결제가 되어요."

"그럼 어떡하라고. 돈이 없는데?"

 

 

결국은 공짜로 당당히 봉지를 가져가시는 아주머니.

정말 미웠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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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트안에는 고객님들의 쉬는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카운터에서는 고객님들이 마트 안에서 드실 음료, 음식같은걸 계산해드리죠.

그러나...워낙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린다는.

거의 두시간은 서있어야 하는데 5~10명의 손님을 받죠.

그 날도 무던하게 손님이 없으시고 살짝....졸고있는데

어떤 아기엄마께서 제 앞으로 커피를 살짝 내밀시더군요,

 

 

"피곤하시죠, 드시고 일하세요."

 

 

신사임당, 성모마리아님께서도 울고 가실 인자한 표정의 아기엄마고객님.

정말이지 턱밑까지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 왔더랬죠.

 

"저 주시는거에요?"

 

안믿기어 또묻고 감사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근무중에는 취식이 불가능하기에

일이 끝나자마자 쉬느시간 휴게실로

조심조심 들고가 커피를 몽땅 마셨습니다.

식은 걸 넘어 차가운 커피였지만

이 세상 어느 커피 부럽지 않은 맛있는 커피였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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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날은

주말이라 아주 바쁜날이었습니다.

백만원짜리 수표를 받고,

엄마를 잃은 아이에

팥죽에 새알이 없다며 따지는 상황이 지나가고

정신이 없을때였습니다.

손님얼굴을 못보고

안녕하세요, 봉투필요하세요 라고 하자마자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더랬죠.

 

 

"남자친구 없지?"

 

 

 

 

남자친구 없지?

남자친구 없지?

 

 

남자친구 없지?-_-

 

 

 

 

 

바로 고개를 들어 신원 확인을 하였습니다.

산돼지외모 흡사한 30대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씁.

입술을 깨물고

표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하하; 너무 단정지으시는걸요? 고객님, 여기까지 7800원 나왔습니다."

 

 

 

비웃듯 저를 보고는 명함한개를 내밀더군요.

뭐지,뭐지.

작업?

혹시 저한테 작업하는 거심?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삼십대 아저씨가.....-_-;;

내가 액면가가 이래도 그래도 스물한살이라구용!

 

 

 

굳어진 표정으로 애써 웃으며 명함을 받았습니다.

명함을 받자마자

아저씨는 툭 한마디를 던지고 가셨습니다.

 

 

 

"생각있으면 와."

 

 

 

오긴 어딜 오라는거야.

무슨말인지 갸우뚱하다 명함을 확인하니

베토벤의운명교향곡이 귓가에 맴돌더군요.

 

 

 

"XX성형외과. 한번의 시술로 당신의 인생이 바뀝니다."

 

 

 

뒷골이 땡겨옴과 동시에 기분이 나빴다는.

남자친구없다고 단정지은게 내 외모 때문이였던거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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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저씨 고객님을 계산해 드리고 있는데

방송이 나오더랬죠.

 

 

"잠시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매장 내 X X에서 오신 천원만 고객님 고객센터로 와주시기바랍니다."

 

 

 

계산하고 있는 도중이었지만 이름이 너무 웃겨서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데 표정을 구기는 아저씨 고객님.

 

 

 

"빨리 계산해줘요."

"네, 흐흐흐"

 

 

차마 소리는 내지 못하고

붉으락 빨개진 얼굴로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계산을 하는데..

 

 

"뭐가 그렇게 웃겨요?"

"네? 그냥..."

"이름때문에?"

"```````."

 

 

 

좀 웃을수도 있는거지. 너무 딱딱하시네.

그럼 안 웃겨, 그 이름이.

아저씨가 준 포인트카드를 긁는데 고객님 이름이 뜨더군요.

천원만

(포인트 카드를 긁으면 고객님 이름과 적립된 포인트가 뜬답니다)

 

 

 

......머리가 띵하고

엄청 민망하고 죄송하고 그랬더랬죠.

아저씨는 심기가 상당히 불편하다는 얼굴로 저를 보고 계시고...

그때 죄송했어용. 아저씨;;

 

 

 

안내방송을 듣다보면 참 재미난 이름 많이 나온다는ㅋㅋㅋ

김한장서부터 방귀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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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추석때라 정말 바쁜 그런 날이었습니다.

선물세트, 차례음식등등

평소보다 많은 물건들을 사시는 고객님들.

당연히 계산시간은 늘어나고

기다리는 손님은 많고

최대한 빨리 계산해드리는 상황에서 뒷쪽에서 욕 한마디가 들려오더군요.

 

 

"아 진짜 느리네, XX."

 

 

......아저씨 목소리였습니다.

분명히들렸고

그때부터 왠지 모르게 기운이 쫙 빠지며

손님들을 응대하는 저의 목소리는 한층 줄어들었습니다.

 

 

그냥 눈물이 나더라구요.

목도 잠기고.

 

 

...욕하신분으로 추정되는 남자 고객님 계산 차례가 되고

계산을 다하신뒤

저에게 한마디를 남기고 가시더라구요.

 

"김삼순이 (가명) 앞으로 잘해."

 

저보다 나이 훨씬 많으신거 알지만

반말을 들으니

왜 그렇게 서럽고 슬펐던지.

 

 

 

 

-------

 

 

 

중년의 아저씨 손님이 제일 싫고 무섭다는.

근처에 나이트가 있어서 그런지

술취하신 아저씨들이 가끔씩 오시는데

 

상당히 빨개지신 눈으로 욕설은 기본이고

또 어떤 아저씨는 자기가 공수부대 출신 어쩌구 하며

담배 한개씩 안판다고 그 큰 목소리로 화내고

박스포장 위치 제대로 안 가르쳐줬다고

직접 가서 어딨는지 가르쳐달라고 막무가내로 나오라고 하고.

ㅠㅠㅠㅠ

 

 

그래도 좋은말씀 해주시는 손님도있고

마트 알바로 친해진 언니들. 친구들.

미리 겪는 사회경험.

얻은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졸업반이기때문에 이제 그만두어야겠지만

아마 제 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될것이고

계속 생각날것 같아요.

 

 

이밖에도 재밌고, 웃기고, 조금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았지만

여기서 줄이기로 하구요.

 

 

 

 

레스토랑이나 편의점, 호프집,피씨방 알바도

나름대로 매력있고 재미있지만

대형마트알바를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시급도 꽤 쎄구요.

아주아주 재미있답니다♬

보잘것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대한민국 모든 알바생들

우리 모두 힘내자구요!

 


 

 

 

 

 

  여성 직장인 여러분! 재테크, 하시나요?

추천수0
반대수0
베플닉네임|2006.10.17 23:17
커피 2봉 카드반품하고, 다시 커피랑 봉다리 20원 추가해서 카드 긁어주면 되징!!!
베플집더하기|2006.10.20 09:38
"봉지값 꼭 받아야돼?" -> 다음부터 또 이래 나오면 "봉지에 꼭 넣어야돼?" 이래주삼~ 썩소날리시면서 ㅇㅋ?
베플지킬건 하히라|2006.10.20 09:22
오늘 대형마트가서 캐셔분들에게 수고하신단 말씀 한마디라도 건네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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